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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치는 나의 원동력이 된 오월의 북소리"

옆에서 본 거리 풍물굿

등록|2013.05.19 14:27 수정|2013.05.19 14:27

5.18나무제작에 여념의 없는 오월 풍물단원들 ⓒ 문운주


"33주년이란다. 풍물을 치는 나의 원동력이 된 오월의 북소리, 나의 밑심. 나는 지금 오월을 찾아 발걸음하는 이들을 맞이할 오월의 나무 설치중이다. 지금이 참 좋다. 내가 참 좋다."

페이스북을 통해 오월 풍물 단장인 신숙자님의 글을 접하지 않았다면 나는 금남로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르고 일상에 바쁘다 보니 나 아닌 젊은 사람들이 하는 기념식으로만 생각했으니까.

오월 영령을 위한 거리 풍물굿이 십칠일 오후부터 금남로 등에서 열렸다. 오월 풍물단에서 공연한 거리 풍물굿은  '한풀이 5월나무 심기, 오월 영령 굿, 평화 기원 길놀이, 통일 기원 합굿, 해방난장' 등으로 펼쳐졌다.

영령굿5월의 나무주위에서 영령굿을 펼치고 있는 오월풍물단 ⓒ 문운주


한풀이 5월나무 심기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광주시민의 '한'을 형상화 한 것으로 이곳에서 벌인 당산굿은 영령을 달래기 위한 '한풀이'이다. 미완의 민주주의는 가신님 뿐 아니라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광주시민 모두의 '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원지를 걸고 있는 학생들5월의 나무에 각자의 소원을 담은 소원지를 걸고 있다. ⓒ 문운주


소원지 및 5월의 꽃 걸기 행사 또한 자신에 대한 광주정신의 다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월의 나무에는 학생, 유치원생, 시민 등에 의해 순식간에 소망을 담은 소원지가 가뜩 걸렸다. 그리고 5월의 꽃인 흰 꽃(5월 영령을 상징)과 붉은 꽃(피를 상징)이 나뭇가지를 뒤덮었다.

거리굿평화를 위한 행진이다. 힘찬 걸음걸음 마다 용솟음 치는 힘. 정령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 문운주


평화 기원 길놀이는 거리를 지나며 벌인 거리굿이다. 가톨릭 센터를 출발하여 광주 천변을 거쳐 대신증권 사거리에서 전남대 출발 팀과 합류했다. 시민들의 환호와 참여 속에 함께 벌인 굿판은 평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의 평화는 국태민안일 수 있지만 보다 더 나아가 세계인의 평화, 인류의 평화이다.

통일 합굿전국에서 모인 풍물단, 시민, 학생, 조동자 들이 굿을 벌이고 있다. ⓒ 문운주


한편, 통일 기원 합굿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아 펼치는 굿이다. 남북관계가 해법이 없는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통일을 기원하는 합굿은 진정한 의미의 광주정신인 평화통일을 위한 굿이었다.

거리굿을 함께 하면서 도청 앞 분수대에 모였던 대부분의 시민들이 비록 침묵하고 있지만 가슴속에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극기를 손에 들고 앞장서는 사람이나 북과 꽹과리를 치는 풍물패, 뒤따르는 시민들…….

5.18 민중항쟁을 왜곡 시켜려 하는 일부 세력, 방조하는 기관 등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단순한 광주만의 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풍물을 치는 나의 원동력이 된 오월의 북소리."

우리 모두의 절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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