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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계단에 선 민주당, 거리로 나서나

야당, 일제히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촉구... 장외투쟁 최후통첩도

등록|2013.06.21 11:40 수정|2013.06.21 12:31

▲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의원들이 21일 국회 본청 앞에서 국정원 국기문란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야당이 거리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야당은 21일 일제히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록'을 의제화하며 '물타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국정조사 즉각 실시 촉구대회를 연 민주당은 "(야당을) 거리로 내몰지 말라"며 새누리당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민주당은 이미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받지 않을 경우, 제한적 장외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6월 23일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진보당은 촛불집회를 언급했고, 진보정의당은 이날부터 거리로 나선다고 밝혔다.

국회 계단에 선 민주당 "거리로 내몰지 말라"

이날 오전 국회 계단은 '국기문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즉각 실시'라는 표어로 가득 찼다.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 300여 명이 모여 표어가 쓰인 피켓을 들고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실시 약속을 시행하라"고 외쳤다. 외침이 국회의사당에 부딪혀, 울림이 생길 정도였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이 옥외 집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한길 대표는 "국가 권력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이제 여의도 넘어서고 있다, 대학생은 물론이고 의식 있는 시민들도 분개하고 있다"며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국기문란·헌정파괴에 대한 국정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NLL 발언록'을 가지고 나왔다, 세상의 어떤 것을 가져와도 국정조사를 막을 수 없다"며 "우리 국회의원들이 앞장서겠다,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국정조사를 실현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걱정과 분노가 들끓고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에 경고한다, 국저조사를 외면한다면 새누리당은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요구를 짓밟는 폭압 정권임을 자인하게 되는 것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을 바로세우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NLL 발언록' 사태의 배후에는 누가 있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며 "시험 볼 대학생들이 왜 거리로 나가야하나,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 있어야할 국회의원들이 국회 앞 계단까지 나왔다, 거리로 내몰지 말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3일에는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24일 김한길 대표 기자회견을 통해 총공세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면서 대국민 선전전을 강화할 예정이다. 6월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달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순회 집회도 계획 중이다.

통합진보당 "서울·부산 촛불집회 소식" - 진보정의당 "22일 광화문 집회"

통합진보당은 이날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민병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붙고 있다, 국정원에서 난데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공개하는 것은 대선 개입에 대한 국민 분노를 딴 데로 돌리겠다는 얄팍한 술수"라며 "더 큰 저항 불러올 것이다, 국정원과 박근혜 정부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내일부터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촛불시위 소식이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은 4·19 혁명을 불러온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이상규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이 유야무야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면, 4·19 혁명과도 같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입장을 밝혀야만 한다. 국회도 나서야 한다, 국정원의 여론조작과 정치개입은 3·15 부정선거가 2012년에 재현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대국민 사과와 국정원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진보정의당은 이날부터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낮 여의도에서 첫 정당연설회를 열고, 22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국민은 들끓고 있지만 대통령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기에, 진보정의당은 국민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사과하고 국정조사가 즉각 실시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정당연설회를 개최하고, 주말에는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정의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주문했다. 노회찬 대표는 "제1야당 민주당이 더 강력히 싸울 것을 촉구한다, 국회 안에서 새누리당과 벌이는 소극적 힘겨루기만으로는 대통령의 사과를 얻어 낼 수도, 6월 임시국회 안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도 어렵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국정조사 즉각 실시, 국정원 전면 개혁을 위한 대규모의 국민선언을 추진하고, 야권의 제 정당과 시민사회에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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