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일요일에도 공사... 85세 할머니 병원 후송
공사 재개 1주일만에 16명 쓰러져... 한국전력 "공사 중단은 사실무근" 밝혀
[기사수정 : 26일 오후 4시]
밀양 송전탑 공사 저지에 나섰던 85살 할머니가 탈진해 쓰러져 헬기를 통해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일요일인 26일에도 공사를 벌이고 있는 속에, 밀양시 상동면 도곡리 109철탑 공사현장에서 최호금(85·고답리) 할머니가 탈진해 쓰러졌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이날 오전 5시께 집을 나섰으며, 마을 입구에서 2시간 가량 걸어서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대책위는 연로한 최 할머니가 더운 날씨 속에 산길을 걷다가 탈진한 것으로 보고있다.
밀양송전탑대책위 곽빛나 활동가는 "최 할머니는 쓰러진 뒤 9시30분께 헬기로 병원에 후송되었다"며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말에도 투입되어 공사를 벌이는 속에, 주민들도 계속 공사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일부터 밀양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공사재개 첫날부터 25일까지 15명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쓰러지거나 병원에 후송된 가운데, 공사재개 일주일을 맞은 이날 1명이 추가됐다.
25일 현재 6명이 밀양과 부산의 병원에 입원해 계속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주민들은 퇴원해 다시 농성에 가담하고 있다. 26일 최 할머니가 다시 병원 후송되면서 입원 치료 중인 주민은 7명으로 늘었다.
한국전력은 주말에도 현장 8곳(단장면 4, 상동면 3, 부북면 1)에서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계속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는 경찰병력은 배치되지 않았고, 한국전력 직원 90여명이 투입되었다. 경찰 병력이 송전탑 공사장 인근에 배치된 것은 이번에 공사가 재개되면서 부터다.
주말에 경찰병력이 배치되지 않자 일부 언론에서는 '공사 중단'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한국전력측은 "주말에 경찰병력이 철수한 상태에서 주민과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공사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은 26일 "밀양 송전선로 공사현장에 160여명의 주민안전담당 한전직원과 30여명의 한전 119재난구조단, 의사 등 의료진을 투입하여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시행중에 있다"며 한국전력에서 용역을 투입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단 1명의 용역인력 없이 100% 한전직원들로 구성된 인력이 현장에서 주민친화적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질서를 유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촛불문화제, '주민 위문 공연'으로 변경하기로
한편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25~26일 사이 전국 각지에서 시민 200여명이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으로 와 주민들의 투쟁을 지원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매주 수요일 밀양 영남루 앞에서 열던 촛불문화제를 앞으로 한 달 동안 '주민 위문 공연'으로 변경해 각 마을을 찾아가 진행하기로 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에서 공사 강행 이후 어르신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영남루로 나오시기 어려우신 어르신들을 위해 면별로 직접 찾아가 위문공연을 해드리고자 형식이나 내용을 조금 변경했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오후 7시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회관에서 105회 촛불집회, 6월 8일 밀양시 상동면 금산리 상동역 앞에서 106회 촛불집회, 15일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동화전마을회관에서 107회 촛불집회, 22일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농성장 앞에서 108회 촛불집회를 연다.
조계종 환경위 "전문가 협의체 구성해야"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25일 한국전력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이치우 할아버지의 분신자살에 이어 드디어 대다수가 노인들인 지역주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현장을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는 등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위는 "무엇보다 지난 2005년 송전선로가 계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한전은 과연 무엇을 하였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한전은 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충분한 협의와 대화를 통해 적극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이고, 시위 장소가 산속인데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등 여건이 열악하므로 충분한 대화와 검토 하에 원만하게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위는 "정부와 한전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주민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과 "지역주민의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이므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합의할 때까지라도 잠정 중단할 것"과 "정부와 한전 등과 주민대표와 시민환경단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여 원만하게 적극 해결할 것"을 제시했다.
