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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동포 만난 박근혜, '제2의 김종훈' 기용 약속

방미 첫 일정 동포 간담회... 백남준 언급하며 창조경제 설파

등록|2013.05.06 13:44 수정|2013.05.06 15:05
"창의력과 상상력에 글로벌 감각까지 겸비한 우리 재외동포 인재들에게 고국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더 많이 열어드릴 생각이다."

장내에는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사한 제2, 제3의 김종훈 기용 가능성에 뉴욕 동포간담회 참석 인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오후 7시(미국 현지 시각)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창조경제 전파에 나섰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 대한 뉴욕 주류 동포 사회의 반감 달래기도 이날 간담회의 주요 포인트였다. 김 전 후보자는 새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뒤 CIA 자문위원 논란과 재산 논란 등이 겹쳐 자진 사퇴했다.

동포 간담회 참석 박 대통령, 드레스 코드는 한복

▲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미국 현지시각) 아스토리아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뉴욕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 환영박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에 미리 준비한 한복을 입었다. 흰색 저고리에 빨간색 고름의 한복 차림으로 뉴욕 한인 동포들 앞에선 박 대통령은 "저는 IT와 과학기술을 중심에 두고 각 산업과 문화를 융합시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미국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와 우리 기업들의 스마트폰이 만나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런 글로벌 차원의 기술 융합도 창조경제의 중요한 방향"이라며 "앞으로 창조경제가 발전해 가려면 글로벌 감각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많이 필요한데 저는 우리 재외동포 청년 인재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설명하면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 작가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비디오를 발명한 나라는 미국이고 그것을 소형화해서 가정용으로 보급시킨 나라는 일본"이라며 "하지만 집에서 녹화하고 영화 보는 일에 사용했던 비디오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낸 나라는 바로 우리 한국이다, 뉴욕에서 큰 활동을 했던 백남준 선생이 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해외시장에 도전할 기회도 크게 늘려갈 계획인데 해외 취업이나 글로벌 벤처 창업 등에 있어서 우리 동포 경제인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재외동포 인재들에게 고국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더 많이 열어드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환영사를 한 민승기 뉴욕한인회장도 김종훈 전 후보자를 언급했다. 민 회장은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 소식은 미국에 사는 동포들에게는 고국 정치권의 미주 동포에 대한 정서에 넘지 못할 벽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다"며 "박 대통령의 장관 내정은 해외동포들에 대한 정서적 차별이 없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2005년에도 북핵이 이슈였는데, 지금도..."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동포 사회의 차분한 대응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2005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뉴욕을 방문했는데 그때도 북한 핵개발이 가장 심각한 이슈였고 방미 기간 중에는 일본이 독도 도발을 해서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었다"며 "8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것 때문에 걱정이 크겠지만 우리 정부는 빈틈 없는 강력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강화하면서 단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경제와 금융시장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기업들도 투자확대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며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위협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으로 도발에 대비하면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서 남북 공동 발전의 길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동포간담회에는 손세주 뉴욕총영사·민승기 뉴욕한인회장·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김태섭 뉴욕주 하원의원·주주장 ABC 방송 앵커·석지영 하버드대 교수 등 450여 동포들이 참석했다.

강병목 전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인들이 미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고 정승진 민권센터회장은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이 이뤄질 때 동포들이 한미관계 강화와 모국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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