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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사건, 군사쿠데타 맞먹어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사과해야"

[인터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등록|2013.06.24 09:17 수정|2013.06.24 10:49

▲ "이번에 엄히 다스려 책임자와 배후가 있으면 밝혀내고 다시는 국정원게이트 같은 사건이 터지지 않게 역사의 획을 긋자, 새로운 정치의 시대로 나가보자" 정봉주 전 의원. ⓒ 권우성


"군사쿠데타에 버금갈 정도로 국가기강이 흔들린 사건이다. 총풍, 세풍, 북풍이 있었지만 과거 그 어떤 선거조작보다 심각한 거다. 국가의 법질서와 기강이 되는 민주주의 원칙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발본색원해 엄히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역사에 획을 그어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 사회가 '숲속 연못 속 붕어 두 마리'와 같게 될 수 있다."

경북 봉화에서 조용히 협동조합 일에 매진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울컥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데 분노했다. 도심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에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법과 질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이 무법천지로 변한 데 대해 격분한 탓일까. 인터뷰 하는 동안 눈동자가 흔들리고 손끝이 떨리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했다. 함께한 사람들은 '삼성떡검'을 고발했다가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 정수장학회 문제를 폭로한 최성진 <한겨레> 기자 등이다.

행사 이후 여의도 인근 카페에서 만난 정 전 의원은 도발적 문제제기를 했다.

"이건 합리적 보수층에서 먼저 문제제기를 시작해야 한다. 발본색원해 엄히 처벌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못하도록 역사에 획을 긋자, 이래야 맞다. 새누리당도 지금 이걸 제대로 정리 못하면 결국 피해자가 된다. 정상적인 나라를 못 만드니까. 당장은 권력 잡기에 용이한 상황이 되겠지만, 나중이 되면 결국 '숲속 연못의 붕어 두 마리'와 같게 될 텐데. 행복한 나라의 야당이 되는 게 낫지 망가지는 나라의 여당이 된들 뭐가 좋겠나."

정 전 의원은 이번 국정원 선거·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새누리당에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좁은 마인드에서 탈피해 협의의 정치공학에 빠지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이번에 엄히 다스려 책임자와 배후가 있으면 밝혀내고 다시는 국정원게이트 같은 사건이 터지지 않게 역사의 획을 긋자, 새로운 정치의 시대로 나가보자"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은 합리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건"인데, "진보쪽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하야하라고 주장하는 순간 공감하고 어깨 걸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 전 의원은 "이번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하야운동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법질서를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고 진영논리를 넘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꽃을 든 남자 퍼포먼스....센세이셔널리즘으로 끌고 가선 안 돼"

20일 청와대 앞에서 벌어진 '꽃을 든 남자' 퍼포먼스와 관련해서도 그는 "이건 진영논리로 가면 안 된다"며 "양심 있고 상식적인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틀로 가야 하고 센세이셔널리즘으로 끌고 가서도 안 된다"고 충고했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한다"며 "MB정권에서 도대체 어디까지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 다 수사해야 하고 그러면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16일 TV토론 당시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여성인권유린이라고 했지만 그게 아니었고 잘못된 보고를 받고 말했을 수 있으므로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씨와 관련해 사과한 건 그를 임명한 대통령이 총괄책임이 있다고 시인해서 한 것"이라며 "따라서 국정원 사건도 당시 캠프에서 뭔가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 역시 박근혜 대통령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기소'...이수호 전 교육감 후보에게 편지 쓴 게 죄?

한편 정 전 의원은 또 기소됐다. 이번에는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다. 관련해 정 전 의원은 "수감 중 이수호 전 서울교육감 후보에게 지지편지를 써준 게 문제라는 건데, 정작 이 편지를 받은 이수호 후보 측이나 내용을 공표한 <한국일보> 기자는 기소도 안 했고 전부 무혐의로 끝났는데 저만 기소했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이상한 수사고 이상한 기소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무죄다툼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 변호사들과 상의해 대응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검찰은 제가 그렇게 미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음은 정봉주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정봉주 전 의원. ⓒ 권우성


- 또 기소됐다고 들었다. 이번엔 뭔가.
"지방교육자치법 위반이다. 법명이 그렇고, 실제로는 선거법 위반이다. 모든 법 적용을 선거법에 원용한다고 돼 있으니까."

