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4일 오후 7시 18분]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지사는 깡패들을 소탕하면서 그들을 닮아간단 말인가?"

4일 고려대 민주동우회(회장 박선오)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하고 즉각 정상화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동계가 벌인 '진주의료원 정상화 촉구 집회' 현장에서는 "고려대 출신인 홍 지사가 왜 이러느냐"는 발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홍준표 지사는 고려대 법학과(72학번)를 나왔다. '아사단식' 등 진주의료원 정상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유지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고려대 간호학과(86학번) 출신이고, 경남도의히 본회의장 점거농성 등을 주도했던 민주개혁연대 공동대표인 석영철 의원(통합진보당)은 고려대 심리학과(82학번) 출신이다.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해왔던 졸업생들의 모임이다. 박선오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3~5일 사이 한 끼 단식을 실천하고 성금을 모아, 6일 진주의료원 농성 현장을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다.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홍준표 교우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홍 지사는 비난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등을 언급한 이들은 "드라마에는 목숨도 위협하는 불의에 굴하지 않고, 정의의 구현을 위해 절친한 친구에게도 사형을 구형하던 주인공 검사가 있었다"며 "2013년 오늘. 우리는 같은 인물이되 전혀 다른 사람을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앞으로 억울한 사람 없게 하라는 아버지의 피맺힌 전언을 듣고 그 인생의 행로를 법관으로 바꾸었으되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누명을 다수에게 뒤집어씌우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더 많은 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박탈하려는 오늘의 오만한 권력자를 목도한다. 그 이름 또한 홍준표. 바로 당신이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 노조에 대해 '강성·귀족'이라 했던 것에 대해,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이는 누명이다"며 "진주의료원 의료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전국 간호사 평균임금보다 낮고, 그나마도 상당 기간 체불되어 왔다. 이 세상천지 어디에 급여를 받지 못하는 귀족이 있으며, 그를 감수하는 '강성'(强性)이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따졌다.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대한민국 국민은 양질의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국가의 지원과 공공의 보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그러할진대 공공 의료시스템을 수익성의 논리로 무너뜨리는 것은 곧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테러이며 행복추구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준표 교우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의료원 폐쇄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유지현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 대해 적극적인 연대와 지지의 뜻을 널리 알린다"며 "홍준표 교우에게 '억눌린 것 쳐들고 굽은 것 펴는' 고려대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노조와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철회하고, 진주의료원을 즉각 정상화할 것"과 "조합원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을 보장할 것", "강제 퇴원당한 환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상진료대책을 마련할 것", "부실운영과 부정비리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문책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우리나라 공공의료 강화대책을 마련하고, 도민의 여론을 존중하는 민주행정을 구현하라"며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스스로 도지사직을 물러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