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곽상도 수석이 '국정원 사건'에 외압"
대정부 질문 통해 의혹제기 후 파문 확산... 곽상도 "사실 무근"
▲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이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일선 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곽상도 민정수석이 '국정원 사건' 수사 검사들에게 '니들 뭐하는 사람들이냐' '이런 수사를 해서 되겠느냐'고 힐난했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은 신경민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면책 특권을 이용한 허위 사실 유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곽상도 민정수석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신경민 "곽상도 민정수석, '국정원 사건' 수사지휘"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수사 지휘는 황 장관 혼자가 아니었다, 수사지휘하던 분이 따로 있었다"며 곽상도 민정수석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에 황 장관은 "이 건과 관련해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신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5월 하순 어느 날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이 저녁 회식을 하는 자리에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검사 한 명이 받았다. 그랬더니 상대방은 곽 수석이었다. 곽 수석은 그분에게 이야기했지만, 핸드폰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참석자들이 다른 검사들이 다 들을 수 있었다. 요지는 '니들 뭐하는 사람들이냐' '도대체 요즘에 뭐하는 거냐' '뭘 하자는 거냐' '이런 수사를 해서 되겠느냐'고 힐난했다. 빈정거렸다. 모두 들었다. 그러면 이것은 수사 개입이냐, 아니냐?"
이에 황교안 장관은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곽 수석은 4월 29일 법사위에서 문제가 됐다, 그 자리에 황 장관이 있었다"며 "곽 수석은 이것뿐만 아니고 사사건건 중요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일선 수사 검사들에게 전화를 했다, 거기서 '그런 일 없다'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국정원 2차장실의 국정원 댓글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갔던) 역삼동 사건이 벌어졌을 때, 2차장 산하 하아무개 단장과 신아무개 실장이 경찰과 업무 협조를 했다, 그런데 잘되지 않았다, 경찰이 말을 듣지 않은 모양"이라며 "상관인 박아무개 국장이 동물 이름을 대면서 'XX 너희들, 이따위도 못하면서 국정원 직원이냐'고 힐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아무개 국장이 이 사건의 모든 연락의 책임을 지고 김용판 전 청장과 직거래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며 "12월 16일 TV 토론에서 박원동 국장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 이때 차문희 2차장이 나섰다, 차문희 차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토론의 결과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그날 TV토론을 본 사람은 이것에 공감한다. (차문희 차장은) '박 후보가 잘못해서 토론 엉망진창됐다, 큰일 났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조간 판갈이 해야 된다'고 김용판 당시 청장에게 전화했다"며 "그 다음에 어떻게 됐는지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알고, 국민 여러분들이 안다, 조간 다 판갈이 됐다, 차문희 차장이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최고위원은 "수사가 됐느냐 안됐느냐"고 묻자, 황 장관은 "지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허위 사실 유포"... 곽상도 수석 "사실 무근"
반면, 새누리당은 신 최고위원의 발언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와 수사 중인 사건 개입 의도는 퇴출돼야 할 정치 구태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오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근거로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당 개입을 주장한 것은 면책특권을 악용한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 의원은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 사건 수사 지휘를 위해 만나고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했다, 민주당은 때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가? 이는 우리 국민의 정치 수준에 대한 모독"이라며 "신 의원은 검찰의 수사개입을 주장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을 신속히 구속하라'고 했는데, 이는 오히려 야당이 수사 중인 사건에 개입하겠다는 의중을 잘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어 "신 의원은 지난 12월 16일 대선 TV 토론 때, 차문희 국정원 2차장이 조간 신문들의 내용에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처럼 말했다"며 "신 의원의 '조간 판갈이' 운운은 언론에 대한 모독이다, 사실을 외면할 만큼 우리의 언론의 수준이 낮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신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에 개입하며 수사 중인 피의자들과 공범이 되려 한다고 장관을 몰아붙였는데 이는 인격모독에 가까운 것"이라며 "민주당이 과거와 변함없이 대정부질문 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삼류 소설과 같은 수준 낮은 행태를 계속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쇄신·국회쇄신의 대상임을 밝혀 둔다"고 지적했다.
곽상도 수석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행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회식자리로 전화를 했다는 신 의원의 발언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팩트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며 "수사팀에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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