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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 노사관계 파탄 이유는?

조합원 97% "이사장 독단경영+자질부족"

등록|2013.06.12 19:07 수정|2013.06.14 10:34

▲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기사 수정 : 14일 오전 10시 20분]

한국철도시설공단노조(이하 철도시설노조) 조합원 97%가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이사장의 독단경영과 자질부족을 꼽았다. 노사관계 해법으로는 '이사장과 임원진의 퇴진'이라고 답했다.

철도시설노조는 12일 지난 3일 조합원(1058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모두 803명이 응답한 설문결과를 보면, 조합원들은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779명(97%)이 '이사장의 독단경영과 자질부족, 임원들의 소신 없는 업무추진'이라고 답했다. 또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696명(87%)이 '김광재 이사장과 임원진 퇴진'이라고 응답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사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번 설문은 노사관계에 대한 근본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시행했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 노사 간 현안은 층층겹겹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법원의 판결에도 2011년도 체불임금(임금인상분 약 18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 김광재 이사장 취임 후 총 75건의 무더기 직원 징계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노동위원회는 이중 10건에 대해 부당해고(7건) 또는 부당징계(3건)라며 구제명령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일부 직원은 미복직상태다. 사측은 이 과정에서 33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했다.

노조 측은 체불임금과 관련 "사 측이 중노위 견해 및 법원의 판단에도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민사소송 등으로 인한 소송경비 등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측은 "중노위 견해에 대한 2심의 판단은 기본급에서 실적급 수당은 제외하도록 한 것으로  노조 측과 견해차이가 있다"며 "노조 측이 제기한 민사소송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단협 보충교섭을 통해 어렵게 마무리한 단체협약을  사측이 지난 3월 8일 해지 통고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은 올해 단협 교섭에 대해서도 무더기 개악(134개 조항 중 32항 삭제하고 33항 수정)을 요구해 노사갈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조합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악덕 경영주 엄중문책만이 해법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단 관계자는 "지난 달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교섭이 정상추진되고 있는 와중에 노조집행부가 의도성이 있는 설문조사를 해 노사관계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2011년 제2창립 선언식 자리에서 20명의 간부들이 자아비판 및 충성서약으로 시작부터 '조직문화'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노조 측이 성명을 내고 '김 이사장이 (승강기에서) 마주치고도 인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CCTV를 확인해 누구인지 보고하라'고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공운수연맹도 당시 성명을 통해 '김 이사장이 OO지역본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사무실에서 나가게 한뒤 책상서랍을 검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밖에도 전 직원들에게 '노동조합은 개미 옆에서 계속 놀기만 하다 얼어 죽는 베짱이'라는 전자우편을 발송해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국회의원에게 내부 자료를 제공한 직원이 발견되면 재빨리 솎아내는 것이 제일 단순한 방법'이라는 말로 내부제보자 색출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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