국회 에너지소위 '전문가 협의체' 구성할 듯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소위원회(위원장 조경태, 아래 '에너지소위')는 밀양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에너지소위는 지난 24일에 이어 오는 29일 다시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지난 24일 회의에는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등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송전선로의 지중화 논의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국전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경태 의원은 "주민들이 주장해온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협의체는 정부 추천 인사 3명, 밀양 주민대책위 추천 3명, 국회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에너지소위는 오는 29일 오전 회의를 열어 최종 중재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함께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전력은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별도로 공사는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밀양 주민들이 천주교와 반핵단체에 세뇌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변준연 한국전력 부사장이 24일 사표를 제출했다. 변 부사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단체들은 변 부사장의 사퇴와 한국전력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 저지에 나섰던 85살 할머니가 탈진해 쓰러져 헬기를 통해 병원에 후송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일요일인 26일에도 공사를 벌이고 있는 속에, 밀양시 상동면 도곡리 109철탑 공사현장에서 최호금(85·고답리) 할머니가 탈진해 쓰러졌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이날 오전 5시께 집을 나섰으며, 마을 입구에서 2시간 가량 걸어서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대책위는 연로한 최 할머니가 더운 날씨 속에 산길을 걷다가 탈진한 것으로 보고있다.
▲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사흘째인 22일 주민들이 쓰러지자 헬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 곽빛나
한국전력은 지난 20일부터 밀양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공사재개 첫날부터 25일까지 15명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쓰러지거나 병원에 후송된 가운데, 공사재개 일주일을 맞은 이날 1명이 추가됐다.
25일 현재 6명이 밀양과 부산의 병원에 입원해 계속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주민들은 퇴원해 다시 농성에 가담하고 있다. 26일 최 할머니가 다시 병원 후송되면서 입원 치료 중인 주민은 7명으로 늘었다.
한국전력은 주말에도 현장 8곳(단장면 4, 상동면 3, 부북면 1)에서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계속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는 경찰병력은 배치되지 않았고, 한국전력 직원 90여명이 투입되었다. 경찰 병력이 송전탑 공사장 인근에 배치된 것은 이번에 공사가 재개되면서 부터다.
주말에 경찰병력이 배치되지 않자 일부 언론에서는 '공사 중단'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한국전력측은 "주말에 경찰병력이 철수한 상태에서 주민과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공사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은 26일 "밀양 송전선로 공사현장에 160여명의 주민안전담당 한전직원과 30여명의 한전 119재난구조단, 의사 등 의료진을 투입하여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시행중에 있다"며 한국전력에서 용역을 투입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단 1명의 용역인력 없이 100% 한전직원들로 구성된 인력이 현장에서 주민친화적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질서를 유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촛불문화제, '주민 위문 공연'으로 변경하기로
한편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25~26일 사이 전국 각지에서 시민 200여명이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으로 와 주민들의 투쟁을 지원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매주 수요일 밀양 영남루 앞에서 열던 촛불문화제를 앞으로 한 달 동안 '주민 위문 공연'으로 변경해 각 마을을 찾아가 진행하기로 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한국전력에서 공사 강행 이후 어르신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영남루로 나오시기 어려우신 어르신들을 위해 면별로 직접 찾아가 위문공연을 해드리고자 형식이나 내용을 조금 변경했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오후 7시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회관에서 105회 촛불집회, 6월 8일 밀양시 상동면 금산리 상동역 앞에서 106회 촛불집회, 15일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동화전마을회관에서 107회 촛불집회, 22일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농성장 앞에서 108회 촛불집회를 연다.
조계종 환경위 "전문가 협의체 구성해야"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는 25일 한국전력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이치우 할아버지의 분신자살에 이어 드디어 대다수가 노인들인 지역주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현장을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는 등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위는 "무엇보다 지난 2005년 송전선로가 계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한전은 과연 무엇을 하였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한전은 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충분한 협의와 대화를 통해 적극 해결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전력공사가 20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화악산에 는 127철탑 공사장 입구에서 경찰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민들의 진입을 막기위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이들은 "특히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이고, 시위 장소가 산속인데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등 여건이 열악하므로 충분한 대화와 검토 하에 원만하게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위는 "정부와 한전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주민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과 "지역주민의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이므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합의할 때까지라도 잠정 중단할 것"과 "정부와 한전 등과 주민대표와 시민환경단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여 원만하게 적극 해결할 것"을 제시했다.
국회 에너지소위 '전문가 협의체' 구성할 듯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소위원회(위원장 조경태, 아래 '에너지소위')는 밀양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에너지소위는 지난 24일에 이어 오는 29일 다시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지난 24일 회의에는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등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송전선로의 지중화 논의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국전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경태 의원은 "주민들이 주장해온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협의체는 정부 추천 인사 3명, 밀양 주민대책위 추천 3명, 국회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에너지소위는 오는 29일 오전 회의를 열어 최종 중재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함께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전력은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별도로 공사는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밀양 주민들이 천주교와 반핵단체에 세뇌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변준연 한국전력 부사장이 24일 사표를 제출했다. 변 부사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단체들은 변 부사장의 사퇴와 한국전력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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