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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사장에 김종국... 노조 "김재철 체제 연장" 우려

임기 약 9개월... 김 신임사장, 김재철 전 사장과 선긋기

등록|2013.05.02 17:19 수정|2013.05.03 11:14
[기사보강: 2일 오후 6시 14분]

▲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종국 대전MBC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사장 후보 면접을 위해 방문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는 2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김종국(58) 대전 MBC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뽑았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과 MBC본부(아래 MBC노조)는 "김재철 체제 연장"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2010년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계속 되고 있는 MBC 사태 해결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5시쯤 "김종국 대전MBC 사장이 김재철 전 사장의 후임자로 선출됐다"며 "김 내정자가 과반수 찬성인 5표를 얻은 즉시 개표를 중단했기에, 전체 득표 수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문진 이사회는 신임 사장에게 MBC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이며, 지난해 파업 후유증을 빨리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MBC 주식의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 이사회와 함께 이날 곧바로 주주총회를 열어 MBC 신임 사장 절차를 마무리 했다.

김종국 신임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1982년 MBC에 입사, 정치부와 경제부를 거쳐 기획조정실장, 진주 MBC와 MBC경남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서 지역방송국 사장직을 수행한 만큼, 이번 사장 선임절차에서 '김재철 라인'으로 평가받아왔다. 이 때문에 그는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혀왔다. 방문진 결정을 두고 '예상된 결과'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 4명은  '김재철라인 - 김종국 대전MBC사장, 안광한 MBC사장'과 '비김재철라인 -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최명길 MBC보도국 유럽지사장'의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양쪽에선 각각 김종국 내정자와 구영회 전 사장이 유력 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여당 추천 이사는 6명, 야당 추천 이사는 3명으로, '김재철라인' 김종국 대전MBC사장에게 더 유리한 판세였다.

그런데 김 신임사장은 최종 면접 때 김재철 전 사장과 선긋기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방문진 이사들에게 "김재철 전 사장과는 공적 관계"라고 밝혔다. 또 "조직의 장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며 계파를 만들기보다는 조직원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저는 존경받는 리더가 되겠다"며 김 전 사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은 "노조와 대화하며 점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신임사장, 김재철 전 사장과 선긋기

하지만 MBC 노조는 "김종국 사장은 진주-창원MBC를 강제 통합해 'MBC경남'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리낌없이 수십 명을 해고·정직했으며 이를 추진력과 경영능력으로 포장했다"고 꼬집었다. 또 김 신임 사장이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지난 파업을 '노사분규'라고 표현한 점 등을 지적하며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도 말했다. 

MBC노조는 "이번 임기가 (김재철 전 사장의 남은 임기인) 9개월 남짓이지만, 단 하루 MBC 사장직을 수행하더라도 공영방송의 독립을 이룩하는 것이 김종국 사장의 소명"이라며 "김종국 신임 사장은 김재철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굳은 뜻을 세워달라"고 했다. 이어 "MBC정상화를 위한 과제"라며  ▲ '김재철 3년' 전면 감사  ▲ 무너진 공공성, 신뢰도 회복 ▲ 서울-지역 대화, 협조 체계 복구 ▲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복구 ▲ 단체협약 복원 등으로 노사관계 정상화 ▲ '파업 대체인력'에 대한 엄정한 임용 ▲ 해고자 복직, 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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