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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박 대통령에게 'V'자 그린 이유는?

두 정상 10분간 통역 없이 산책... 오바마 "아이들이 '강남스타일' 가르쳐줘"

등록|2013.05.08 09:51 수정|2013.05.08 09:51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열린 오찬회담 전에 통역 없이 단 둘이 걸으면서 대화를 나눴다. ⓒ White House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름 중 '버락'이 스와힐리어로 축복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이름 중 '혜'도 영어로 '블레싱'(축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이름부터가 공유하는 게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손가락 두 개로 브이(V)를 그려보였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 7일(현지시각), 백악관 캐비넷룸(각료회의실)에 마련된 오찬회담 테이블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배석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난 것 같지 않게 친숙했고 회담 분위기도 따뜻했다"고 전했다.

오찬회담 시간도 당초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박 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장에도 10분 정도 늦게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도 파격을 선보였다. 정상회담을 마친 후 오찬 참석 전까지 약 10여 분간 박 대통령과 단 둘이,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눈 것이다. 이날 워싱턴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두 정상은 백악관 로즈가든 복도를 따라 걸으면서 대화를 나눴다. 예정에 없던 산책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것이었다. 윤병세 장관은 "두 정상이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초반,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미 행정부 내에 박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이 많다"는 덕담도 건넸다.

두 정상의 대화 역시 가수 싸이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았다. 정상회담과 오찬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 한류에 매료당하고 있다"며 "제 아이들이 저에게 '강남 스타일'을 가르쳐 주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미소로 답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글도 사용했다. 한미동맹 60주년을 언급하면서 '환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는 (한미상호)방위조약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며 "한국에서는 60세라는 것이 생명과 장수를 기념하는 '환갑'이라는 특별한 날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 전통 무늬 칠기 제품을 선물로 전달했고, 김치 만들기를 좋아하는 부인 미셀 오바마에게는 요리책과 한국의 반상 식기 세트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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