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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남도의원... 이권개입은 기본, 폭언은 옵션"

도의원 행태 고발하는 글 올라 논란... 노조 "글 내용 사실, 내릴 생각 없어"

등록|2013.04.11 10:01 수정|2013.04.11 10:01

▲ 일부 전남도의원들의 자질과 행태를 고발하는 글이 전남도청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글 내용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전남도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전남도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일부 도의원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자신을 '포청천'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신사의 품격 - 전남도 의원나리 1편'을 시작으로 10일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전남 도의원 2편'을 이어갔다.

8일 "전라남도 일부 도의원의 시정잡배 행동에 대해 고발한다"고 글을 올리기 시작한 그는 "(일부 도의원들이) 각종 이권개입은 기본, 청탁에 폭언은 옵션"이라면서 "노동조합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여 강력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며 사례를 나열했다.

이 글에 따르면 "Y의원의 경우 군의원으로 있을 당시 도의원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해당 군청 공무원들이 만세를 불렀다는 후문"이라며 그 이유로 "간부공무원에게 폭언, 이권개입, 인사청탁은 기본이고 공무원들이 창피할 정도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한 의원에 대해서는 "사무기기 업체를 차려놓고 사무기기 구입 등에 압력을 행사하여 지탄을 받았다"고 썼다. 그는 "B의원은 여행업체를 운영하며 도의회 해외시찰에 대한 압력행사와 함께 도를 넘는 이익창출로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S, K, L, K 의원은 인사청탁의 창구로 공무원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의원이 "2012년도에는 상임위 연찬회와 연구모임에 해당 간부공무원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욕설과 함께 군기를 잡아야 한다고 난리를 떨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시정잡배 행동 고발" 전남도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글 올라

10일에는 "전남도청 공직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러나 용서할 수 없는 나쁜 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며 I의원과 J의원, K의원의 행태에 대해서 고발을 이어갔다.

그는 "I의원과 J의원, 한 분은 2013 고위공직자중 1년 만에 가장 큰 재산 증가를 보여 재테크의 달인에 선정됐고, 도의원 서열 최상위권, 물 좋은 상임위원장 출신, 다방면에서 전남 도의원의 우수성을 입증하신 그분이며, 한 분은 대단한 주사를 가지셨고, 1편에 언급된 투잡(two job)을 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한 뒤 두 의원이 "주옥같은 사건의 당사자"라고 비꼬았다.

"대접이 소홀하다"며 "의원 연찬회 당시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수십년간 공직에서 봉사해온 전남도 공직자에게 막되먹은 잡소리와 기강잡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기강잡기 중에 촌극이 벌어졌다"며 "기강잡기에 나선 의원님들을 보며 J의원님께서 위, 아래 없는 주사를 부리셨고 지켜보던 정의감에 불타는 I의원님이 '선빵(먼저 가격했다는 뜻의 속어)'을 날리셨다"고 폭로했다. 그는 "더 궁금하시면 당시 현장에 있던 공직자나, 리조트 관계자에게 문의하라"고 자신의 글에 자신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K의원은 언론사 출신으로 대접받아야 직성이 풀리시는 성격"이라며 "의원님들 공부(?)하는데 도 간부가 위문을 안 온다며 장거리 호출했다"고 폭로했다.

이 글을 올린 '포청천'은 "다음 3편은 2014년 큰 꿈을 품고 지역을 위해 헌신하시는 이권개입과 청탁의 달인에 대해 올려드리겠다"며 '3편 - 난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제목까지 예고해둔 상태다.

발칵 뒤집힌 전남도의회...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글 내용 모두 사실"

의원들 이름이 모두 영문 이니셜로 처리되긴 했지만 글을 접한 전남도의회는 발칵 뒤집힌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시정잡배 보다 못한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이런 내용을 전 직원들에 적극 알리자"고 게시판 댓글을 달았다. 한 노조원은 "이번 기회에 시정잡배들의 행태를 전남도청 노동조합에서 바로 잡지 못하면 차후 노조원 탈퇴도 적극 고려해 볼 생각"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글을 두고 파문이 커지자 전남도의회 측에서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측에 글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진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나 노조 임원 누구에게도 해당 글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며 "그리고 해당 글이 허위사실이면 저희들이 관리 책임이 있기 때문에 글을 내릴 것을 검토할 수도 있지만 (글 내용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해당 글을 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일부에서 이 글과 관련, 글을 올린 이와 전남도청 공무원노조를 명예훼손 으로 고발 운운하고 있는데 우리 입장은 제발 고발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라며 "해당 의원들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 전남도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글이) 누구라 특정하지 않아 할말이 없다"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 도의회 명예가 훼손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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