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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언론인 62명 "5·18 왜곡 종편 허가 취소해야"

27일 선언문 발표... "언론인으로서 도저히 묵과 못해"

등록|2013.05.27 18:55 수정|2013.05.28 18:56

원로 언론인 분노 "TV조선·채널A 허가 취소하라"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 TV조선>과< 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언론계 원로들이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 TV조선>과 <채널A>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이 계획한 폭동'으로 허위사실 날조하며 폄훼시킨 것은 명벽한 역사부정 행위이고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이다"며 두 종편채널의 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 유성호


일부 종편 방송의 5·18민주화운동 왜곡에 대해 당시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원로 언론인들이 나섰다. 동아투위와 조선투위 관계자가 중심이 된 원로 언론인 62명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TV조선>·<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두 종편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종편 방송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차원을 넘어 저희들 입맛대로 날조했다"며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국민들을 정면으로 능욕한 짓을 언론인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방송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마지못해 사과 시늉만 하고 있다"며 "이들 종편 방송은 언론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흉기'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언에는 김동현, 김종철, 문영희, 신홍범, 윤성옥, 이명순, 이부영, 이영록, 이종욱, 임채정, 임학권, 정동익, 조양진, 허육 등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와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관계자가 참여했다. 고승우·이경인 80년해직기자협의회 공동대표, 정연주 전 KBS 사장 등도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히틀러 시대, 일제감정기, 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보도행태"

원로 언론인 분노 "TV조선·채널A 허가 취소하라"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 TV조선>과< 채널A>의 5.18정신 훼손에 대한 원로 언론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5.18 왜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코미디"라며 "히틀러 시대, 일제강점기, 독재 시대나 있었던 보도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 유성호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당시 광주에서 취재한 바를 보면 열흘 동안 강도사건 등 불미스런 일이 하나도 없었다"며 "오히려 정부나 특수기관에서 북한 공작원이 침투했다는 선전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33년이 지난 2013년 5월, 5·18 왜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코미디"라며 "히틀러 시대, 일제강점기, 독재 시대나 있었던 보도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TV조선>과 <채널A>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그동안 많은 왜곡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5·18을 왜곡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방송 아닌 방송을 허가해 준 정권을 규탄하고 방송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선언문을 발표한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번 일이 일어난 근본 이유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이 '언론악법 날치기'를 통해 조중동 방송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라며 "보수정권과 새누리당은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 "종편채널 출연 금지를 아무런 정당성도 없이 해제한 것도 모자라, 지도부들이 종편 출연에 열을 올린 사실에 대해 사과하라"며 "명분 없는 야합에 불과한 종편 출연 허용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말했다.

< TV조선>과 <채널A>는 올해 5·18 33주년을 앞두고 '5·18 북한군 개입설'을 방송했다가 사과를 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월 4단체(5·18기념재단, 5·18유족회, 부상자회, 구속 부상자회)는 두 종편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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