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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원내대표 전병헌 "호랑이 눈처럼 정부·여당 견제"

68표 얻어 56표 얻은 우윤근 눌러..."안철수와 협력적 동반자 관계"

등록|2013.05.15 11:14 수정|2013.05.15 18:18

▲ 15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꽃다발을 받아들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15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김한길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 남소연


[최종신 : 오후 5시 10분]

"호랑이의 부릅 뜬 눈처럼 정부·여당을 견제하라며 국민이 제1야당에게 준 의미와 책임을 완수하도록 노력하겠다. 분명한 존재감으로 선명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의 일성이다. 15일 오전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가 된 그는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회기마다 민주당이 얼마만큼 성과를 거뒀는지 국민에게 보고 국민 앞에 책임지는 민주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명한 민주당은, 정부 여당 뒷다리 잡는 게 아니라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나면 결기와 기백을 갖고 견제하고, 국민 상식에 맞는 일을 하면 깔끔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6월 국회를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겠다"며 독점규제에 관한 법, 가맹사업자법, 하도급 거래법, 대규모유통업 공정화법, 특정금융거래정보보고·이용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당 밖에서 안 의원과 민주당이 경쟁관계일지 모르지만, 국회 내에서는 경쟁보다는 협력할 게 더 많다"며 "원내 관계에서 안 의원과는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이 가진 생각과 정책의 실현은 민주당의 협력과 지원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며 "정책적 과제나 입법 활동과 관련, 민주당과 (안 의원의) 가치와 방향이 같을 수밖에 없으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창중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단순히 청와대 문제가 아니라 국격과 국익이 연결된 문제로, 과도하게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사건 전모가 밝혀지는지에 따라 문책 요구나 추가적인 조사 요구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하루 전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전 의원은 "처음부터 국정조사나 청문회처럼 세게 몰고 가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임 원내대표가 주장한 '윤창중 청문회' 등은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한 야당' 택한 민주당

한편, 전 원내대표의 승리에는 친노에 대한 반감과 '강한 야당'을 주장한 전 의원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전 의원(47표)은 우 의원(50표)에게 3표 차로 뒤졌다. 3위인 김동철 의원은 27표를 기록했다. 이어진 결선투표에서 전 의원은 68표를 얻어 56표를 얻은 우 의원을 12표 차로 꺾고 당선됐다. 즉, 1차 투표에서 27표를 얻은 김동철 의원 지지표가 전 의원에게 대거 쏠린 것.

당초 '호남 원내대표'론에 힘입어, 김 의원의 표가 같은 호남 출신인 우 의원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 의원에게 표를 던진 손학규계 의원들과 비주류 의원들이 전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2위 우윤근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제 막 출범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전 의원의 호소도 유효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출신 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됨에 따라 새로이 선출한 민주당 지도부에는 호남 인사가 한 명도 없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호남민심을 잡는 것이 민주당의 또 하나의 중대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민주전선' 기자, 원내사령탑 접수
 제 1야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3선, 서울 동작 갑)은 평민당 당료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과는 입당 동기로 두 의원은 당보인 <민주전선> 기자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 국정상황실장, 국정홍보처 차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17대 총선에서 동작 갑에 당선된 이래 18,19대 연달아 뱃지를 거머쥐었다. 17대 국회에서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대변인을 거쳤다. 18대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민주당 간사로서 미디어법 반대에 앞장섰다.

더불어,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아 '3+1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 + 반값등록금) 복지정책'을 당론으로 세워 민주당 정책을 구체화 시켰다.

▲충남 홍성(55) ▲휘문고, 고려대 정외과 ▲민주당 조직국장 ▲청와대 정무비서관·국정상황실장▲국정홍보처 차장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 ▲17·18·19대 의원(서울 동작갑)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대변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정책위의장


[3신 보강 : 15일 낮 12시 50분]

민주당은 '강한 야당'을 선택했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 갑)이 선출됐다. 15일 오전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68표를 얻은 전병헌 의원은 56표를 얻은 우윤근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을 이끌어 가게 된 전병헌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소감에서 "나를 선택해준 건 엄중한 위기에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으로 함께 나가자는 결의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최고의 자산인 127명 의원의 역량을 한 데 모아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임기가 금년 말까지라는 각오로 민주당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며 "127명 의원을 앞세워 뒤에서 철저하게 밀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그 스스로도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듯, 선출이 확정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득표 수 결과 발표가 나오자 몇몇 의원들도 "우와"라고 외쳤다. 한 당직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2차 결선투표 진행 시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김동철 의원의 표가 같은 호남 지역 의원인 우 의원에게 쏠릴 것이라 예상됐으나 결과는 이와 달랐던 것. 결국,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여당과 청와대를 함께 상대해 내야 할 맞수로 '강하고 선명한 야당'을 전면에 내세운 전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의원은 경선장을 빠져나가며 "민주당은 역시 개혁을 택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당의 지도부가 모두 서울 출신으로 꾸려지게 됐다. 현재 5.4 전대에서 뽑힌 지도부 중에서도 호남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앞으로 당 대표가 지명하게 될 최고위원에 호남 지역구 의원을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내에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 15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은 우윤근 의원을 끌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 남소연


