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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했던 서상기 의원 사퇴할 일만 남았습니다

[이봉렬의 첨삭 뉴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100점

등록|2013.06.25 09:45 수정|2013.06.25 09:45

▲ 24일 오후 국정원이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전격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최경환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국정원 NLL대화록 공개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 권우성


"그런데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말하자면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하고, 그렇게 되면, 그 통항을 위해서 말하자면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하거든요. 여기는 자유통항구역이고, 여기는 공동어로구역이고, 그럼 거기에는 군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양측이 경찰이 관리를 하는 평화지대를 하나 만드는, 그런 개념들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지요."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통령님, 지금 계신 그곳에서는 편안하신지요? 돌아가신 지 4년이 더 지났음에도 아직 대통령님을 걸고넘어지는 사람들이 있네요. 지난 20일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님께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밝혔어요. "조금이라도 과장되었다면 제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도 했지요.

24일에는 국정원에서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공개했어요. 야당인 민주당은 공개 자체가 불법이라며 수령을 거부했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내용이 다 공개되어서 대통령님의 발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공개된 회의록 어디에도 대통령님이 NLL을 포기한다는 발언은 없네요. 전문을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느꼈다는 '굴욕감', '굴종', '비굴' 등의 감정을 느낄만한 내용도 없구요. '과장'되게 발표한 서상기 의원은 사퇴할 일만 남은 것 같아요.

대통령님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NLL 구역을 "서해 평화지대"로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 하자고 하셨네요. 한마디로 군사적 대치 지역을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말씀이었군요. 김정일 위원장이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 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제안한 데서 한 발 더 나간 내용이지요.

육지에는 개성공단이 있어 긴장을 완화하고, 바다에는 서해 평화지대가 있어 다툼이 사라졌다면 연평도 포격 같은 비극은 없었을 테죠. 지금은 그나마 있던 개성공단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서 더더욱 아쉽습니다.

이번 전문을 본 많은 이들이 대통령님의 NLL 구역을 "서해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말이 "NLL 포기"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DMZ(비무장지대) 안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한 건 DMZ 포기냐고 묻고 있어요.

대통령님의 전체 발언을 요약한 것이 "안보 군사 지도 위에다가 평화 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입니다"라는 대통령님의 말씀이에요.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대통령님께서 김정일 위원장을 때로는 어르고 때로는 달래면서 대화를 하셨군요. 맞죠?

그런데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두 정상 간의 대화를 법과 관례를 어겨 가며 다 공개했으니 국제적으로도 이런 망신이 없어요. 대통령님께도 죄송하구요. 새누리당에서 워낙 강경하게 "NLL 포기" 운운하기에 사실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남은 이들이 어떻게든 수습을 할게요.

대통령님의 정상회담 대화 내용에 감히 점수를 드리자면 전 100점 다 드리고 싶습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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