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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님, 시민 목소리 무시하면 큰일 납니다

진주시민,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 적극 참여

등록|2013.04.06 11:55 수정|2013.04.06 11:55

▲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 ⓒ 김동수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안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지난 5일 1시부터 3시까지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서명은 많이 해봤지만, 시민들에게 서명 참여 부탁을 한 것은 거의 처음입니다. 다행히 함께 했던 사람이 큰 목소리로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외치면서 저 역시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 적극 참여한 시민들

처음에는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할까 의심했습니다. 기독시민단체에서 작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갈수록 참여율이 떨어집니다. 아예 모이지를 않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역시, 자신과 가족 중 환자가 없거나 "적자와 강성노조 때문에 폐업한다"는 홍준표 지사 논리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아예 관심조차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어린 고사리 손부터 연세든 어르신까지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 운동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 김동수


바쁜 걸음에도 잠깐 멈춰 서명에 참여하는 분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서명운동 장소가 건널목이었기 때문에 신호가 바뀌면 바로 건너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서명을 위해 다음 신호까지 기다려주기도 했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거렸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던 할아버지는 가던 길을 멈추고 서명하셨습니다.

"진주의료원 문 닫으면 우리같은 사람 갈 곳 없어"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십시오."
"그럼 진주의료원이 없어지면 안 되지."
"어르신 맞는 말씀입니다."
"진주의료원이 문 닫으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나중에 갈 곳도 없어요."

▲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할아버지도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 김동수


진주시민이 아닌 이들도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진주 사람이 아닌데, 서명 할 수 있나요?"
"당연하죠. 진주의료원이 폐업되면 다른 곳 의료원도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공공의료를 지켜내야 합니다."
"수고하세요."
"고맙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습니다. 진주의료원은 진주 시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으면 공공의료가 퇴색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시민들은 진주의료원 폐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노조도 고통 분담해야" 주장도 있어

물론 서명은 참여했지만, 노조도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예 서명운동을 거부하면서 폐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해 진주의료원을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 지사는 이들 바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 진주시민들만 아니라 통영, 김해 그리고 전남에서 온 분들도 기꺼이 서명에 참여했다. ⓒ 김동수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1%만이라도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의료원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답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조찬모임에서 특강을 했는데, 참석자로부터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없애겠다고 하는데 김 지사의 생각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경기도립병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도민의 1%만 나오면 나는 병원을 없애지 않겠다, 도립병원이 노숙인들 병고치고 어려운 사람들 고치는 역할도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홍준표와 참 다른 김문수

맞습니다. 도민들 1%가 반대해도 공공의료기관은 지켜야 합니다. 이는 환자 생존권과 인격권이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치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도가 운영하는 의료원을 경영논리로 폐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과 지역민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 바쁜 걸음에도 잠깐 멈춰 서명하는 분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 김동수


적자 논리를 따르면, 없애야 할 것도 정말 많습니다. 전기도 적자입니다. 수도도 적자입니다. 경남 안에는 마창대교·거가대교·김해 경전철도 적자입니다. 경남도민 혈세를 민간사업자를 위해 퍼줍니다. 민간기업은 도민 혈세로 퍼주면서, 왜 도민 건강권 마지막 보루인 진주의료원은 폐업해야 할까요. 설득력이 없습니다.

'강성노조' '해방구'라는 표현으로 노조를 비판하는 홍준표 지사가 정말 '강성' 아닐까요.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듣지 않으면 '큰일 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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