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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공기놀이' 달인이 될 수 있을까?

등록|2013.04.17 10:00 수정|2013.04.17 10:00

▲ 공기놀이는 막둥이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입니다 ⓒ 김동수


"아빠!"
"왜?"
"이제 나도 공기놀이 할 수 있어요."
"그래."

막둥이의 작은 도전 하나가 실현됐습니다. 그동안 공기놀이를 할 때마다 1단계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아무리 해도 공기는 막둥이 손바닥을 벗어났습니다. 짜증내고, 눈물을 흘릴 줄 았지만 막둥이는 웃으면서 도전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공기를 받을 수 있을어요"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드디어 공기를 받았습니다.

"아빠 보세요. 저 이렇게 받았어요!"
"와 우리 막둥이 잘하네. 정말 잘하네."
"아빠!"
"응?"
"나도 형아 만큼 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막둥이도 형아만큼 할 수 있지. 형아도 처음부터 잘한 것 아니다. 막둥이도 열심히 하면 공기놀이 달인이 될 수 있어."
"정말?"
"그럼."

중학교 3학년 큰 아이는 공기놀이를 잘합니다. 잘하는 형을 볼 때마다 '전투력'이 빛난 막둥이는 언젠가는 형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일념으로 도전하고 도전했습니다. 공기 한 개를 받았을 때는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형아!"
"왜?"
"나하고 공기놀이 하자. 누나도 같이 하자."
"나 공부해야 돼."
"공부는 나중에 하면 되잖아. 공기놀이 하고 싶단 말이야."
"공부해야 한다니까. 공기놀이 하면 엄마한테 혼나."
"형아 한 번만 나하고 공기놀이 하자. 나도 이제 잘한다 말이야. 내가 잘하지 못하면 형아가 가르쳐주면 되잖아. 엄마도 꾸중 안하셔."
"알았다. 알았어."

▲ 공기놀이 달인 형아와 누나가 한없이 부러운 막둥이 ⓒ 김동수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동생은 공기놀이를 하자고 조르고, 엄마는 공부 안한다고 닥달하는 상황이 큰 아이는 고민에 빠졌지만, 동생의 끈질긴 구애에 어쩔 수 없이, 아니 지겨운 시험공부를 잠깐 쉬면서 공기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인지 금세 공기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요즘은 공기놀이를 5개로 합니다. 하지만 어릴 적에는 작은 돌맹이 수십개를 하나씩 따 먹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손등과 손바닥, 특히 손톱 아래는 때가 가득했습니다. 겨울에는 손을 호호 불면서도 공기놀이를 했습니다. 방안에서 5개짜리 공기놀이도 재미있지만, 그때 그 시절 작은 돌멩이 공기놀이가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막둥이는 과연 공기놀이 달인이 될 수 있을까요? 한 개도 겨우 받습니다. 두 개 이상은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막둥이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막둥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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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놀이 달인을 향하여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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