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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잠정 중단 1일째... 취재진만 와글와글

[현장-도라산 CIQ] 한산함 속 "일단 지켜보자" 분위기

등록|2013.04.09 19:27 수정|2013.04.09 20:13

취재진에 둘러싸인 개성공단 차량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득 실은 업체 차량들이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오고 있다. ⓒ 권우성


▲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막 개성공단에서 돌아온 직원들이 탄 버스 주위에 국내외 취재진이 모여 있다. ⓒ 권우성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공단 폐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통행제한 7일째인 9일에도 개성공단 관계자들의 귀환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 30분까지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로 71명(중국인 2명 포함)과 차량 31대가 돌아왔다. 이들의 귀환으로 개성공단에는 남한 관계자 406명(중국인 2명 제외)이 잔류하게 됐다.

돌아온 개성공단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내·외신 취재진 100여 명이 다가갔지만 이들의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어렵게 입을 뗀 일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 통보대로 이날 오전부터 북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북한 근로자들, 출근 안 해... 오늘 아침부터 라면 먹어"

'양손에 짐 가득'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직원들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을 출발한 입주업체 직원들이 짐을 가득 들고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오고 있다. ⓒ 권우성


낮 12시 10분께 CIQ로 돌아온 윤아무개(46)씨는 "오늘부터 북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아 공장 조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회사 직원 2명이 개성에 남아 있다"며 "대기하면서 상황을 일단 지켜봐야 할 것"라고 전했다.

오후 2시께 입경한 섬유업체 관계자 이아무개(53)씨는 "식자재가 부족해 오늘 아침부터 라면을 먹었다"며 "공단에 5명의 직원이 잔류하고 있는데 (먹을거리가 부족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 풀려서 개성공단이 원래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면 가동중단된 개성공단에서 싣고 온 제품들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득 싣고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온 입주업체 직원들이 다른 차량으로 화물을 나눠 싣고 있다. ⓒ 권우성


개성공단에서 온 차량은 물품 박스로 가득 찼다. 박스는 차 뒷좌석과 조수석을 가득 메웠고 끈으로 짐을 고정한 채 남한으로 돌아왔다. 통행 제한에 따라 운송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자구책이었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생산한 물품을 다 가져와야 하는데 급한 대로 차에 실어서 전체의 5%만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CIQ는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을 제외하면 한산한 분위기였다. 혹시 통행이 승인될까 기대했던 공단 관계자들이 이날은 현저하게 줄었다. 10여 명의 공단 관계자들이 CIQ 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를 지켜봤다.

한편, 통일부는 통행금지 8일째를 맞는 10일, 차량 64대에 115명이 남한으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 귀환한다면 개성공단에는 291명이 남게 된다.

바리케이드 치우는 군인들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고 북한노동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아 공장 가동이 전면중단된 가운데 9일 오후 개성공단 직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돌아올 때가 되자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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