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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 훔쳐보기, 꽤 짜릿하네요

떠날 채비를 마친 겨울 철새들의 몸 단장

등록|2013.05.03 17:38 수정|2013.05.04 16:15
겨울 철새들이 대부분 떠난 오월의 첫날 철새탐조에 나섰다. 노동절에 찾아간 금강의 합강리와 대전의 갑천에 아직 떠나지 않고, 떠날 채비를 하는 새들을 남아 있었다. 용케도 나는 두 곳에서 목욕 중인 새들을 몰래 관찰할 수 있었다. 사람의 인적을 느끼지 못하게 은폐한후 새들을 관찰하는 것은 보통 사람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돌일 게다.

목욕중인 쇠오리의 모습과 깃털손질 및 기름을 바르는 모습

ⓒ 이경호


하지만 새들에 관한 나는 관음증 환자이다. 새들을 보면서 몇 시간씩 한 자리에 머무는 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취미생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나 영화관람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까?

새들을 훔쳐보는 일이 나에게는 짜릿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된다. 노동절에 나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탐조를 즐긴 것이다. 아무튼 멀리서 지켜보면서 독특한 행동이나 예상 밖의 행동을 하는 새들을 볼 때 나는 짜릿한 감정을 느낀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일광욕하듯이 목욕을 즐기는 새들은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매우 상쾌하게 느껴졌다.

대전의 갑천과 금강에서 떠날 준비를 하는 겨울 철새들은 몸단장을 하고, 깃털을 다듬으면서 개인정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개인정비시간을 가진 주말처럼 보내고 있는 새들의 목욕은 매우 긴 시간 진행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4000km~6000km를 비행하는 새들에게 이 시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개인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가는 도중 낙오되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사를 위한 철저한 준비 과정인 것이다.

새들은 매일 목욕을 하지만, 몸에 물을 적시고, 깃털을 다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다. 물 속 생활을 위해서는 깃털에 기름을 발라야 한다. 몸이 물에 젖지 않도록 하기위한 조치이다. 허리에 기름샘이 있는데, 기름이 분비되는 곳이다. 부리로 기름샘의 기름을 깃털에 바르기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면서 목욕을 즐겼다.

나른한 봄철 오후 나는 이런 목욕을 지켜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켜볼 수 있는 중요한 꺼리가 되어준 새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

홍머리오리가 깃털을 다듬는 장면

ⓒ 이경호


흰뺨검둥오리의 깃털다듬든 작면

ⓒ 이경호


청머리오리의 깃털손질!

ⓒ 이경호


▲ 깃털 손질 중인 비오리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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