- 뭐가 문제가 됐나.
"감옥에 있으면서 이수호 전 서울교육감 후보에게 지지편지를 써준 게 문제가 됐다. 아직 공소장은 못 봤고, 검찰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내용인데, 기소이유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가 선거운동을 했다는 거다."

- 감옥 안에 있는 사람이 무슨 선거운동을 했다는 건가.
"이수호 선생님께 편지를 보내면서 편지의 시작을 '서울시민 여러분!'이라고 했다는 게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 '서울시민 여러분!' 이렇게 부르는 건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수사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입엔 늘 '시민 여러분'이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그걸 왜 검찰이 문제라고 보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상한 지점이 더 있다. 이 편지를 받은 이수호 선생님 측이나 내용을 공표한 <한국일보> 기자는 기소도 안 했고 전부 무혐의로 끝났다. 그런데 나만 기소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이상한 수사고 이상한 기소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수사의 일반적인 기법에서 빗나간 거다."  

- 검찰 어디서 수사했나.
"서울 북부지검에서 조사해서 기소의견을 붙여 안동지청으로 보냈다. 안동지청은 저한테 전화 한 통 없이 조사도 안 하고 기소를 한 거다. 안동지청으로 이관했다는 날짜가 6월 11일이니 그 어름께 기소했던 것 같다. 아직 공소장을 못 받아서 정확한 기소날짜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제가 이 선생님께 개인적인 편지를 쓴 거다. 그런데 그걸 공표한 사람은 아무도 기소 안하고 저만 기소를 했다는 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 왜 검찰이 느닷없이 기소했다고 생각하나.
"정말 모르겠다. 제 발목을 잡으려고 기소한 것도 아닐 테고. 도무지 모르겠다. 지금 저는 여의도 정치를 할 처지도 아니다. 경북 봉화에서 협동조합 일하며 살고 있는데 왜 그럴까. 검찰은 내가 그렇게 미운 걸까? 정말 잘 모르겠다. 감옥 살고 나온 트라우마가 있다.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변호사들은 무죄 다툼을 충분히 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하는데, 아니 BBK도 감옥 갈 사건이었나? 신경이 정말 많이 쓰인다."

- 검찰이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고 기소했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검찰에서 나오라고 하긴 했었다. 그런데 제가 그랬다.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면 안 나가겠다고. 그랬더니 서면조사에 응해달라고 해서 그건 했다. 그걸 갖고 기소한 거다. 내가 이수호 선생님께 편지를 쓴 건 분명하니까. 그런데 그 편지는 언론에 공표할 목적으로 쓴 게 아니다. 내가 밖에 있었으면 자원봉사든 뭐든 분명 도와드렸을 텐데 그러질 못해서 애타는 마음을 편지에 쓴 거다. 개인의 감정을 전달한 거다. 그리고 이 후보 측에서 내 편지를 공표한다는 얘기도 없었다. 또 저는 지난 4·11 총선 당시에도 여러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그들이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겠지만 편지를 받았다는 얘기는 했다. 그때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정치탄압? "확대해석 안 한다"

-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정 전 의원에 대한 정치탄압을 시작했다는 신호탄일까?
"그렇게 확대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검찰이 무언가 좀 과잉반응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청와대가 나에 대해 기소하라고 오더를 때리고 협의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면복권에서 제외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그렇게 확대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 느닷없는 검찰의 기소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일단 당(민주당)과 또 변호사들과 협의할 생각이다. 무죄를 다퉈볼 만한 사건이라고들 하니까 그렇게 해볼 생각이다. 그런데 신경은 쓰이고 위축도 된다. 기소됐다는 소식을 들은 날 하루 종일 감옥 살던 트라우마가 떠올라 고통스러웠다. 지금도 굉장히 불안하다. 이걸로 검찰이 또 뭘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해서 더욱 그렇다. 변호사들은 큰 건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당하는 당사자는 얼마나 속상하겠나."

