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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월 기준금리 동결... "추경 효과 지켜봐야"

기준금리 연 2.5%... "예측대로 성장 중, 물가도 안정"

등록|2013.06.13 10:10 수정|2013.06.13 13:27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6월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동환


[기사 보강 : 13일 오후 1시 25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금통위가 이날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지난달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추가 인하가 어려운데다 주요국의 거시경제 지표들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국내 경기는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개선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엔화가치 변동성, 전력수급 불안에 따른 생산차질 가능성 등 위험이 혼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경정 등 정부정책 효과 지켜봐야"

이날 나온 통화정책방향에 따르면 유로지역을 제외한 세계경제는 완만하게 회복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의 국채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6월 12일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3월에 비해 0.38%p 오른 2.23%. 일본도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금통위의 판단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 및 유럽 주요국들의 재정건전화 추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는 상태라는 것이다.

국내경제는 미약한 수준의 성장을 이어갔지만 제조업 증가 규모는 지난달보다 축소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앞으로 국내경제가 상당기간 마이너스의 GDP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해외 위험요인의 변화 추이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면서 "성장잠재력 훼손을 막으면서 중기적 관점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금통위 이후 김중수 총재가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달 인하로 단기금리 내려가고 자본유입 늘어"

- 동결 배경을 설명해달라.
"가장 큰 요인은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추가경정 예산이 시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걸 보고 판단한다는 측면이 크다. 지금 성장경로가 당초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바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다는 판단, 물가도 매우 안정적이다. 현재로서는 기조 변화를 가져올 요인이 없었다."

- 지난달 인하로 어떤 효과가 있었나.
"금융시장에서 단기 금리가 내려갔다. 어떻게 변했느냐 하는 것이 관심이 있겠다. 수신 금리는 4월 말 대비 5월 말에 0.11%p 내려갔었고 은행의 대출금리도 0.09%p 하락했다. 자본시장에서 자금 유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는데 자본은 오히려 순유입됐다."

- 미국 등 선진국들의 양적완화가 조기축소되면 세계 신흥시장의 자본유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어떻게 보나.
"현재로서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상태는 위기 대응에서 점차적으로 정상화되어가는 과정이다. 정상화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매우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글로벌 경제 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대처할 것이다."

- 한일 통화스와프에 대해 질문하겠다. 현재 남아있는 130억 달러 중에서 30억 달러가 7월 3일 만기다. 일본의 입장은 '한국이 (통화스와프를) 요청하지 않으면 연장하지 않겠다'라고 한다. 자본 유출 우려가 있는데 이거라도 유지해야하지 않나.
"통화스왑은 당사자 둘 사이에 상호 편익이 크다고 해서 하는 거다. '요청이 있으면 한다'고 표현했는데 그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닌 셈이다. 일본통화 스와프를 금융 안전을 위해서 활용한 적은 없었다."

- '국내외 경제 동향'에서 상방 위험을 언급했다. 경제 성장률 2.6%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다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상향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면 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이라고 전망했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봤을때 그보다 더 낮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 6월부터 시행하겠다고 했던 '총액한도 대출'은 어떤 효과가 나오고 있나.
"저희가 총액한도 대출을 9조 원에서 12조 원으로 늘리면서 기술형 중소기업에 창업 대출을 3조 원 추가하겠다고 했었다. 이 프로그램을 6월부터 가동을 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에서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10조6천억 원 정도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에 계획했던 것보다는 더 좋은 효과가 예상되는 셈이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전보다 1.51%p 정도, 보증이나 담보대출은 0.71%p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 한은에서 발행하고 있는 5만 원권이 회수율이 높지 않고 돈이 돌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5만원권이 2009년에 나왔다. 아직은 이 돈들의 생애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주의깊게 보고 있다. 5만원권 발행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 기준으로 전체 화폐 발행 중 5만원권 비중이 63.7% 정도다. 미국의 달러는 100달러짜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71%, 일본의 1만엔짜리는 91%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비중이 51% 정도 된다.

- 외환은행 주식 매각 과정에서 1000억원 대 손실을 봤다는 게 논란이 됐는데.
"저희는 영리법인이 아니고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매각한 것이다. '외환은행 손실'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다. 그런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본 사안을 잘못보는 것이다. 구태여 계산해보면 배당까지 감안해보면 2000억 원 정도 많이 받았다고 말해두겠다."

- 5월 통화정책 방향에 있던 '엔화 약세'가 이번 달에는 빠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환율이 1000원당 100엔에서 조금 못 미치는 상황. 최근 급격히 변해온 엔화 추세에 비춰봤을 때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금통위에서는 이번에는 그 표현을 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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