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님, 이 책 보면 '아차' 하시겠네요
[서평] 오쿠야마 노리아키와 이노우에 겐이치로의 <스펙이라는 거짓말>
화려한 스펙이 있다. 그런데 겉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진실성이나 충실성까지 엿보인다. 우선 스펙의 범위가 다양하고 다채롭다. 그 범위에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그것들을 보여주기 식으로 한 것 같지도 않다. 몇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 온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학력은 기본이고, 학벌도 뛰어나다. 국내 최고라는 S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간의 기준에서 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학교다. 그런데도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다.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진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차분하게 말을 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어디 한 군데 잘 난 체하거나 과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시켜 본다. 곧 잠깐이라도 의심했던 자신을 나무란다. 명불허전이라고, 이전 회사에서 얻은 명성이 그저 빈말이 아니었다는 게 실감된다. 완벽함 그 자체다. 막힘 없이 술술 흘러나오는 말에서는 상대방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다. 더 이상은 도대체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합격! 스펙과 학벌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장님 당신'이라고 이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든 게 완벽했던 그는 왜 반 년만에 사표를 썼나
'그'를 회사의 아주 중요한 부서에 배치한다. 지금 그 팀은 아주 엉망진창이다. 애초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원석(原石)'이라고 판단되는 신입 사원들을 뽑아 대거 투입한 부서다. 하지만 이 팀은 여지껏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놓고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은 팀장이 이들 신입 사원과의 불화를 이기지 못하고 퇴사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짧은 고민 끝에 마침내 그를 이 부서의 제1 팀장에 임명한다. 상상할 수 없는 기대감을 안은 채로 말이다.
하지만 그는 반 년 만에 사표를 쓴다. 허탈하다. 이유가 뭘까. '나'는 일본에서 "직장인 1만 명의 행동 평가를 실시한 개념화능력개발연구소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면서, 조직을 배치하고 지원하는 데에 탁월한 직관을 가진 컨설턴트이자 평가자"(앞쪽 책 날개의 저자 소개에서)인 오쿠야마 노리아키 선생을 찾아간다.
"유명 대학에 합격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많은 학습 정보를 머리에 넣고 그것을 신속, 정확하게 이끌어내는 두뇌다. 결국 유명 대학이라는 타이틀은 머리에 넣은 정보의 양과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업무에서는 업무의 양과 기억력이 아니라 정보의 질과 사고력이 필요하다. 무엇을 '꺼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머리에 '넣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스펙이라는 거짓말> (29쪽)
요컨대 출신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인 당연한 '진리' 아닌가. 정녕 우리는 출신 대학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하니까 말이다. 너무나 당연하여 의심할 필요도 없는 이 말이, 그런데,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의 낭만적인 망상으로 치부된다. "그래도 대학은 서울에서 나와야지", "아무래도 2년제보다는 4년제가 낫지 않겠어?" 식의 말을 낯빛 하나 고치지 않고 말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이제 사람 보는 눈을 바꿔야 한다
일본 내 인재 평가의 권위자들인 두 저자가 <스펙이라는 거짓말>에서 거듭 건드리는 문제 의식도 여기에 있다. 대개 구인자들은 화려한 스펙과 뛰어난 학벌을 가진 이를 선호한다. 밝고 명랑한 표정으로 매력적인 미소를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앞의 사례에서처럼 프레젠테이션까지 잘 한다면 완벽하다. 회의 진행이나 기획안 발표 등을 힘들어하고, 답답할 정도로 중언부언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이런 모습이 뛰어난 요소로 보일 만하다.
그런데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이 책의 저자들의 주장이다. 자, 그렇다면 고스펙과 뛰어난 학벌이 다가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차이를 가져오는가. 똑같은 연수를 받고 크게 다르지 않은 기획안을 갖고 일을 하는데도, 왜 갑은 지리멸렬한 결과물을 내놓고 을은 회사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계약을 따내는가. '인재'라고 생각해서 뽑은 이들이 왜 실제 현장에서는 별다른 힘이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저자들은 우리에게 사람을 보는 눈을 바꿀 것을 주문한다. 인재상에 대한 발상 자체를 바꾸라는 것이다. 가령 평소 인상이 평범하고, 황소 고집이어서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회의를 할 때에는 주변 분위기를 깨는 싸늘한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도 꼬치꼬치 따져가며 끝장을 내고야 마는 직장인도 있다. 저자가 높이 보는 유능한 인재들의 모습의 일부다. 우리가 사람을 바라볼 때의 상식적인 시선이나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이유가 있다.
