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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조선은행이 '구 장기18은행'이라고?

김관영 의원 누리집 소개에 오류... 하루빨리 수정돼야

등록|2013.04.06 14:11 수정|2013.04.06 14:11

▲ 외곽 공사가 끝난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 조종안


군산 세관, 나가사키18은행(長崎18은행), 미곡취인소(미두장)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 군산부 '본정통'(중심가)을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였던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제374호)이 일제수탈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는 학습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무리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일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中村興資平) 설계로 1922년 건립된 구 조선은행 건물의 현주소는 군산시 장미동 12번지. 조적조 2층 건물이지만 4층 높이에 준하며, 일제강점기 군산에 개점한 7개 금융기관 건물 중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채만식 소설 <탁류>에서는 푸른 지붕을 이고 있는 은행으로 묘사되기도.

구 조선은행 건물은 전체적으로 서양 건축양식을 따랐으며 대지면적(2036.4㎡), 건축면적(1023.9㎡) 규모가 말해주듯 당시 경성 이남에서는 이처럼 형식과 미관이 뛰어난 웅장한 건물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뼈아픈 근대사 교육의 장은 물론 건축사적 가치에서도 군산을 대표할 만한 중요한 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지하 비상통로 소문, 확인조사 필요해

▲ 1899년 제작된 각국조계지도(가운데 동그라미 부분이 구 조선은행이 들어선 지역) ⓒ 조종안


구 조선은행 건물 지하에 바다로 통하는 비상통로가 나 있어 비상시 구명정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똑같이 설계됐다는 만주 연길은행 방범 장치가 외부인이 침입하면 지하 금고 전체가 물에 잠기는 특수금고였다는 증언도 있어 무시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확인조사가 요구되는데, 첫째는 개항되던 해(1899) 만들어진 각국조계지 지도를 보면 건물이 들어선 지역이 포구처럼 움푹 들어가 있고, 둘째 명산동과 구 시청 쪽에서 흘러온 지류와 금강(錦江)이 만나는 기수지역이었으며, 셋째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영업을 개시한 1960년 이후 은행 직원들 입을 통해서도 소문이 퍼졌다는 점 등이다.

'구 장기18은행', '구 조선은행'으로 수정해야

▲ 외곽 공사가 끝난 나가사키18은행(장기18은행) 군산지점 건물 ⓒ 조종안


군산시가 새만금 관광사업과 연계해서 추진하는 근대문화 벨트화 조성사업의 하나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이웃하고 있는 '나가사키18은행'(등록문화재 제372호)과 함께 쌀 문화 관련 근대산업박물관, 근대 기초과학 및 체험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다. 

1934년 건립된 나가사키18은행은 일본 장기(長崎) 시에 본점을 두고 있어 '장기18은행'으로도 불리며, 일제가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7년에 설립한 금융기관으로 본래는 호남제분 인근에 사무실이 있었으나 1930년 현재의 자리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 소속 김관영 의원(군산 지역)의 누리집 관영 홍보 리스트에 근대문화벨트화지역과 근대역사 경관지역을 소개하는 '군산! 근대역사의 보고'에 '구 조선은행'은 '구 장기18은행'으로, '구 장기18은행'은 '구 조선은행'으로 표기해 방문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 표기가 뒤바뀐 김관영 의원 홈페이지 사진 ⓒ 조종안


우연히 방문했다가 오류를 처음 발견한 날은 2012년 9월 26일로 당시 조회수는 212. 흔히 대하는 일이어서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군산 시민은 물론, 외지 방문객들에게도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해야 하는 지역구 의원 누리집이라는 생각에 전화와 만남을 통해 수정을 요구했음에도 7개월째 방치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게 한다.

오류를 처음 발견한 날 조회수와 7개월 가까이 지난 5일 오후 10시 현재 조회수(447)는 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더 늘기 전에 수정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히로쓰 가옥'도 아쉬움이 남는다. 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되면서 '히로쓰 가옥'이라 했다가 2009년 8월 21일 '신흥동 일본식 가옥'으로 명칭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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