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박근혜 지지'하며 대화의 장으로 북한 압박

[분석] 케리 미 국무장관 방한, 북한의 선택은?

등록|2013.04.12 22:08 수정|2013.04.12 22:08

물 마시는 존 케리 미국무장관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하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12일 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장관이 북한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압박과 회유를 통한 대화제의, 그리고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로 요약된다.

케리 국무부장관이 이날 모두발언을 하면서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수차례 반복한 말은 '비핵화' 또는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 대목과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엮으면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 하지 않으면, 이번 위기 상황에서 그랬듯 한·미연합군의 최첨단·대규모 군사훈련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정말 불필요하고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다. 현재의 상당히 위험한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 북한과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고도 했다.

자신의 말이 북한에 대한 대화제의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북한이 현재 대기 중인 중거리 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을 감행할 경우엔 이 대화의 가능성이 닫힐 것이라는 경고까지 보낸 셈이다.  그는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무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이라고 대화 주체와 형식을 열어뒀지만, 케리 장관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이날 '북한은 국제적인 의무, 국제적인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는 대목을 반복했는데, 여기서 '북한이 수용한 약속'이란 2005년 6자회담의 결과로 도출된 9·19 공동성명의 내용, 즉 '핵무기 포기와 경수로 제공' 등의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선택 방해할 생각 없다"...박근혜 대북정책 지지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케리 장관의 방한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든든한 '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한국 정부의 대북대화 제의 및 인도적 지원 방침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주권이나 독립적인 선택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 전 북한에 대화를 전격 제의한 것이나, '어떤 상황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북한의 의무준수 약속이 없고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을 설득하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내용을 갖고 내일(13일) 중국으로 갈 것"이라며 "이런 고려 사항들을 중국 지도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