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땀 흘려 농사 짓다보니 민생속으로..."

민주당 울산시당, '행복드림 도시농장' 첫 수확

등록|2013.06.23 17:27 수정|2013.06.23 17:27

▲ 울산 남구 문수경기장 인근에 있는 '행복드림 도시농장'에 참여한 민주당 울산시당 당원들과 일반시민들이 첫 수확을 했다 ⓒ 박석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촉구 결의안 반대, 중소상인 울리는 대형마트 규제 반대... 시민들에게 욕먹을 일을 하는 새누리당은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데, 왜 우리는 지방의원이 한 석도 없을까요?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뭘까 그동안 고민했지요."

민주당 울산시당 김태남 지방자치위원장은 지난 22일 그동안 '행복드림 도시농장'에서 가꿔온 상추며 고추 등 농작물을 처음 수확한 후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심규명)이 운영하고 있는 행복드림 도시농장(농장주 이상호, 옥동성당 성가대 단장)이 지난 주말, 재배한 농산물을 첫 수확했다.

이날 오전 농장에서 터를 분양받은 도시농부 80여명은 첫 수확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농작물들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 도시농부에는 꼭 민주당 당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섞여 있었다. 민주당은 왜 울산에서 농작을 하는 것일까?

민주당 울산시당, 시민과 농사 지으며 '민생' 교감

전국 제1야당인 민주당. 하지만 울산에서는 지난 10년 간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국회의원을 한 석도 배출하지 못했다.

과거 민주당은 울산에서 상당한 지지기반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린 최형근 전 의원(울산 울주군 두동면 출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린 최형우 전 의원(울산 울주군 서생면 출신) 등 전 민주당 의원들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민주당은 울산에서 곤두박질 쳐왔다. 일각에서는 2000년 창당한 민주노동당으로 서민층 지지세력이 분산됐다는 평도 나왔고, 한편에서는 보수층의 음해로 민주당이 매도당해왔다는 분석도 내 놓는다(관련기사: '빨갱이' 보다 무서운 전라도? 왜 이렇게 됐나). 그러나 민주당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진정성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확 달라졌다. 울산엔 지방의원 한 명 없지만 18대 대선에서는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이 나왔다. 울산은 78.5%로 전국 투표율 75.8%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40%에 육박하는 39.78%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노동자의 도시 북구(45.8%)와 동구(44.3%), 특히 현대차 울산공장이 있는 북구 양정동에서 높은 지지(53.2%)를 얻어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이 올해초부터 심기일전 하는 모습이다.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민생속으로 달려 들어가자는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문수실버복지관 배식봉사 활동도 그 일환이다. 민주 울산시당 심규명 시당위원장과 당직자들은 주기적으로 이곳에서 배식봉사활동을 하며 지역 원로들에게 진정성을 알리고 있다.

민주당 울산시당 심규명 시당위원장은 "회초리를 들면 맞을 것이고, 욕을 하시면 들을 것이다"며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해 민생 속에 살아있는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지역 제1야당으로써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발맞춰 민주당 울산시당은 지난 3월 남구 문수경기장 인근 텃밭 1000여평을 개간하고 200구좌 가량을 당원·비당원에게 고루 분양했다. 한 구좌는 3평 가량. 협동으로 물도 주고 가꾸기도 한다. 지난 22일 첫 수확을 한 행복드림 도시농장이다.

김태남 지방자치위원장은 "주말농장은 소박하지만 시민과 함께하는 생활정치의 일환으로 시작했다"며 "시민들과 당원들이 뒤섞여 함께 땀을 흘리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드림 도시농장(농장주 이상호, 울산옥동성당 성가대 단장)은 함께 재배해 첫 수확한 농산물의 일부는 농부들이 먹고, 나머지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이나 단체에 나눠주기로 했다.

수확한 농작물은 열무와 상추, 콩, 고추 등으로 다양하다. 이상호 농장주는 "가족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시작한 생활운동인 만큼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도 건강한 밥상을 마련해 보자"며 "남는 농산물이 생기는 데로 분양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인근 복지센터와 경로당 등에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심규명 위원장은 "행복드림 도시농장이 가족의 밥상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한 여가생활과 마음의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