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순의 '심상(心象)의 산은 우리 모두의 산이기도 합니다. 모든 생명이 태어나는 대지, 그 대지를 이루는 산, 우리는 그 산 아래에서 태어나고, 산의 기운을 받으며 자라고 살다가 몰합니다. 산은 어머니의 너른 품입니다. ⓒ 이안수
거대한 산이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짙은 청색의 산은 고요하되 육중했습니다.
기개 있는 사나이 모습의 산들은 마치 비행기 위에서 내려다 본 장대한 천산산맥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찬찬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 산들을 만났었습니다. 그것은 태산(泰山, 타이산, Mount Ta)이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여름 태산의 일출을 보기위해 태산의 산정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 '둥둥둥' 마치 큰 북을 치는 소리로 문을 두드리는 호텔직원의 기상소리에 눈을 비비고 나와 산마루를 향해 새벽을 올랐습니다.
요요한 달빛 아래 태산은 높고 긴 닭울음소리에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태산이 바로 짙은 청색이었습니다. 깊고 미묘했으며, 야릇하고 고혹(蠱惑)했습니다.
그날 새벽의 태산이 바로 제 눈앞에 다시 펼쳐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산은 김인순의 산이었습니다.
김인순은 청색만의 계조(階調, gradation)로 산을 캔버스로 옮겼습니다.
▲ 자연의 심상을 도구삼아 캔버스로 사유하는 김인순작가 ⓒ 이안수
이 산은 실재하는 산이 아닙니다. 화가가 이 땅에서 태어나고 숨 쉬고 노닐었던 마음 속의 산입니다.
김인순 초대전 |
"자연의 리듬" 기간 | 2013년 5월24일(금) _ 6월25일(화) 장소 | 갤러리더차이 문의 | 031_942_5429 |
'김인순의 산'이되 우리 모두의 산인 것이지요.
갤러리더차이의 '김인순 초대전'에서 그 깊고 푸른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운에 홀리는 오묘한 시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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