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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다음에서 '이석채' 악성 트윗 밀어내자"

KT, 이석채 회장 사퇴설 이어 '여론조작' 논란

등록|2013.05.07 17:08 수정|2013.05.07 17:15

▲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3월 29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IT서포터즈 7기 출범 행사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T


KT가 이석채 회장 사퇴설에 이어 '여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KT가 사내 봉사 조직인 IT 서포터즈 직원들을 동원해 포털에서 '악성트윗 밀어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7일 오후 이석채 회장 관련 멘션 '리트윗'(추천)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KT 'IT서포터즈' 직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경기북부 IT서포터즈팀 관리자인 송아무개씨는 지난 5월 초 다른 팀원에게 발송한 메시지에서 "다음 포탈에서 검색되는 '이석채' 회장님 키워드 관련 악성트윗을 밀어내기 하고자 한다"며 "금일 IT서포터즈가 올린 트윗에 Retweet(RT가 아님) 부탁드리며 정○○, 양○○, 이○○이 올린 내용을 집중 리트윗 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리트윗은 댓글을 단 RT와는 다른 부분이니 참조바란다"면서 다음 SNS 검색시 멘션 인기도를 올려 상단 노출에 유리한 '리트윗' 활용을 적극 주문하기도 했다. 실제 "오늘은 종일 DAUM(다음) 포탈에서 '이석채' 검색하여 밀리는지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지속적인 트윗 및 리트윗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IT서포터즈 "포털 다음에서 '이석채' 악성 트윗 밀어내자"

'IT서포터즈'는 남중수 KT 사장 시절이던 지난 2007년 2월 21일 만든 사내 봉사 단체로, 매년 직원 100명 정도를 선발해 노인 등 정보소외계층에게 스마트폰 등 IT 기기 활용 교육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송씨 메시지에서 실명이 언급된 정아무개씨 등 3명은 KT 본사 커뮤니케이션실 CSV(공유가치창출)단에서 IT서포터즈를 담당하는 직원들로 알려졌다.

실제 IT서포터즈 직원들은 5월 2일경 이석채 회장 관련 홍보성 멘션을 집중적으로 '리트윗'했다. "이석채 KT 회장이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하는 '2013 한국 경영자상'을 수상"(@jkw***),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5월 조찬세미나에 KT 이석채 회장을 초청(@cjm***)"처럼 IT서포터즈 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이 회장 동정을 '리트윗'했다.

또 IT서포터즈 활동과 관련된 글에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KT(회장 이석채) IT서포터즈가 앞장섭니다"(@yeo***), "KT(이석채 회장)도 wifi존 구축으로 장애인들에게 힘을 실어 드렸어요"(@muz***) 식으로 어김없이 이 회장 이름을 언급했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IT서포터즈는 IT 약자를 위한 봉사 조직이지 회사 홍보 활동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면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면 몰라도 본사 지시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명백한 여론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포털 '여론 조작'이 이뤄진 5월 초는 KT가 이석채 회장 사퇴설을 적극 진화하고 나선 시점이기도 했다. KT 커뮤니케이션실은 지난달 30일과 5월 1일 이틀에 걸쳐 기자 설명회를 열고 참여연대에서 제기한 배임 의혹을 비롯해 이 회장 신상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KT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경기북부 IT서포터즈팀) 송아무개씨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본사 CSV단에서도 그런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면서 "IT 서포터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했을 수는 있어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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