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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툭하고 치니 억하고 신고했다?" 비난

기자회견 두고 인터넷 시끌시끌... "윤창중, 불 끄려다 불 지폈다"

등록|2013.05.11 18:06 수정|2013.05.11 18:06
"30분 화기애애하게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쳤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벌어진 '성추행 의혹' 사건을 전면 부인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그는 또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이드에게 상처 입혔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 상황을 물어보지도 않고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알몸이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얼떨결에 속옷 차림"이라고 했다.

결국 자신은 허리만 툭쳤을 뿐,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DrPyo)는 "성범죄 혐의받는 용의자가 흔히 자기 합리화 위해 행하지만 절대 해서는 안될 짓 - 피해자에 대한 비방, 폄하 (고대 의대생 성추행사건이 대표적). 윤창중, 본인 원래 주장 '미국에서 조사 다 받으려했다' 대로 미국 가서 경찰 수사 받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히 일부 성범죄 혐의사건에서 소위 '꽃뱀' 허위 신고 고소 경우 있지만 차분히 대응하면 수사 과정에서 진술 모순 드러나 혐의 벗겨지고 되레 무고죄 등 적용됨. 이 경우 혐의자가 피해자 공격 비방하는 예 거의 없음"이라며 윤 전 대변인 해명을 비판했다. 탁현민 성균관대 겸임교수(@tak0518)는 "윤창중 기자회견을 봤다, 난 이제 그냥 슬퍼서 진짜 눈물이 나려한다"고 탄식했다.

특히 "허리를 툭쳤다"는 해명에 대해 트워터리안 @patt******는 "윤창중 '허리를 툭 하고 쳤더니 성추행이라더라'... 1987년 대공분실로 끌려간 박종철 고문사건에 대한 치안본부장의 발표 '책상을 탁 하고 쳤더니 억하고 쓰러졌다'... 같아도 너무 똑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Gre*****도 "방금 윤창중의 기자회견은 예전 87년 박종철 고문치사 당시 경찰의 말인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요... '툭하고 쳤을 뿐인데 억하고 신고했다'고 말하고 싶겠죠... 그러신 분이 도망치듯 한국에 온 건 뭐라봐야 하는게요?!"라고 따져 물었다.

이 트위터리안 언급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지난 1987년 1월 14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회장이던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을 받다가 숨졌다.

박종철씨 죽음은 영원히 묻힐 뻔하다가 <중앙일보> 신성호 기자가 한 검찰 간부가 "경찰, 큰일 났어"라고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서 단서를 잡고 1월14일 '경찰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2단 기사를 내보내면서 알려졌다. 그런데 다음날 당시 치안 본부장 강민창은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6.10항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cool******는 "얼떨결에 속옷 차림"이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윤창중이 직접 인정한 사실만 가지고 봐도, 20대 초반의 '여'직원을 호텔방으로 호출했는데, 부득이 샤워를 한 뒤였기 때문에 팬티차림으로 대면했다는 것인데, 전혀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 이제 한국 잘 나가는 보수집단 사이에 팬티차림 외출이 늘겠네"라고 꼬집었다.

@mark******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잠정폐쇄를 두고, "북한에 투자할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고 한 말을 빗대 "윤창중 있는 나라에 어떤 외국인이 투자하겠나, 윤창중 보다 더한놈들 새누리엔 차고 넘친다"면서 "이런 X을 그렇게 반대를 해도 끝까지 임명하는 대통령이 있다는게 더 큰 문제다"며 박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귀국을 두고 이남기 홍보수석와 윤창중 전 대변인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이 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이 홍보수석이 귀국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일부 언론에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서 귀국 권유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홍보수석과 전 대변인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진실공방에 대해 @patr*****는 "윤창중, 이남기 홍보수석 지시로 귀국했다고 주장. 이남기, 즉시 부인. 혼자 죽지 않겠다?"고 비꼬았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Park_Youngsun)도 "윤창중기자회견/ 홍보수석이 귀국종용?... 그렇다면 청와대가 사실인지... 어제하루 청와대가 거짓말?... 청와대 도피방조?.. .점점 접입가경이네요"이라고 질타했다.

민변 이재화 변호사(@jhohmylaw) 역시 "윤창중이 불을 끄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지만 불을 지폈다, 윤창중은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종용했다고 말했다"면서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성추행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윤창중을 도피시킨 것이다, 이제 개인 윤창중 사건을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bulk*****는 "'이남기가 귀국하라 했다' 주장에 이남기 '윤창중 귀국 종용한적 없다' 바로 반박 - 이제 아예 박바라기 충견들끼리 서로 물어뜯는군요, CNN까지 중계하는 국제적 스캔들 앞에 이런 추태라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에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는 것모자라 귀국 사유를 두고 홍보수석과 성추행 당사자가 진실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 국격이 천길 낭떠러지 떨어지고 있어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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