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확 줄어든 내 사진, 왜 이러는 걸까요

[체험기] 카톡보다 못한 MMS 서비스... 제조사·통신사 서로 "네 탓"

등록|2013.04.19 21:55 수정|2013.04.19 21:55
휴대전화처럼 생겼지만, 상상 그 이상의 기능을 척척 발휘하는 똑똑한 스마트폰의 강점은 바로 다양한 활용성에 있다. 언제 어디서든 웹서핑은 물론 이메일 확인도 가능하며, 은행 업무에 사진 촬영과 편집까지 가능하다. 어디 그뿐인가.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첨부해 문자메시지로 전송할 수 있어 업무용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거 글자가 하나도 안 보여요! 해상도 좀 크게 해서 다시 보내주세요. 아… 빨리 보내줘서 고맙다 했더니."

얼마 전 내가 다니는 회사의 거래처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사양서 일부분을 즉석에서 사진으로 찍어 MMS(Multimedia Message Service·멀티미디어 메시지)로 첨부해서 보냈다. 하지만 거래처는 하나도 알아볼 수 없다며 다시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몇 번을 다시 보냈지만, 역시 픽셀도 낮고 선명도도 떨어져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최고 해상도 사진, 어쩌다 이렇게 됐니...

분명 카메라 촬영 설정에서 최고 해상도(형식 JPG, 크기 2448×3264, 용량 1.69MB)를 적용해 보냈다. 역시 원본 사진을 확인해 보니 글자 하나하나가 정확히 보이는 선명한 사진이 분명했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은 최고의 기능을 자랑한다는 SK텔레콤(이하 SKT)에서 출고가가 90만 원에 이르는 LG전자의 '옵티머스 뷰2'가 아니었던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혹시 MMS 환경설정의 문제일까 생각하고, 메뉴에서 전송 사이즈 옵션을 찾아보니 그런 기능은 없었다. 예전에 쓰던 피처폰에는 문자메시지 설정 메뉴에 전송사진 크기 옵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임의로 해상도가 축소된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몇 번의 재시도 후 결국 포기하고 파일 첨부에 별다른 제한이 없는 카카오톡 사진 전송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자료를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다시 전송과정을 처음부터 되짚어 봤다. 사진 세부정보를 확인하니 MMS 발송전 원본의 해상도는 '2448×3264'이 분명했다. 하지만 MMS 발송 당시 입력 화면에 올려진 첨부이미지가 원본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을까.

▲ 다른 제조사 최신 기종(삼성 갤럭스 노트2, 오른쪽 사진)의 경우 MMS 발송 전 첨부파일의 크기가 화면에 표시가 되는 반면, ‘뷰2’(사진 왼쪽)는 그러한 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 김학용


다른 제조사 최신 기종의 경우, MMS 발송 전 첨부파일의 크기가 화면에 표시가 되는 반면 '뷰2'는 그러한 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결국, MMS 발송 전 입력화면에서 첨부파일의 리사이징 이미지 크기를 사전에 표시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실제 발송 후 발신함에 보관된 이미지 크기를 살펴보니 해상도는 '306×408(용량 20.54kb)에 불과했다. 그러니 원본에서는 자세히 보이던 내용이 보일 리가 없었다. 이메일로 사진을 보낼 때는 원본 그대로 전송이 가능하지만(카톡도 축소된다, 단 축소비율은 MMS보다 작다), MMS로 전송 시 대략 원본의 1/8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기에 수신 단말기에서 원본을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 MMS 발송전 분명 원본의 해상도는 ‘2448×3264’이 분명했으나, 실제 발송 후 발신함에 보관된 이미지 크기를 살펴보니 해상도가 ‘306×408(용량 20.54kb)에 불과했다. ⓒ 김학용


어디를 가도 얻을 수 없는 원본, 차라리 카톡을...

우선 단말기의 문제는 아닌가 해서 LG전자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상담원은 몇 차례의 전화상담을 통해 "통신사에서 각 스마트폰 기종마다 리사이징 규격을 (사전에) 지정해 놓아서 그렇다"며 "하지만 축소가 되더라도 통상 원본사이즈의 80%선의 해상도는 유지하는데, 그렇게 많이 줄었다면 기기의 이상이 아닌지 먼저 점검하라"는 아리송한 답변만 늘어놨다.

다시 사실 확인을 위해 SKT 고객센터에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원은 "LG 측에서 정말 그렇게 답변했는지 궁금하다"며 "SKT사용자가 전파를 통해 사진을 전송했을 때, 자체적으로 해상도를 임의 변경해 전송하는 기술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SKT고객센터는 사흘에 거친 내부 논의 끝에 "MMS기술을 제공하는 협력업체에 문의해 보니 MMS전송 시 별첨 파일의 용량에 제한이 있긴 했다"며 "그러나, 사진 전송시 과다 리사이징의 주원인은 기기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는 제조사와 통신사 어디서건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겪은 MMS 전송 시 해상도 축소는 정말로 '뷰2' 기종의 과다 리사이징의 문제인 걸까. 망부하 최소화를 위한 SKT 측의 대책일까. 서로 공방하는 사이, 유료로 MMS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무료 카카오톡보다 더 못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 애궂은 사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백번 양보해서 전파 부하 최소화를 위해 어느 정도 줄이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줄여도 너무 줄이는 것 아닌가. 화소는 갈수록 고화질로 발전하는데 내가 보내는 사진이 피처폰 사이즈라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가.

고객의 '생각대로' 반드시 실현한다는 SKT는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엄지뉴스(#5505)에 '뷰2'를 통해 원본 사진을 전송해도 다른 게시물의 사진 크기와 확연히 다르게 여전히 과다 축소된 사진으로 올려진다. ⓒ 김학용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