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빌미로 노조 불인정하고 대화 거부"
울산지역 4개 야당 대표들, 레미콘 농성장 방문해 지지 발언
▲ 울산지역 야 4당 대표들이 22일 오후 2시 울산 남구 매암동 한라엔컴 울산공장의 시멘트 사일로(창고) 고공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지역 야 4당 대표와 당직자들이 22일 울산 남구 매암동 한라엔컴 울산공장의 시멘트 사일로(창고) 앞에 모였다.
이곳은 지난 20일 새벽부터 울산건설기계노조 김낙욱 지부장과 오명환 부지부장이 35m 창고위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곳이다. 레미콘노조 장동기 분회장과 조창호 교육선전부장도 같은 시간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의 대원레미콘 언양공장에서 역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야 4당 대표는 농성 창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미콘 회사 측은 즉각 교섭에 응해야 한다"며 "관급공사로 연관이 있는 울산시와 박맹우 울산시장도 즉각 중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울산 야 4당 대표 파업 중인 레미콘 노동자와 면담
22일 오후 1시 30분즘 현장에 도착한 야 4당은 기자회견에 앞서 농성장 밑에서 농성중인 레미콘 노동자들과 만나 그들의 사정을 경청했다. 이들은 오늘로 52일째 파업 중이지만 울산지역 16개 레미콘 회사 중 상당수 회사들은 여전히 노조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레미콘 노동자들은 야 4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하루 14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지만 10년 가까이 임대료는 제자리걸음"이라며 "심지어 회사 사정을 핑계로 40% 가까이 삭감 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야 4당 대표는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슈퍼 갑의 위치에 있는 레미콘 회사 측은 이들에게 정당한 노동대가를 지불하기는커녕 단 한 번의 운송을 위해 3~4시간 이상씩 무급으로 야간대기를 시키는 반인권적인 일도 당연시 해 왔다"며 "민주당, 진보신당,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울산 야 4당은 노동자들을 위험한 고공농성에까지 이르게 한 현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레미콘 회사 측은 그동안 특수고용직을 빌미로 대다수 레미콘 노동자가 가입한 노조를 인정하기는커녕 대화조차 거부해 왔다"며 "그러나 지난 7일 대법원은 특수고용직인 화물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고, 국가인권위와 국회입법조사처도 '특수고용직의 노동권 일부 보장을 통해 사업주의 우월성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지역의 다른 건설사들은 지난 8년여 간 울산건설기계지부와 교섭과 단체협약을 맺어오고 있지만 유독 레미콘 회사 측만 해태하고 있다"며 "레미콘 사측은 노동자성 시비와 노조법 적용여부를 악용해 정당한 노동조합결사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미 절대다수가 가입한 노조를 부정하는 아집을 버리고, 정상적인 교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는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 4당 대표는 또 "슈퍼 갑의 위치에 있는 레미콘 회사 측은 법에서 권장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 대신 강요로 작성된 도급계약서를 적용했는데, 이는 노예계약서나 다름없다"며 "레미콘 노동자들의 요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므로 울산 야4당은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생존권적인 요구를 레미콘 회사 측이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야 4당 대표 "울산시와 박맹우 시장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울산 야 4당 대표는 "울산시와 박맹우 시장도 현 사태를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관급공사에서 레미콘 회사들의 불법적인 행위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묵과해 왔고, 특히 파업이 50일이 넘어선 현재까지 어떠한 적극적인 해결의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5년 건설플랜트노조 파업 때, 사회적합의 기구를 구성하고 중재에 나선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라며 "마지막 임기를 1년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레임덕에 빠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야당들은 "필요하다면 각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통해 국회에서도 이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할 것"이라며 "어제(21일) 지역 갈등현안에 적극 공조하기로 결의했는데, 이는 거대 여당의 외면으로 시민으로서의 권리조차 소외받고 차별받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야 4당 대표는 이어 "레미콘 파업을 필두로, 현대차 비정규노동자 철탑농성, 학교비정규직, 대형유통회사의 골목상권 붕괴, 반구대암각화 문제 등 울산시민의 민생을 위협하는 지역 현안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4당이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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