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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봄나물과 함께 농촌 힐링을!

등록|2013.04.25 16:51 수정|2013.04.25 16:51

농촌의 풍부한 자연건강 먹거리싱그러운 봄나물과 함께 하는 농촌의 삶은 마음에 여유를 줍니다. ⓒ 강미애


지금 농촌은 건강한 봄나물들로 가득합니다. 시골집 앞마당에 자라는 쑥, 민들레, 달래, 홑잎순 등이 봄을 한껏 느끼게 하는데요. 그중에 키다리 삼겹국화 순으로 끓여 먹는 된장국은 봄철에 잃기 쉬운 입맛을 자극합니다. 처음에는 키가 어른만큼 자라서 아기 주먹만 한 노란 국화꽃을 피우더니 이내 바람에 쓰러지곤 했습니다. 귀찮아서 베어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식용 산야초 나물인 것을 알고 나선 입안이 호사를 누리네요.

촌 아낙은 양동이 두 개를 들고 겨우내 매서운 추위와 바람을 견디어낸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텃밭을 돌아다니며 한곳에는 산야초를 담고 다른 곳에는 일반 잡풀을 캐서 담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텃밭 일을 한 뒤 낮에는 인근 직장에서 일을 하고 해질녘 집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텃밭으로 향해 풀을 캐 토끼랑 닭에게 주고 채소 씨앗을 뿌립니다.

이것은 화살나무 홑잎사귀입니다. 어린시절, 어머니께선 이른 봄이면 혼자 산에 올라 산골짝 응달진 곳에 조용히 싹을 틔운 홑잎 순을 채취해 파릇하게 삶은 뒤 대바구니 바쳐 물기를 빼고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 내놓으셨죠. 홑잎 순은 피기 전에 따서 먹어야 부드러운 순을 즐길 수가 있어요. 가을에 홑잎사귀 단풍 또한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요. 빨간 작은 열매가 달리는데 당뇨에 좋다고 합니다.

시골집에 가면 연분홍 앵두가 환한 꽃을 피우고 수선화가 햇살 아래서 방긋 웃습니다.아침 저녁으로 풀과 곡류를 먹은 암탉이 낳아준 신선한 알이 식탁에 오릅니다. 봄이 다가온 요즘엔 암탉들이 알을 품느라고 모이를 들고 닭장에 가도 꿈쩍 안 합니다. 겨우 모이로 유인하고 한 개를 슬쩍 꺼내 왔는데 깨뜨려 보니 고춧가루 같은 빨간 생명점이 보이네요. 암탉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오늘 시골집 정원에서 채취한 삼겹국화순과 홑잎사귀순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칩니다.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쳤더니 파릇하고 윤기 흐르는 산야초 반찬이 되었네요. 건강 먹거리입니다. 대량 생산을 하는 농산물은 일일이 밭의 잡초를 손으로 뽑지 못하고 제초제를 뿌려야 한답니다. 다수확을 위해서는 농약을 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일부 사람들은 "독을 돈을 주고 사 먹고 사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앞으로는 건강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산야초는 나물로 무쳐먹으니 좋습니다. 심심하게 끓인 삼겹된장국도 맛납니다. 제비꽃과 생부추를 얹은 양념 비빔밥 또한 먹을만 합니다. 도시에서는 문밖만 나가면 모든것이 돈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농촌은 집 앞에 텃밭만 조금 있어도 봄부터 가을까지는 반찬거리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경제적인 빈곤으로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자연은 이렇게 풍부한 먹거리를 준비해놓고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농촌에 살다보니 그동안 도시에서 해온 소비생활패턴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산야초들은 겨우내 흙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채취한 후에 흙이 빠질 수 있도록 물에 담가놓습니다. 연하고 부드러운 산야초는 식탁 반찬으로 오르고 조금 웃자란 산야초는 설탕과 함께 버무려 항아리 속에 넣으면 산야초 효소가 됩니다.

소비에 길든 도시의 생활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자연으로 눈길을 돌리면 삶이 편안해지고 느긋해집니다. 온갖 소음과 공해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자녀에게도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가 있어요. 요즘은 반 농촌화 하는 추세라 몸만 건강하면 자동차로 몇 분 거리에 있는 농장이나 회사에 가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생활과 자연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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