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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졸업식장에 울려퍼진 노래, 한국 학생이 불렀다

워싱턴 대학교 졸업식의 경사

등록|2013.06.19 14:33 수정|2013.06.19 14:35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 (University of Washington)의 제 138회 졸업식이 '센추리 링크 운동장(CenturyLink Field)'이라는 이름의 다목적 경기장에서 열렸다. 연례적으로 그 대학교의 종합 운동장에서 졸업식을 거행했지만 올해는 그 운동장이 공사중인 관계로 시애틀 시내 중심가에 있는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 것이다. 

<유덥> 졸업식장 전경워싱턴 대학교의 졸업식이 열린 쎈춰리 링크 운동장 전경 ⓒ 이창남


아주 얇은 구름이 간간이 보이는 하늘에는 태양 둘레에 신비스러운 무지갯빛 테두리가 생겨 참석자들은 축복 받은 졸업식이라고 말하였다. '유덥'이라고도 불리는 이 대학교에는 한국인 교민 학생들과 유학생들이 유난히 많다. 또 많은 한국인 학생들이 선호하는 워싱턴 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주립대학이다.

졸업식장 입구의 꽃 장식졸업식장 입구에 <유덥>의 상징 식깔인 보라색과 노란색으로 장식된 꽃들이 보인다. ⓒ 이창남


졸업식장 입구에 있는 '유덥'의 상징 색깔인 보라색과 노란색으로 장식된 W자 모양의 꽃이 눈길을 끌었다. 진짜 꽃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인조 꽃이었다. 오후 1시경부터 시작된 입장식이 수많은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인파로 근 2시간 가량 걸렸다.

졸업식 인파운동장 내부에 졸업생들이 중간에 앉고 학부들과 축하객들이 둘레에 앉아 있다. ⓒ 이창남


졸업생이 좌정하자 졸업식 팡파레가 울렸고 총장과 대학 임원 및 교수들이 입장했다. 규모에 비해 참석한 교수들의 수가 유난히 적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안내 방송을 들으니 학장들과 학과장 등 보직을 맡은 교수들이 주로 참석했다. 이어서 학교 색깔 증정식이 있고, 졸업식의 꽃인 미국 국가 독창이 이어졌다. 이 국가 독창이 특별한 까닭은 한국인 1세인 레이철 김이 불렀기 때문이다. 오페라 가수이자 음악 전공 학생인 레이철은 다른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힘차고도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듣는 이들의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했다.

미국 국가를 부르는 레이철 김미국 국가를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부른 오페라 가수 레이철 김이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이창남


레이철의 아름다운 노래가 아직 사람들의 귀에 쟁쟁한 가운데 시상식과 명예 박사학위 수여, 그리고 학위 및 졸업 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후 합창단이 교가를 부른 후에 졸업식은 끝났다. 식이 끝나고 기자는 졸업식장 밖에서 가수 레이철을 기다렸다. 전화 연락이 엊갈리고 한참을 찾던 끝에 드디어 레이철을 찾았다.

오페라 가수 레이철의 모습졸업식장에서 전교생을 대표하여 미국 국가를 부른 레이철이 졸업생 친구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오른 쪽에서 두 번째가 레이철 김이다. ⓒ 이창남


멀리서 봤을 땐 제법 체구가 큰 것이라 생각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참으로 날씬하고 귀엽게 생긴 모습이어서 놀랐다. 사진 속 오른쪽에서 두 번째 학생이 레이철이다. 그런 우렁찬 목소리가 저런 체구에서 나온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아주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와서 오페라 음악을 전공하고 '유덥'과 시애틀의 한국 사회에 잘 알려진 가수가 된 자랑스런 한국 학생이다. 무엇보다 '유덥' 전교를 대표하여 미국 국가를 불렀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레이철과 모든 한국인 졸업생들에게 무한한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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