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스크린 찾은 웹툰, 한계는 여기까지!
[한뼘리뷰] '은밀하게 위대하게' 지나친 관심, 오히려 독 됐나
"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아?'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 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공식 포스터 ⓒ (주)MCMC
"전설이 되어 돌아가겠다"는 야심을 품었지만, 정작 돌 던지는 아이들을 향해 한마디도 못하는 바보 동구(원류환, 김수현 분). "인민의 록을 보여주갔어"라고 큰소리치지만 막상 기타도 못 치는 리해랑(박기웅 분)이 "조장 같은 혁명전사가 되겠다"는 각오를 품은 최연소 요원 리해진(이현우 분)을 만났다. 목표는 각기 다르지만 위기에 처한 세 사람은 결국 같은 선택을 한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전부터 관객의 높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워낙 인기리에 연재된 원작을 영화화한데다 '잘나가는' 김수현이 택한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공개된 예고 영상이 웹툰 속 캐릭터를 빼다 박으면서 웹툰 팬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 기세를 몰아 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영화의 전반적인 구성이 든든하게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리 배우들이 날고 긴다 한들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전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이후 또 한 번 관객에게 놀라움을 안겨줄 것만 같았던 장철수 감독은 원작에, 그리고 배우들에게 철저히 기댄 모습이다. 기획 당시부터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쏟아진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된 듯하다.
'남파 간첩'을 소재로 했다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고 난 뒤 계속 떠오르는 장면은 살아남으려는 자와 없애려는 자의 빗속 대결이 아니다. 동구와 리해랑, 리해진이 옥탑방 앞 평상에 앉아 멸치를 손질하고, 원류환이 리해진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부분이다. 후반부의 비장한 잿빛 스크린이 아닌, 약간은 평화롭고 달달하기까지 한 이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한 장면 ⓒ (주)MCMC
한 줄 평: 웹툰의 영화화, 그 한계는 여기까지인가봐요.
원작: HUN 작가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감독: 장철수 출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박혜숙 김성균 고창석 장광 신정근 홍경인 이채영 박은빈 최우식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주) 공동제공: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주)키이스트, 대명그룹(주)기안컬쳐테인먼트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작: (주)MCMC 크랭크인: 2012년 10월 19일 크랭크업: 2013년 3월 8일 개봉: 2013년 6월 5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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