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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 류현진이라더니... 왜 직구로 삼진 잡을까

류현진 MLB 성적 중간 정리

등록|2013.06.14 10:10 수정|2013.06.14 10:10

▲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선수. 사진은 지난 5월 18일 미국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경기 당시 모습. ⓒ 연합뉴스


현재 LA 다저스에 몸담고 있는 류현진은 총 13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방어율 2.85, 총 소화이닝 85.1이닝, 피홈런 6개, 25 볼넷, 75탈삼진을 기록했다. 현재 아시아 투수 중에서는 이와쿠마(7승 1패, 평균자책점 1.79), 다르빗스 유(7승 2패, 평균자책점 2.75), 구로다(6승 5패, 평균자책점 2.84)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 이것은 평균자책점으로 했을 때의 순위이다.

종합적인 성적을 비교했을 때는 이와쿠마, 다르빗스 유 다음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이와쿠마, 다르빗스 유는 사이영상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류현진의 성적은 비교적 좋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신인 선발투수들과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류현진의 위치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현재 류현진은 밀러(7승 4패, 평균자책점 2.21)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류현진 다음으로는 테에란(4승 3패, 평균자책점 3.62), 그림(5승 4패, 평균자책점 5.25), 페랄타(4승 7패, 평균자책점 6.03)이 있다. 류현진이 현재 추세보다 성적이 더 좋아진다면 이번 네셔널리그 신인왕은 류현진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밀러와 게티스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류현진, 신인왕과 동시에 실버슬러거 도전하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에서 투수·타자로 맹활약하며 동산고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이처럼 고교시절부터 타격에도 재능을 보였으나, 한국 무대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LA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투수가 타석에도 들어서기에 류현진의 두 가지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스프링캠프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시즌 목표를 '2할의 타율, 두자리 승, 2점대 방어율, 200탈삼진'이라고 밝혔다. 그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0.259의 타율과 6승, 2.85의 방어율, 85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최근 몇 경기에서 탈삼진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200탈삼진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나머지 세 가지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보여진다.

류현진은 27타수 7안타(3루타 1, 2루타 2, 1루타 4, 3타점, 1볼넷 11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타격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네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로 손꼽히는 커쇼와 네셔널리그 신인왕 1순위로 손꼽히는 밀러가 기록한 '홈런'이 없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홈런만 기록한다면 이번 시즌 네셔널리그 투수부문 실버슬러거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이번 시즌 총정리

류현진은 13경기에 등판을 하면서 비교적 인상적인 첫 번째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과 류현진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그의 성적은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타선의 지원과 불펜으로 인해 승리가 날라가는 등 아쉬운 내용이 나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홈에서 7경기, 원정에서 6경기를 치렀다. 홈경기에서는 7경기 7QS(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4승 1패, 1.88의 방어율(피안타율 .229)를 기록 중인 반면 원정경기에서는 6경기 3QS, 2승 1패, 4.10의 방어율(피안타율 .255)을 기록했다. 기록에서도 나와있듯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류현진은 원정경기에서는 직구의 평균구속(최고 90.2마일, 최저 88.4마일)도 현저히 떨어지며, 제구력도 신통치 않다. 류현진이 밀러와의 신인왕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원정경기에서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류현진은 유독 라몬 에르난데스와의 호흡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AJ 엘리스·페데로위츠와의 호흡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엘리스와 6경기, 라몬과 6경기, 페데로위츠와 1경기 호흡을 맞췄다. 엘리스와는 6경기 호흡을 맞추면서 2.31의 방어율, 피안타율 .229, 2피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라몬과의 6경기에서는 3.38의 방어율, 피안타율 .267, 3피홈런을, 페데로위츠와는 1경기에서 2.84의 방어율, 피안타율 .136, 1피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라몬 에르난데스는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인 '체인지업'를 잘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들어났다. 류현진의 10, 12, 13번째 경기를 함께한 라몬은 각각 16%, 13%, 17%의 체인지업 구사율을 보였다(엘리스는 21~23%의 체인지업의 구사율을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수치이다). 라몬 에르난데스만의 공배합이 있지만, 류현진의 장점인 체인지업을 조금 더 잘 이용한다면 좋은 기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3일 경기, 류현진은 이랬다

류현진은 지난 13일 경기에서 패스트볼의 구속과 제구력이 좋지 못해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가장 적은 삼진(2개)과 가장 많은 피안타(11개)를 기록(종전 데뷔전 10피안타)했다. 류현진은 고비 때마다 나온 네 개의 병살타를 포함해 11개의 땅볼아웃을 만들어냈다(삼진 2개, 플라이볼-라이너아웃 5개). 다저스 투수가 6이닝 동안 13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3실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08년 채드 빌링슬리(6이닝 7피안타 6사사구 3실점) 이후 처음으로, 박찬호도 1999년 7월28일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 11피안타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류현진은 이날 1번 타자를 공 2개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지만 좌타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오늘 우타자를 상대로 14타수 4안타 2볼넷을 기록한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 11타수 7안타로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렸다. 류현진은 오늘 경기에서 11개의 안타 중 좌타자인 파라·몬테로·디디에게 두 개의 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유독 좌타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좌타자들에게 2개의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좌타자에 대한 해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류현진은 이번 시즌 신인왕을 비롯한 자신이 정한 목표들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류현진의 탈삼진 분석

류현진은 현재 8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으며, 6번째 등판했을 때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이며, 13번째 등판했을 때 기록한 2개의 탈삼진이 최저 기록이다. 85개의 탈삼진 중 과연 어떤 구종으로 가장 많은 탈삼진을 잡았을까?

01경기 : FB(2) SL(1) CB(0) CH(2) / 5K
02경기 : FB(2) SL(3) CB(0) CH(1) / 6K
03경기 : FB(2) SL(4) CB(1) CH(2) / 9K
04경기 : FB(1) SL(3) CB(1) CH(1) / 6K
05경기 : FB(3) SL(2) CB(2) CH(1) / 8K
06경기 : FB(6) SL(0) CB(6) CH(0) / 12K
07경기 : FB(0) SL(1) CB(1) CH(0) / 2K
08경기 : FB(3) SL(0) CB(0) CH(0) / 3K
09경기 : FB(1) SL(0) CB(2) CH(2) / 5K
10경기 : FB(3) SL(0) CB(1) CH(0) / 4K
11경기 : FB(4) SL(0) CB(0) CH(3) / 7K
12경기 : FB(1) SL(4) CB(0) CH(1) / 6K
13경기 : FB(1) SL(1) CB(0) CH(0) / 2K

* FB : 패스트볼 SL: 슬라이더 CB : 커브 CH : 체인지업

FB(29), SL(19), CB(14), CH(13)으로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순이다. 의외의 순위일 것이다. 류현진은 시즌이 시작하기전부터 체인지업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록상으로 보면 85개의 탈삼진 중 13개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탈삼진 비율이 적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이미 메이저리그 30개의 전력분석원들이 분석을 마친 상태이기에 결정구로 쓰기에는 위험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적절히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고 있는 이유이다.

류현진은 13일 경기서 불펜으로 인해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추세로 간다면 이번 시즌에서 13~16승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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