흔히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밝은 표정, 긍정적인 자세, 빠른 업무 처리 속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생활 태도, 뛰어난 화술과 사교성, 세련된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은 누구나 쉽게 보고 들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진정한 인재에게 숨어 있는 진짜 '원석(능력)'의 본질은 아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그 능력을 "사고하는 힘, 조직을 위해 움직이는 힘, 의욕을 높이는 힘, 많은 정보를 모으는 힘"(43쪽) 등의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 네 가지는 깊이 생각하고, 조직에 헌신하며, 스스로의 열정에 빠져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재진술 할 수 있다. 이들 능력은 이 책 전체에서 핵심적인 열쇳말로 쓰이는데, '키 포텐셜(Key Potential; 핵심적인 잠재력) 다이아몬드'라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속도'와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취직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학원에 다니는 이들이 많다. '화법'이나 '화술'이라는 이름을 단 강좌나 연수도 여기저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이든 화법이나 화술이든 이들 모두가 그저 입만 살아 있게 하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라고 말하면 지나칠까. 저자들은, 진정으로 훌륭한 대인 기술은 자연스럽고 진지한 사고를 수반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속도'와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힘주어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조각을 마무리했다. 52일 만이다. 그 사이에 '후보자'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로 낙마한 이들이 7명이 된다. '인사 사고'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조각의 대미를 장식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가까스로 그 꼬리표를 뗀 경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과 야당, 심지어는 여당 안에서도 크고 작은 반대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박 대통령은 윤진숙씨를 한국 해양수산 분야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강행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만큼 윤진숙 장관을 높게 보았다는 말일 터. 윤 장관은 '까먹 진숙'이라는 애칭(?)이 생겨날 정도로 무언가를 잘 까먹는 유형의 사람인 모양이다. 그런 윤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그 무리한 인사를 감행할 것일까.
언젠가 신문 기사를 보니, 몇 년 전에 윤진숙씨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무언가를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 일이다. 그런데 그때의 발표에 대한 인상이 강렬했는지 박 대통령이 윤진숙씨가 말을 참 잘 하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도대체 박 대통령은 윤 장관을 어떤 사람으로 보았을까. 혹시 윤 장관이 '키 포텐셜'을 갖춘 진정한 원석이어서가 아니라 언변이 능수능란한 고스펙의 소유자여서 그녀를 발탁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문득 일어난다. 청문회에서 보인 '까먹' 핑계와 재치 있는 답변과 웃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상을 내려다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묵직하게 흐린 하늘만큼이나 답답할 뿐이다.
<스펙이라는 거짓말> (오쿠야마 노리아키 ․ 이노우에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 | 2013. 03. 20 | 1만 3천 원)
학력은 기본이고, 학벌도 뛰어나다. 국내 최고라는 S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간의 기준에서 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학교다. 그런데도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다.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진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차분하게 말을 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어디 한 군데 잘 난 체하거나 과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시켜 본다. 곧 잠깐이라도 의심했던 자신을 나무란다. 명불허전이라고, 이전 회사에서 얻은 명성이 그저 빈말이 아니었다는 게 실감된다. 완벽함 그 자체다. 막힘 없이 술술 흘러나오는 말에서는 상대방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다. 더 이상은 도대체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합격! 스펙과 학벌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장님 당신'이라고 이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든 게 완벽했던 그는 왜 반 년만에 사표를 썼나
▲ <스펙이라는 거짓말> 겉그림 ⓒ 새로운현재
하지만 그는 반 년 만에 사표를 쓴다. 허탈하다. 이유가 뭘까. '나'는 일본에서 "직장인 1만 명의 행동 평가를 실시한 개념화능력개발연구소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면서, 조직을 배치하고 지원하는 데에 탁월한 직관을 가진 컨설턴트이자 평가자"(앞쪽 책 날개의 저자 소개에서)인 오쿠야마 노리아키 선생을 찾아간다.
