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베저장소 누리집 메인화면 갈무리 ⓒ 일베저장소
"5.18은 폭동", "5.18 북한특수부대 침투", "애미야 홍어 좀 밖에 널어라", "'운지'-노무현 대통령 서거 비하 뜻"
극우성향 <일베저장소>에 올라오는 글이다. 지난 14일에는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씨가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출연해 "시크릿은 개성을 존중한다. '민주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여기서 '민주화'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개념이 아니라 일베 누리꾼들 사이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소수를 집단으로 폭행, 언어폭력을 하는 행위 등으로 쓰이는 은어다.
결국 전효성씨는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고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한 점 반성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는 사과를 트위터를 통해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제33주년 5.18민중항쟁을 앞두고 일베는 도를 넘는 글을 쏟아냈다. 5.18 당시 학살사진을 "으따 홈쇼핑 매진이라 택배기사들이 바쁘당께요!!", "배달될 홍어들 포장완료 된 거 보소", "5월 18일 주말을 맞아 광주 수산시장을 찾은 많은 주민들이 진열돼 있는 홍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는 참아 입에 담을 수 없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돌아가신 계엄군을 위해 묵념하자", "전땅끄(전두환 전 대통령)께서 폭도들을 밀어 버리셨다"고해 오히려 학살자들을 칭송하는 글까지 적었다.
▲ 5.18학살자 사진으로 5.18민중항쟁을 모독하고 폄훼한 일베 ⓒ 일베저장소
이 같은 일이 일어나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어떤 누리꾼은 '일베'를 일본 극우 총리 아베 신조 이름에 빗대 "'일'본의 아'베'"라며 맹비난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patriamea)에 "일베의 활동은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섰다.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같으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물론이고 증오범죄로 바로 처벌받았을 것이다. 수사기관은 물론 여야 정치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역시 "일베 아이들아. 너희들은 그게 재미있니? 사람 죽이는 거, 그게 그렇게도 좋냐? 너희들, 삼청교육대가 뭔지는 아니? 읽어 봐라. 너희들이 인두껍을 쓰고 그런 짓 해도 되는지"라고 맹비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베와 성향이 반대인 <오늘의 유머>에는 지난 1월 12일 '일베 폐쇄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제안합니다'는 글에 올라왔다. 일베 폐쇄를 주장한 이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대 버튼이 '민주화'인 커뮤니티는 일베밖에 없다 ▲일베엔 여성과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언어폭력이 넘쳐난다. ▲일베는 지역주의와 극우 사상을 조장 ▲일베유저들은 뭉침으로써 힘을 얻는다 따위였다.
그럼 일베를 폐쇄하면 정말 5.18민중항쟁을 모독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운지'로 표현하고, '민주화'를 본래 뜻과 정반대 의미로 쓰고, 언어폭력을 자행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일베를 폐쇄하면 제2, 제3의 일베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이 인터넷 공간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에게 재갈을 물렸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MB정권을 비판했다. 전두환 정권 이후 가장 권위주의 정권인 MB정권도 인터넷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했다. 당시 많은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분노했다.
물론 일베에 올라오는 글은 표현의 자유를 넘은 글들이 많다. 하지만 모든 글이 다 표현자유를 넘은 것은 아니다. 간혹 일베를 비판하는 글이 있다. 표현의 자유를 넘은 글은 당사자들이 법적인 책임을 묻고, 지금처럼 일베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으로 충분하다. 일베가 도를 넘는 글들을 계속 올리면 스스로 문닫게 만들어야지 강제 폐쇄는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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