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입 전 저렴이 찾기화장품, 선글라스, 가방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른바 '저렴이'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 ⓒ 김정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명품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고가 사치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조원을 넘는 등 국내 명품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명품의 대중화로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무리하게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며 특히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까지 이런 흐름이 전해졌다.
명품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명품의 기능과 효과를 지닌 이른바 '저렴이' 제품이 각종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저렴이'라는 표현은 뷰티 정보 프로그램인 get it beauty에서 중저가 화장품을 가리키는 말로 처음 사용했는데, 명품 화장품과 중저가 화장품의 로고를 가린 채 비교 테스트를 하는 방식으로 중저가 화장품이 명품과 비교해보았을 때 더 우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명품 화장품이 성분 함량 미달이라는 보도와 함께 원가가 공개되면서 반대로 명품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지고만 있다. 그 영향으로 중저가 제품이 고가의 제품과 비교해보아도 부족함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중저가 화장품에서 시작한 저렴이 열풍은 가방, 옷, 여행에까지 다른 여러 분야에 확산되어 실속 있는 소비문화를 만들어냈다.
대안소비는 1020세대에서 특히 돋보이는 현상이다. 대학가에는 저렴이 제품만을 찾아 구입하는 '저렴이족'도 등장했고, 저렴이 제품을 찾아주는 어플도 생겨났다.
▲ '저렴이' 화장품 찾는 어플 [명품화장품 따라잡기]명품의 기능과 효과를 지닌 중저가 화장품만을 주로 소개해주는 어플. ⓒ 김정아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여대생 S씨는 "용돈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하는데, 명품을 사는 것은 너무 무리이고 이미테이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싫다"며 "비슷한 기능과 효과라면 많게는 열 배까지 저렴한 저렴이를 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인기 상품의 연관검색어에는 저렴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니고, 기존의 힘 있었던 스타 마케팅을 넘어서 더한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대안소비문화 확산에 기업에서는 유명 명품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명품의 외형부터 기능까지 꼭 빼닮은 대안 상품은 물량이 부족해 못 팔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모든 '저렴이 마케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안 상품의 특징은 입소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대안 상품의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상품의 기능과 효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전 정보 수집량이 많은 편이고 특히 대학생은 제품 구입 시 친구와 인터넷 매체의 영향 등을 많이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명품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기능은 안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 대안소비의 흐름을 탈 수 없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그의 저서 트렌드코리아 2013에서 이러한 현상을 플랜B라고 명하고 경쟁력 있는 플랜B를 위해서는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차선책은 무엇인지, 최선이 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하는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며 "모두가 선호하는 플랜A에 결정적인 결함은 없었는지, 포기할 수 없는 장점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분석하는 자세가 생각지도 못한 플랜B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명품의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명품을 추구하는 흐름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지만 고가의 제품만을 추구하는 소비문화 속에서 실속을 찾는 대안소비문화 흐름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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