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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사린가스' 사용 확인... 긴장 고조

프랑스, 영국, 유엔 "사린가스 사용됐다"... 시리아 정부 반발

등록|2013.06.05 15:19 수정|2013.06.05 15:19

▲ 시리아 내전의 사린가스 사용 확인을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시리아 내전에서 맹독성 화학무기 사린가스가 사용된 정황이 밝혀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한국시각)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시리아에서 채취한 혈액과 모발 테스트 등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개발한 화학무기다. 불과 수 분 내로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며 지난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날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시리아 내전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no doubt)"며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와 정부군에 협력하는 공모자들이 화학무기 사용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프랑스 유력지 <르 몽드> 취재단이 시리아에서 가져온 샘플을 분석해 증거를 잡았다며 "이는 금지선을 넘은 것이며 사린가스를 생산하거나 저장하는 곳에 군사 공격을 하는 등 모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시리아 내전의 화학무기 사용을 조사해온 유엔(UN) 독립조사위원회도 "사린가스를 사용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끔찍하고 충격적"이라고 우려했다.

시리아 정부 "조사 내용은 거짓말" 반발

시리아 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아사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어떠한 신빙성도 없다"며 "그들이(서방국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린가스 사용 확인에도 불구하고 사용 주체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면서 국제사회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엔 보고서 역시 "시리아 정부군 또는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만 밝히며 유엔 조사단의 시리아 입국을 거듭 요청했다.

미국 정부도 일단 한발 물러섰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만약 시리아 정부가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금지선을 넘는 것으로 모든 군사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아사드 대통령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프랑스 정부의 발표는 미국의 조사 내용과 일치한다"면서도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군사 개입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사드 대통령의 최대 우방인 러시아는 아예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부정하고 나섰다.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가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EU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수출을 허용했고, 이에 맞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선언문 채택을 저지하며 시리아 정부에 대한 무기수출을 추진하는 등 시리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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