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근무 때 제가 일하는 1평 남짓의주차부스입니다. ⓒ 홍경석
인사(人事)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사는 누군가를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의미합니다. 또한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통하여 자기를 소개하거나, 혹은 그런 말이나 행동을 나타내기도 하죠.
"사람은 인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은 선친으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동네서 어르신들을 뵈면 머리를 푹 숙이고 정중히 인사하길 잘 했지요. 나이가 더 들어 군 전역 후엔 밥벌이로써 세일즈맨을 직업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신입사원 교육을 받을 때 소장님이 강조하시더군요. "세일즈맨을 좋아하는 고객은 없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인사부터 잘 하고 볼 입니다!" 그때부터 비록 생면부지의 사람일지라도 더욱 깍듯하게 인사를 잘 했지요.
30여년이나 이어온 세일즈맨 생활은 더 이상 희망이 없어 재작년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지요. 따라서 지금도 인사는 마치 숙명인 양 그렇게 저의 곁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야근을 하는 경우엔 드물지만 오늘처럼 주간근무를 하는 경우엔 보통 수백 차례나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또 오십시오."
이러한 인사는 직원들이라고 하여 예외가 아니죠.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이 같이 인사를 잘 하니 저를 바라보는 시선엔 하나같이 긍정의 잣대가 우뚝해 보인다는 느낌입니다.
오늘도 아침 8시부터 30분 동안은 주차부스에서 나와 군대처럼 경례하는 의전儀典)식 거수경례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불변의 현상이 역시나 발견되었는데 그건 바로 제가 아무리 웃으며 인사를 해도 아예 인사를 받으려고도 않는 사람은 반드시 실재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지난주의 일입니다. 그날도 주차부스에서 열심히 인사를 하며 고객을 맞고 있는데 한 미국인이 승용차를 몰고 들어서더군요. 고객이 들어서면 인사를 하면서 용건을 물은 뒤 차량의 차단기를 올려주는 일이 제 몫입니다.
"안녕하세요?" "여기가 서비스센터?" 어쭙잖기는 했지만 미국인이기에 영어를 대충 섞어 대화를 잠시 이어나갔지요. "오케이~ 베이스먼트(basement) 원(1) 쭉 고(go)~"
그러자 그 미국인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가 올려준 차단기를 지나 건물의 지하 1층에 위치한 고객 서비스센터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약 30분 후에 다시 운전을 하여 나오기에 으레껏 그리했듯 거수경례를 하였지요.
이에 미국인은 저의 정중한 인사에 그만 감동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바뀌더군요. "오우~ 굿! 땡큐(thank you)" '인사는 가장 쉽고 좋은 칭찬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인사는 쭉~ 계속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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