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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세훈 불구속 기소? 수사방해에 굴복"

야당, 일제히 검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 결과 비판

등록|2013.06.11 19:50 수정|2013.06.11 19:50

▲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이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일선 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은 11일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한 것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은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는 "검찰이 황교안 장관의 지속적인 수사방해 행위에 굴복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불구속은 황교안 장관의 수사방해에 굴복한 것"

신경민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별위원장(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원세훈, 김용판 두 사람에 대하여 뒤늦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오늘 오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의 선거법 위반 적용원칙이 지켜진 것은 그나마 평가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을 불구속 처리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경민 위원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은 민주주의 골간이 되는 대통령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한 국기문란사건"이라며 "불구속 처리는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대한 국기문란 범죄임이 밝혀졌음에도 당사자들은 모두 사건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증거인멸이 명백한 사안에서 구속수사를 하지 않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을 저버린 것이고, 황교안 장관의 지속적인 수사방해 행위에 굴복한 것이라는 국민적 의혹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검찰은 처음부터 구속의 의지가 약했고, 게다가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집요한 수사방해 공작으로 구속의 적기를 놓쳤다고 보인다"며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구속하지 못한 이유는 현 정권이 MB정권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라는 세간의 의혹과 평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민 위원장은 "이를 씻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구속수사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관철시켰어야만 한다"며 "이 점에서 우리 민주당은 검찰의 이번 수사발표는 '이명박근혜'라는 실체가 엿보이는 대목이라 규정하는 바다, 특히 민주당은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구속하지 않고 불구속 처리한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죄질이 아주 나쁜 김용판 전 청장의 구속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문대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과의 빅딜인가? 아니면 김 전 청장의 배후에 막강한 실세가 버티고 있다는 의혹인가? 아니면 배후를 폭로하겠다는 김용판 전 청장의 협박 때문인가? 검찰은 여기에 대해 답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민 위원장은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그 결과 두 사람의 신병을 구속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청와대에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일련의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1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장관과 곽상도 민정수석 사퇴 요구와 관련된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안철수 "법무부와 검찰의 엇박자,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

다른 야당과 안철수 의원도 검찰의 불구속 기소 처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무소속)은 "수사를 담당했던 일선 검찰은 공직선거법을 적용한 구속 기소가 합당하다고 판단했으나 법무부에서 엇박자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기관, 특히 정보 권력 기관의 선거개입은 심각한 범죄다, 정부와 검찰은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결과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얻거나 잃게 될 것"이라며 "법과 제도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기둥이 아니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울타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압력이 결국 일부 통한 것 아닌가"라며 "이번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이 정권의 정통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건임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당 논평에서는 "이미 경찰의 노골적인 축소은폐수사 등 정권 차원의 증거인멸 가능성, 출국하려 했던 도주우려를 감안하면 구속영장 청구사유는 차고도 넘쳤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은 마땅한 일이나 불구속기소인 점은 참으로 아쉽다, 이제 공은 검찰에 넘어갔다, 대선 여론조작과 정치개입 사건을 낱낱이 파헤치고 특히 원세훈 전 원장의 배후가 누구인지 밝히기를 원하는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 남재준 국정원장과 청와대는 수사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가 법무부를 통해 수사에 계속 개입하려 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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