"유명 대학에 합격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많은 학습 정보를 머리에 넣고 그것을 신속, 정확하게 이끌어내는 두뇌다. 결국 유명 대학이라는 타이틀은 머리에 넣은 정보의 양과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업무에서는 업무의 양과 기억력이 아니라 정보의 질과 사고력이 필요하다. 무엇을 '꺼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머리에 '넣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스펙이라는 거짓말> (29쪽)
요컨대 출신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인 당연한 '진리' 아닌가. 정녕 우리는 출신 대학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하니까 말이다. 너무나 당연하여 의심할 필요도 없는 이 말이, 그런데,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의 낭만적인 망상으로 치부된다. "그래도 대학은 서울에서 나와야지", "아무래도 2년제보다는 4년제가 낫지 않겠어?" 식의 말을 낯빛 하나 고치지 않고 말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이제 사람 보는 눈을 바꿔야 한다
일본 내 인재 평가의 권위자들인 두 저자가 <스펙이라는 거짓말>에서 거듭 건드리는 문제 의식도 여기에 있다. 대개 구인자들은 화려한 스펙과 뛰어난 학벌을 가진 이를 선호한다. 밝고 명랑한 표정으로 매력적인 미소를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앞의 사례에서처럼 프레젠테이션까지 잘 한다면 완벽하다. 회의 진행이나 기획안 발표 등을 힘들어하고, 답답할 정도로 중언부언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이런 모습이 뛰어난 요소로 보일 만하다.
그런데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이 책의 저자들의 주장이다. 자, 그렇다면 고스펙과 뛰어난 학벌이 다가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차이를 가져오는가. 똑같은 연수를 받고 크게 다르지 않은 기획안을 갖고 일을 하는데도, 왜 갑은 지리멸렬한 결과물을 내놓고 을은 회사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계약을 따내는가. '인재'라고 생각해서 뽑은 이들이 왜 실제 현장에서는 별다른 힘이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저자들은 우리에게 사람을 보는 눈을 바꿀 것을 주문한다. 인재상에 대한 발상 자체를 바꾸라는 것이다. 가령 평소 인상이 평범하고, 황소 고집이어서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회의를 할 때에는 주변 분위기를 깨는 싸늘한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도 꼬치꼬치 따져가며 끝장을 내고야 마는 직장인도 있다. 저자가 높이 보는 유능한 인재들의 모습의 일부다. 우리가 사람을 바라볼 때의 상식적인 시선이나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이유가 있다.
흔히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밝은 표정, 긍정적인 자세, 빠른 업무 처리 속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생활 태도, 뛰어난 화술과 사교성, 세련된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은 누구나 쉽게 보고 들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진정한 인재에게 숨어 있는 진짜 '원석(능력)'의 본질은 아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그 능력을 "사고하는 힘, 조직을 위해 움직이는 힘, 의욕을 높이는 힘, 많은 정보를 모으는 힘"(43쪽) 등의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 네 가지는 깊이 생각하고, 조직에 헌신하며, 스스로의 열정에 빠져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재진술 할 수 있다. 이들 능력은 이 책 전체에서 핵심적인 열쇳말로 쓰이는데, '키 포텐셜(Key Potential; 핵심적인 잠재력) 다이아몬드'라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속도'와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 박 대통령, 윤진숙 장관 임명 강행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질 문제가 불거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지난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취직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학원에 다니는 이들이 많다. '화법'이나 '화술'이라는 이름을 단 강좌나 연수도 여기저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이든 화법이나 화술이든 이들 모두가 그저 입만 살아 있게 하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라고 말하면 지나칠까. 저자들은, 진정으로 훌륭한 대인 기술은 자연스럽고 진지한 사고를 수반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속도'와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힘주어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조각을 마무리했다. 52일 만이다. 그 사이에 '후보자'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로 낙마한 이들이 7명이 된다. '인사 사고'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조각의 대미를 장식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가까스로 그 꼬리표를 뗀 경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과 야당, 심지어는 여당 안에서도 크고 작은 반대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박 대통령은 윤진숙씨를 한국 해양수산 분야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강행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만큼 윤진숙 장관을 높게 보았다는 말일 터. 윤 장관은 '까먹 진숙'이라는 애칭(?)이 생겨날 정도로 무언가를 잘 까먹는 유형의 사람인 모양이다. 그런 윤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그 무리한 인사를 감행할 것일까.
언젠가 신문 기사를 보니, 몇 년 전에 윤진숙씨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무언가를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 일이다. 그런데 그때의 발표에 대한 인상이 강렬했는지 박 대통령이 윤진숙씨가 말을 참 잘 하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도대체 박 대통령은 윤 장관을 어떤 사람으로 보았을까. 혹시 윤 장관이 '키 포텐셜'을 갖춘 진정한 원석이어서가 아니라 언변이 능수능란한 고스펙의 소유자여서 그녀를 발탁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문득 일어난다. 청문회에서 보인 '까먹' 핑계와 재치 있는 답변과 웃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상을 내려다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묵직하게 흐린 하늘만큼이나 답답할 뿐이다.
<스펙이라는 거짓말> (오쿠야마 노리아키 ․ 이노우에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 | 2013. 03. 20 | 1만 3천 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