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와 산행왼쪽부터 현대차 정규직, 교사, 용접사, 간판쟁이 친구 ⓒ 변창기
2일(일) 오전 9시. 울산 동구 남목. 옥류천 계곡을 따라 올라 올라가면 산길이 여러 곳 있습니다. 저는 암 수술 후 건강관리를 위해 가벼운 산길을 걷는 친구를 따라 다녔습니다. 패이스북(이하 패북)에 전날 '내일은 옥류천 계곡을 따라 올라 갔다가 올 참 입니다. 함께 걷고 싶은 분은 내일 오전 9시 옥류천 계곡 입구로 오십시오'라고 올려 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번개 산행이라 전화도 하지 않고, 2일 오전 9시에 맞춰 옥류천 입구로 나갔습니다.
▲ 내려가는 길산 여기저기에 밭과 논이 많았습니다. ⓒ 변창기
친구는 일주일 한차례 패북에 번개 산행 글을 올리고 동구지역 걷기 좋은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모두 바쁜 날은 혼자 걷기도 했습니다. 제가 좀 늦어 먼저 출발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헐레벌떡 계곡길을 따라 가다보니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두 5명이 참석했습니다. 모두 안면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친구 남식은 간판 업을 합니다. 친구가 선배라 하는 한 분은 전교조 활동을 열심히 하는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모르지만, 교사입니다. 그 선생님은 산을 타는 걸 좋아해서 매주 시간만 나면 산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미황 산악회라는 자신의 호를 딴 산악회도 있을 정도로 산을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도 참석했습니다. 또 한사람은 친구가 후배라 하는 사람인데 용접사라 했습니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 지금은 쉬고 있다고 합니다. 수술을 두 차례나 했는데도 차도가 없다 합니다.
산 길 안내는 교사가 했습니다. 그분은 산길을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모르는 곳이 없었습니다. 산길은 처음에만 좀 가파른 길이었고 정상에 오르자 그때부턴 친구가 걷기 좋은 산길이 이어졌습니다. 별로 사람들이 안다니는 작은 오솔길 같은 곳으로 걸었습니다. 갖가지 나무와 갖가지 풀이 어우러진 산속은 맑은 공기부터가 좋았습니다. 머리도 맑아지고 가슴도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높은 곳에서 동구지역 마을을 보니 남목서 방어진까지 다 보였습니다.
▲ 산꼭대기 올라와 보니 동구지역이 한눈에 다 보입니다. ⓒ 변창기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두루두루 나무면서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남목에서 출발한 산길은 주전 바닷가 쪽으로 이어진 길이었습니다. 길마다 논과 밭이 있었습니다. 꽃도 있고 익은 야생 오디(뽕나무 열매)도 있어 따먹기도 했습니다. 마을로 내려오니 2시간 넘게 산길을 걸었습니다. 한 분이 아침도 안 먹고 왔다면서 식당에 가서 밥을 먹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먹는 점심은 참 맛있었습니다. 친구 따라 다니니 모르는 다른 사람도 알게 되고 정도 쌓이는 것 같습니다. 교사이신 남식이 선배라는 분이 점심을 다 먹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다음 주를 기약하며 버스타고 각자 집으로 갔습니다.
"오늘 멋진 산행 이었습니다. 남식군이 오늘 18차 산행이라 했는데 바쁜 날은 참석 못하고 시간 나는대로 남식군과 함께 산행을 하고 있는데 참 재밌는 산행이었습니다. 모두 가정이 있지만 이렇게 산행을 하면서 우리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주 또다시 행복한 산행을 해 봅시다."
▲ 야생 뽕나무오디는 작았지만 많이 달달 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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