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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이용섭-당찬 강기정-노련한 김한길

초선의원 초청 토론회 3인3색... 초선의원들 4월 17일 지지 후보 결정

등록|2013.04.15 21:36 수정|2013.04.15 21:36

민주통합당 대표는 누구?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한길·이용섭·강기정 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컷오프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안정적인 이용섭 후보. 젊은 강기정 후보. 노련한 김한길 후보.

15일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 면접관들 앞에 선 당 대표 후보들의 인상평이다. 이날 오후 초선의원들은 후보들을 1명씩 불러 55분간의 '압박 면접'을 진행했다. 후보 한 사람을 두고 초선의원들이 당 혁신 방안과 반김한길 단일화·친노책임론·중간평가 등의 쟁점에 대한 돌직구성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면접자 이용섭 후보는 장관 시절의 경험을 언급하며 시종일관 진지하게 면접에 응했다. 강기정 후보는 유일한 40대답게 당찬 모습을 보였고, 여러 차례 웃음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다. 김한길 후보는 센 면접자였다.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면접관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토론회 사회자였던 진성준 의원은 "이용섭 후보는 정책전문가다웠다, 장관까지 했던 안정감을 잘 보여줬다, 강기정 후보는 젊은 게 강점이다, 당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면서 "김한길 후보는 워낙 노련한 분이어서 깔끔하게 말했고, 시간 안배를 잘했다, 김 후보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고 진정성이 전달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초선의원 21명은 이날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4월 17일 지지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2/3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지지 후보 결정을 포기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이용섭]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연출... '모법답안' 내놔

이용섭 후보의 토론회는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장관과 외청장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당 혁신을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후보와 달리 혁신 성공 경험 있다,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도했고 (장관과 청장을 했던)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국세청·관세청 모두 최우수 혁신기관이었다, 제 별명이 혁신 전도사였다"며 "맡겨주시면 국민이 신뢰하는 민주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쓴 책 <대한민국 희망 에너지 혁신>을 들어 보이며 "제가 2006년에 써서 4판까지 나온 책이다, 혁신에 대해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나와 있다"며 "혁신에도 전문성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섭 후보는 답변 과정에서 자신의 색깔을 확연하게 드러낸 나머지 두 후보와는 달리 '모법 답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진성준 의원이 대선에서 '좌클릭' 탓에 패배했다는 인식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민주당이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해서 국민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며 "국민들 눈에 그렇게 보였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분위기의 토론회는 마지막 질문과 답변에서야 그 분위기가 바뀌었다. 남윤인순 의원이 '30% 여성 공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용섭 의원이 "제가 여성을 얼마나 좋아합니까, 확실히 지킬 것이다"라고 답했다. 토론회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웃음 바다가 됐다.

[당찬 강기정] 명쾌한 단답형 답변에 웃음 유발 발언도

강기정 후보는 당찼다. 역시 젊은 후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강기정 후보(49)는 이용섭(62)·김한길(60) 후보와 비교해 10살 이상 젊다. 강 후보는 여러 질문에 단답형으로 명쾌하게 대답했다. '좌클릭'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인식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강 후보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초선 의원들이 강 후보의 말을 기다리자, 강 후보가 멋쩍으며 "설명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토론회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 후보는 "진보적 가치는 옳다"가 강조했다.

최민희 의원이 안철수 후보의 의원정수 축소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강기정 후보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민희 의원이 의원 정수 축소의 부당함을 지적하자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486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평가절하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적극 반박했다.

토론회에서는 여러 차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 후보는 최우선 혁신 과제를 묻는 질문에 "두 가지를 말하고 싶은데, 하나만 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해 웃음을 유발했다. 최원식 의원이 당초 컷오프 탈락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던 강기정 후보에게 "컷오프에서 몇 등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1등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 후보는 현실적인 단일화 방안을 묻는 김경협 의원이 질문에 "저하고 김한길 후보 단일화를 말하는 건가요?"라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그는 "후보 등록전 단일화가 제일 좋은 것이고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후보 등록이 끝났으니, 이제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련한 김한길] 여유있게 대처, 은수미 의원과 설전

김한길 후보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친노 성향의 최민희 의원이 친노·비노의 공동책임론을 강조하자,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인간적으로 얼마나 친한가를 잣대로 하면 내가 친노"라며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 의원이 다시 모바일 투표에 대해 묻자 김 후보는 "지난해 6·9 전당대회 전 3개 언론사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을 했더니, 모두 압도적으로 제가 당 대표로 뽑히는 게 좋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그런데 모바일 참여했던 사람들의 의사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간극을 보였다, 과대표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곱씹어볼만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후보는 은수미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김한길 의원이 모두발언에서 "좌에 닻을 내리고 중간을 점령하자"고 했던 영국 노동당의 선거전략가 필립 굴드의 말을 인용하자, 은수미 의원은 "과거 급진적이었던 영국 노동당과 민주당을 비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쌍용차 문제 등에서 무원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는 "그렇지 않다,  은수미 의원이 말하는 진보와 제가 말하는 진보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저를 중도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맞받았다. 은수미 의원이 대선 패배에 중진인 김 후보의 책임도 크다고 하자, 김 후보는 "질문의 요지가 분명치 않다"며 "두 번 대선 에서 패배할 때 선대위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낯간지럽지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제가 기여한 것은 큰 긍지다, '대통령 제조기'라는 신문 제목이 나올 정도였다"며 "1998년 지방선거 때 고건 서울시장과 임창렬 경기지사를 후보로 낼 때 책임자였다, 2004년 총선 기획단장을 하면서 152석의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한길 불패'라는 말이 나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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