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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지게차-크레인에 깔리고, 질식해 죽고"

'경남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항의서한 전달

등록|2013.04.09 10:56 수정|2013.04.09 10:56
"지게차에 깔려 죽고, 질식해서 죽고, 크레인에 깔리고 …."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계속 죽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산재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경남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는 9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항의서한을 내고, 대책을 촉구했다.

STX조선 사내하청 노동자가 지난 5일 오후 4시30분경 사망했다. 그 노동자는 LNG선 탱크에서 질식했던 것이다. 대책위는 "협소한 장소나 밀폐공간의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고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 윤성효


지난 2월 20일 한 용접업체에서는 철근 3다발을 싣고 자재창고에서 제조공장으로 운행하던 지게차가 청소하던 여성노동자를 치어 사망하게 하는 사고가 났다. 또 STX조선에서는 지난 3월 14일 장비가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넘어지면서 사고가 났다.

이들 사고에 대해, 대책위는 "원청 사업장의 경우 많은 공정이 이루어지는 작업 현장에서 용역업체가 투입되다 보니 작업 지시가 따로 이루어지고 있어 상호 간에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시켜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남 창원, 거제지역에서는 산재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대 노동자들이 사망하고 있는데, 직업전문훈련과정을 거쳐 현장에 취업한 청년 노동자 2명이 지난 2월 13일과 2월 25일 사망했던 것이다.

A중공업에서 지난 2월 13일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대책위는 "작업에 맞는 안전보호구를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업과 전혀 맞지 않는 보호구를 지급하는 경우도 많다"며 "유기용제를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방진 마스크를 지급하거나 아니면 마스크만 지급하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다, 이 사고와 같은 어이없는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업체에서 2월 25일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대책위는 "인원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사고 내용을 보더라도 2인1조 작업을 하고 작업 주변에 비상스위치라도 있었다면 대형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업주는 돈을 아끼려고 인턴사원을 위험작업에 투입시키면서 제대로 된 안전보건상의 조치도 취하지 않아 결국 젊은 노동자를 사망케 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고 다치고 있는 반면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상시적으로 위반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자율안전체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재해를 발생시킨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는 뒤로 한 채 말이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서 지도감독을 해야만이 산재 은폐와 각종 재해, 중대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대책위는 "사망사고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어 사업주에 대한 구속 수사를 할 것", "중소영세사업장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할 것", "유해화학물질 사용 사업주에 대한 지도감독을 실시할 것",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 특별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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