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박 대통령 '전두환 추징금' 비판에 민주 "6억은?"

"전두환 추징법 한나라당 반대, 그때 대통령 뭐 했나"

등록|2013.06.11 17:02 수정|2013.06.11 17:04

▲ 박근혜 대통령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추징금 미수와 관련 "과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야당으로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 원부터 먼저 환원하라"는 핀잔만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직 대통령 추징금 미납 문제에 대해 "문제가 되고 있는 전직 대통령 추징금 문제도 과거 10년 이상 쌓여온 일인데 역대 정부가 해결을 못해 이제야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난센스적인 일"이라며 "과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새 정부의 지향은 무엇이든 공정하고 바르게 원칙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박 대통령은 왜, 어떤 부분이 논쟁이 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를 하고 말씀하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전두환 추징법' 반대할 때, 박 대통령은 뭐 했나?"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 국회에서 쟁점화 되고 있는 전두환 추징법은 정부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 아니"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은 불법취득 재산을 은닉하고 제3자에게 빼돌렸기 때문에 친일파 재산환수법처럼 그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효 만료가 임박하므로 미납된 추징금을 원활하게 추징하기 위해서 법적 안정성을 뒷받침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특히 "이전 정부에서도 이런 취지의 법안이 민주당에 의해 발의되었지만 새누리당, 즉 한나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그때 대통령께서는 국회에서 무엇을 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추징법안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계속 반대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괜히 남 탓만 하면서 미루지 말고 오늘이라도 당장 새누리당의 협조를 당부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덧붙여, 박 대통령께서 대선 기간 중 사회 환원 하겠다고 직접 말씀하셨던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 원부터 먼저 환원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후보 1차 TV 토론회에서 1979년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박근혜 저격수'로 통했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박근혜 후보는 장물로 월급을 받고 지위를 유지하고 살아온 분이고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 원을 받아썼다"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아버지도 그렇게 흉탄에 돌아가시고 나서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막막했다"며 "(전 합동수사본부장이) '아무 문제없으니 배려하는 차원에서 해주겠다' 할 때, 경황없는 상황에서 (돈을) 받았다. 나중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정희 후보는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에게서 받은 6억 원이면 (이때 시세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쪽에서 제기한 주장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과거 6억 원의 현재가치가 30억 원을 넘는다는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회 환원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자, 당시 새누리당 박선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박 후보는 국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당선 후 해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회 환원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