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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농사는 정말 처음 보네요"

귀농을 꿈구는 사람들의 해땅물 자연농장 견학

등록|2013.05.20 11:50 수정|2013.05.20 11:50
5월 10일, 작렬하는 햇볕이 내려 쪼이는 늦은 오후. 뻐꾸기 소리와 꿩, 산비둘기 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백석리에 소재한 <해땅물 자연농장>에 관광버스 한 대가 멈춰섰다.

버스에는 화성군에서 귀농을 꿈꾸는 20여명의 귀농교육생들이 타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교육생들은 무성한 잡초 속에서 자라고 있는 농작물을 보더니 모두가 입을 벌리며 놀랐다.

▲ 잡초 속에서 싱싱하게 자라나고 있는 브로콜리 ⓒ 최오균


"세상에… 풀 속에서 브로콜리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요!"
"이런 농사는 정말 처음 보네요!"
"어떻게 잡초 속에서 농작물이 이렇게 싱싱하게 자라지요?"

미산면자치센터에서 홍려석 선생님으로부터 '자연농사'에 대해서 강의를 들을 때 교육생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밭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도 전혀 주지 않고, 풀도 뽑지 않고 농사를 짓다니,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현장을 방문해 잡초 속에서 싱싱하게 자라나는 농작물을 바라본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농장에는 60여 가지의 채소가 다양한 풀과 함께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귀농을 꿈꾸고 있는 화성군 귀농교육생들이 해땅물 자연농장을 방문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 최오균


"이렇게 많은 여러 가지 작물을 어떻게 배치하지요?"
"혼작을 하는 거지요. 1m 이내로 이랑을 만들고 이랑 사이에는 30~50cm의 고랑을 만듭니다. 그래야 배수도 잘 되고 작업을 하기가 편리합니다. 그리고 두둑에 높낮이가 다른 작은 이랑을 여러 개 만듭니다. 높은 이랑에는 물을 싫어하는 토마토나 고추 같은 작물을 심고, 낮은 이랑에는 비교적 물을 좋아하는 당근, 배추, 상추 등을 심어서 농사 시기에 따라 혼작을 하는 겁니다."

"그럼 수확기가 모두 다르겠군요."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합니다. 수확을 할 때 쯤 다른 작물을 이어서 심을 수가 있지요. 그러나 농기계를 사용하여 한 품종을 대량으로 짓는 농사는 이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이 밭은 정말 갈지 않나요?"
"한 번 만들어 놓은 이랑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작물이 클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을 조성해주며 자라나는 풀만 적당하게 베어내서 풀 사이에 놓아두면 됩니다."

▲ 견학을 온 귀농교육생들에게 '자연농사'를 설명하고 있는 홍려석씨 ⓒ 최오균


교육생들은 홍려석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자연농사에 대해서 조금씩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지간한 인내와 근성, 그리고 기다림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수군거렸다.

"나도 귀촌을 해서 농사를 짓는다면 이런 농사를 짓고 싶은데…."
"허지만 너무 어렵지 않소? 허구한 날 잡초를 베어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더구나 땅이 제대로 되려면 5~6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
"자연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이랑과 고랑을 만드는 방법은 꼭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요."

교육생들은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연농사를 짓는 게 어렵겠지만, 은퇴 후 귀촌을 하여 취미와 건강을 위하여 자급자족을 할 정도의 규모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잡초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보리를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는 귀농교육생들 ⓒ 최오균


그들은 귀농 시에 부딪히는 실질적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농산물을 주로 어디에 판매 하느냐, 어떤 작물을 골라야 하며, 논밭을 어떻게 임차를 하였으며, 개간을 어떻게 하였느냐, 집은 어떻게 마련하였느냐, 이모작을 할 수 있느냐 등….

홍 선생님은 귀농은 어지간한 굳은 결심과 인내심 없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처음 3~4년은 수입을 거의 기대할 수 없고, 주민들과 갈등, 농지구입이나 임대도 결코 쉽지가 않지만, 무엇보다도 가정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생활에 여유가 있어 귀촌을 하는 것은 권유할 만한 일이지만, 생계를 목적으로 귀농한다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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