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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성범죄의 안전지대는 없는가?

'교사의 성범죄' 관련 누리꾼 댓글에 교사인 내 얼굴이 화끈

등록|2013.04.30 14:20 수정|2013.04.30 14:20
점심을 먹고 난 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교사의 성범죄와 관련된 머리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기사내용에는 전국 초·중·고 일선 학교에서 최근 발생한 교사 성범죄 건수와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교사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은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그 놀라움이 더욱 컸다.

이 기사와 관련 누리꾼의 반응이 궁금하여 댓글 모두를 읽어 보았다. 읽어본 결과, 글 대부분이 교사를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교사 모두를 한통속으로 몰아 그런 부류로 해석한다는 것에 화나기도 했다. 한편 일부 부도덕한 교사들의 파렴치한 작태로 말없이 후세 양성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나 않을까 염려되었다.

▲ 교사의 성범죄관련 네티즌이 쓴 댓글 ⓒ 김환희


모든 성범죄자가 사회 지탄을 받는 것이 당연하나 특히 교사의 성범죄가 더 뭇매를 맞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건, 아이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교사가 성범죄의 가해자로 둔갑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아무리 교권이 추락했다 할지라도 이 정도까지 일 줄이야.

매년 교사의 성범죄가 줄지 않고 늘어나는 이유로 누리꾼들은 성범죄자에 대한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들었다. 단순한 징계(금고 미만의 벌금형, 감봉, 견책, 전보 등)만 받고 나면 다른 제약 없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성범죄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이에 학부모 단체와 누리꾼들은 교사의 성범죄를 단호하게 척결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누리꾼이 쓴 댓글 중에는 전국 초·중·고 모든 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과 여학생 학급의 담임을 여선생으로 모두 교체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교대의 경우, 남학생을 아예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리고 교육부 사이트에 성범죄 신고 란을 만들어 해당 학교를 주기적으로 자체감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울러 교사 성범죄 예방 대책으로 임용고사 시 인성에 더 비중을 둬 교사를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의 댓글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 교사를 비하하는 네티즌의 댓글 ⓒ 김환희


급변하는 우리 사회에 큰 이슈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 성으로 인한 문제들(성폭행, 성희롱, 성추행)이다. 특히 '성폭행'이 날이 갈수록 그 행위가 대담하여 학부모는 '안전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성 그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는 만큼 학교는 형식적인 성교육이 아닌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주지시켜 줄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성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을 주기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에 하나, 성 피해를 당했을 때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신고나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최소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만큼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지 않을까. 교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제 학교도 믿을 수 없는 장소로 전락한다면 어느 학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학교로 보내겠는가?

철저한 성교육이 필요한 작금, 자칫 잘못하면 저지르기 쉬운 성폭행, 성희롱, 성추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내용을 잘 모르는 학생과 교사가 선의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특히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교사 개개인 행동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모든 교사를 포함, 기간제 교사뿐만 아니라 교생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고 내실 있는 성범죄예방교육을 해 학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성교육을 지양하고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성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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