- 화제를 바꿔보자. 경북 봉화로 내려갔는데 주로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나.
"자꾸 진영논리에 빠지면 우리 국민 전체가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보스니아 내전 중 인종청소가 심각해 국제적으로 문제된 바 있는데, 요즘 우리를 가만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는 이른바 이념청소, 사상청소를 하려는 사회 같다. 내 생각과 다르면 틀린 거고, 없어져야 할 집단으로 여긴다는 게 매우 섬뜩하다. 중간지대에서 합리적 보수가 말을 섞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그런 면에서는 보수도 진보도 진화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교집합을 좀 더 뚱뚱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저 양반 회색분자야', '변절했네', '맛이 갔어' 한다. 민주당 국회의원 중 가장 공격력과 전투력이 있었다고 평가받고 심지어 감옥까지 살고 나온 저에 대해 그런 말이 나온다는 건 이 사회가 아주 극단적 대립을 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 정치현안은 좀 챙겨보는 편인가.
"잘 안 보려고 노력한다. 트위터나 팬카페, 보좌관들도 최근 현안에 대해 좀 나서달라 부탁은 했지만 좀체 잘 안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무지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바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사건이다. 이건 선거개입이 아니라 선거조작 사건이다. 국정원이 주도하고 경찰이 축소은폐로 거들고 검찰은 이걸 조사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기소단계에서도 법무부와 검찰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문제는 국정원과 경찰, 검찰, 국세청 등 이른바 사정당국이 국가수호를 하지 않고 이 선거조작사건에 총동원돼 선거의 흐름을 왜곡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뇌를 한쪽으로 잡고 틀어버린 것이다. 이건 정치자금을 위해 재벌들과 짝짜꿍해서 돈을 빼돌린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다."

▲ 정봉주 전 의원. ⓒ 권우성


-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사건의 본질적 문제는 뭐라고 보나.
"국가의 법질서와 기강이 되는 민주주의 원칙을 완전히 무너뜨린 점이라고 본다. 이건 국가위기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선거 때마다 북한에서 총 쏜다 총풍, 휴전선에서 북한이 전쟁 일으킨다 북풍, 국세청이 이상한 돈 걷는다 세풍, 이런 게 있었지만 과거에 벌어진 그 어떤 선거조작 사건보다 가장 심각한 것이다. 국민의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놀랄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건 군사쿠데타에 버금갈 정도로 국가기강이 흔들린 사건이다."

-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국민여론은 조용한 편이다. 왜 그럴까?
"이건 가장 먼저 법과 질서,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려는 합리적 보수층에서 문제제기를 시작해야 할 이슈다. 발본색원해서 엄히 처벌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못하도록 역사에 획을 긋자, 이래야 맞다. 또 새누리당도 지금 이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될 거라고 본다. 대통령도 피해자가 될 거다. 왜냐? 이러면 정상적인 나라를 못 만들기 때문이다. 당장은 권력 잡기에 용이한 상황이 되겠지만, 나중이 되면 결국 '숲속 연못의 붕어 두 마리'와 같게 될 것이다. 행복한 나라의 야당이 되는 게 낫지 망가지는 나라의 여당이 된들 뭐가 좋겠나. 새누리당은 좁은 마인드에서 탈피해 협의의 정치공학에 빠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엄히 다스리고 책임자와 배후 있으면 밝혀내 다시는 국정원게이트 같은 사건이 터지지 않게 역사의 획을 긋자. 새로운 정치의 시대로 나가보자."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이걸 '여성인권 유린 사건'으로 규정했다. 왜 사과 안 할까.
"사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한다. MB정권에서 도대체 어디까지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 다 수사해야 한다. 그러면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16일 TV토론 당시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여성인권 유린이라고 했지만 그게 아니었고 잘못된 보고를 받고 말했을 수 있으므로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가 윤창중 사건에 대해 왜 사과했겠나. 그것은 윤씨를 임명한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그를 총괄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사과한 면이 있는 거다. 따라서 국정원 사건도 당시 캠프에서 뭔가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 역시 박근혜 대통령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합리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건이다. 중도 진영의 사람들이라고 위기의식이 없겠나. 그런데 진보쪽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하야하라고 주장하는 순간 공감하고 어깨 걸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래서 내 생각은 이번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하야운동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법질서를 바로 세운다는 게 바로 보수의 입장 아니냐. 그럼 보수는 국가기강을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도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고 진영논리를 넘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 20일 청와대 앞에서 '꽃을 든 남자' 퍼포먼스가 있었다. 나꼼수 멤버들이 참여했는데 왜 함께 안 했나.
"거듭 강조하지만 이건 진영논리로 가면 안 된다. 양심 있고 상식적인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틀로 가야 한다. 반짝 하고 말 게 아니다. 센세이셔널리즘으로 끌고 가서도 안 된다. 어제 그 장면을 보고 무척 우려했다." 