[2신: 15일 오전 11시 34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전병헌·우윤근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1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전병헌 의원은 47표, 김동철 의원 27표, 우윤근 의원은 50표를 얻었다. 그러나 한 후보가 과반의 표를 얻지 못해 2차 투표에 돌입했고, 전병헌, 우윤근 의원을 두고 2차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이날 투표에는 민주당 의원 127명 가운데 이해찬·김기식 의원이 불참, 12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이 기권했다.

[1신: 15일 오전 11시 5분]

지방선거 직전까지 원내 상황을 이끌 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선출된다. 새누리당도 이날 오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 여야가 함께 새 출발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3선인 전병헌·김동철·우윤근(기호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세균 상임고문계로 불리는 전병헌(서울 동작구갑) 의원,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비주류계인 김동철(광주 광산 갑) 의원이 각축전를 벌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국회 본청 246호 앞은 회의 시작부터 부산했다. 세 명의 후보자들은 10분 전에 도착해 나란히 서서 '유권자'인 의원들을 맞았다. 이들이 나란히 서있자 의원들은 다른 문으로 입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 의원은 "형님들이 여기 서 있으니 부담스러워서 저리로 간다"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세 명의 후보자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된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강한 야당' 전병헌, '품위 있는 야당' 우윤근, '광주 민심' 김동철

먼저 연설에 나선 "원내대표 재수생" 전병헌 의원은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존재감·유능하고 선명한 민주당이 필요하다, 즉 이 위기를 돌파할 강한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선명한 정책, 치밀한 전략, 이기는 협상력으로 달라진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민생 의제 대응에 속도 있는 민주당, 의총이 살아있는 민주당, 양보는 거의 없는 기백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 내부 경선과 대선 패배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보듬기 위해 '힐링 워크숍'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전 의원은 "약속 지키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가계부채 청문회·가습기 청문회·가맹점 청문회' 및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관철을 내걸었다. 그는 "민주당 60년 역사는 우리에게 정면돌파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위기의 민주당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우윤근 의원은 민주당이 입은 상처 치유를 먼저 내걸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우리 간의 불신의 벽이 자리잡고 있다"며 "서로 치유하고 화해하고 하나가 되기 전에는 나아가기가 힘들어 오만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싸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한 선명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화합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야당, 선명한 야당'을 강조한 전 의원과 차별화를 꾀하듯 우 의원은 "과거에는 투쟁하고 반대, 비난했지만 한계가 있다"며 "네거티브가 아닌 생산적인 야당, 좋은 정책과 법안을 마련하는 품위있는 야당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사업법 6월 통과, 남북관계 정상화, 권력 구조 개편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을 내걸었다. 우 의원은 "법사위 위원장을 지내며 단 한 번도 표결 처리 안 하고 합의처리했다, 투쟁하고 협상했다"며 "싸우는 데 멈추지말고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설을 한 이는 김동철 의원이다. 그는 "우리만이 옳다 했던 확신은 패권주의가 되고, 국민에게는 오만하고 불안해 믿을 수 없는 정당으로 비치게 했다"며 "문제의 근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김성근 의원의 민심분리, 문희상 의원의 무신불립·화이부동 정신이 필요하다"며 "당 내에서 계파를 청산하면 당 밖에서는 마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당장 5개월 뒤로 닥쳐온 10월 재보선이 민주당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고민거리가 독자정치세력을 꾀하는 안철수 세력"이라며 "광주에서 안철수 세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데,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크게 드러내고 광주 시민에게 민주당이 뼈를깎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그가 나서 '광주 민심'을 잡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는 "127명 의원이 180명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1년 내내 소통하면서 의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명 후보자의 연설을 끝으로 의원들은 곧장 투표에 돌입했다. 1차 투표에서 의원 전체(127명)의 과반(64명)을 넘는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만을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결선투표에 호남을 기반으로 둔 김동철·우윤근 의원 중 한 명이 오르게 될 시, '자연스러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4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 인사가 한 명도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선 투표에 두 후보 중 한 명만 진출하게 되면 '호남 원내대표'론에 힘입어 사실상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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