- 민주당은 당선무효운동으로 가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잘하고 있나?
"전략적 목표를 미리 얘기해주고 싸운다는 게 좀 그렇긴 하다. 지금 민주당은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아마 지금쯤은 정권퇴진운동으로 가야 하나 고민이 깊을 것이다. 만약 현 정권이 개입했거나 관여된 근거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고 본다. 그런데 그게 없으면? 무엇보다 이건 이명박정부 시절 저질러진 사건이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연관관계가 얼마나 있는지 그걸 수사하라고 더 세게 요구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수사하다보니까 후임정권과도 연관돼 있다면 그것도 더 조사하라, 이렇게 요구해야 한다. 철저한 조사만이 국민적 공감대를 키울 수 있다. 당선무효운동으로 가지 않겠다는 그 방향이 옳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열심히 싸우려는 사람들에게 찬물 끼얹는 결과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봉봉협동조합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 시작한다"

- 경북 봉화에서 새로 시작하는 '봉봉협동조합'은 어떤 건가?
"진보적 가치를 갖고 있는 우리가 협동조합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질 수 있다는 문제해결능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의 뿌리는 진보다. 가장 살기 어렵다고 하는 농촌에서 점점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농민회 회원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한다. 유럽사회에서는 이미 대안의 경제체제로 굳어졌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 대중화 되지 않았다. 이것을 우리에게 맞게 한번 해보겠다는 것이다.

내가 봉화로 갔더니 사람들이 농촌에 왜 왔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주저 없이 말한다. 봉화에 묻히러 왔다고. 진짜 내 무덤을 여기에 쓸 거다. 두 번째 농촌문제 해결하러 왔어요 했다. 지금 하는 협동조합운동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작하려는 제2의 새마을운동과 선의의 경쟁을 해보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2의 새마을운동은 아직 뭔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봉주의 제2의 새마을운동은 곧 시작된다."

- 6·29 창립대회를 앞두고 설립자 모집 중인데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우선 농산물 직거래를 시작한다. 곧 고랭지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팔 계획이다. 영양봉화 고추가 전국에서 제일 좋다고 이름이 높다. 의성마늘 더 말하지 않겠다. 영주가 전국 생강 생산의 60%를 차지한다. 소금이 문젠데 천일염은 호남과 손잡을 것이다. 그러면 프리미엄급 김치는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도시 소비자가 참여한다.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팬카페)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나는 김치다' 김치콘테스트도 할 거다. 또 봉화 송이버섯이 아주 유명하다. 이걸 라면에 넣어서 '봉봉 송이버섯라면'을 만들기로 했다.

이런 가공식품들을 전부 도심 '반찬카페'에서 판다. 우린 반찬가게가 아니다. 반찬카페다. 젊은 주부들이 반찬 사러 왔다가 천연과일주스 마시고 가는 식이 될 거다. 이름도 정했다. 영(젊)부인 반찬카페(웃음). 젊은 엄마들 김치 안 담그고 사다 먹으니 김치의 대가 끊겨 걱정인데, 앞으로 우리가 협동조합을 통해 함께 생산하고 먹으면서 민족의 대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 어떤 교육을 하게 되나.
"김치교육을 한다. 그런데 김치교육만 하겠나? 이게 다 공동체교육이다. 돈만 내면 안 된다.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한다. 그래야 협동조합이다. 밭에 와서 풀이라도 뽑고, 고춧가루라도 버무려야 김치를 살 수 있는 구조다. 끊임없는 교육으로 우리 자연의 소중함과 농산물의 소중함을 일깨울 거다. 우리 국민은 똑똑해서 한 번만 왔다가도 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전도사가 된다.

전국의 반찬카페 체인점을 한 200~300개쯤 낼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농산물이 나오는데 그때부터는 농산물을 팔기 시작할 거다. 현단계 주력은 가공하지 않은 1차 생산물.  11~12월 사이에는 송이버섯과 더덕. 협동조합에서 제일 중요한 건 믿을 만한 좋은 생산자다. 봉화에 갔더니 그게 있더라. 20~30년 농사 지면서 믿음과 근성으로 버틴 그룹. 바로 농민회다. 양심적인 농민회로 양심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말 아 대한민국 살만하다, 그런 사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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