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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유치한 울주군, 축제에 돈 펑펑?

울산시민연대 정보공개청구 결과... 울주군 축제행사에 56억여원

등록|2013.07.02 14:50 수정|2013.07.02 14:50

▲ 지난 4월 25일부터 4일간 울산 태화강 일대에서 열린 고래축제 때의 불꽃놀이 모습. 울산시민연대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불꽃놀이 예산을 밝혀내 낭비성을 지적했다 ⓒ 울산고래축제 누리집 갈무리


원전을 잇따라 유치한 울산 울주군이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축제나 행사 비용을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민연대는 각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해 지방선거 이후 각 지자체의 축제나 행사 비용을 파악해 2일 발표했다. 울산시민연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축제나 행사의 비용 증가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울산 울주군이었다. 울주군은 올해에만 55억6700만 원의 행사비를 쓴 것으로 나왔다.

울주군의 올해 예산은 1차 추경예산을 합해 전국 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은 508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울주군에 석유화학공단이 많고 원전이 즐비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울주군의 1년 축제 예산은 전체 예산이 5.8배나 많은 울산광역시의 53억 8000만 원보다 2억 원 가량 많았다.

울주군은 인근인 기장에 고리원전 1~4호기, 기장 및 울주군에 신고리원전 1~4호기, 17km 인근 경주에 월성원자력 1~2호기 등이 있음에도 또다시 신장열 울주군수가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유치해, '원전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곳이다.

일각에선 최근 원전 비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움에도 울산에서는 별다른 주민 저항 없이 원전이 유치되었던 것을 두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축제를 열어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원전 유치 대가와 거액의 축제 예산, 상관관계는?

울산시민연대는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공공기관의 정보를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해 분석·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고, 더나가 사회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공개청구 내용은 축제와 행사 비용이다.

정보공개에 따르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축제 및 행사비용 증가액이 가장 큰 단체장은 신장열 울주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주군은 지난해 축제나 행사 예산으로 49억 3900만 원을, 2011년엔 37억 9100만 원을, 2010년에는 36억 3600만 원을 집행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뒀기 때문인지, 올해 축제나 행사 예산이 크게 늘었다.

울주군의 이같은 축제 행사 예산은 2010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19억 3000만 원이 증가한 것이다. 울산시민연대는 "울산시가 개최하던 옹기엑스포를 울주군이 넘겨 받아 옹기축제의 규모가 커졌다고는 하나, 울주군의 재정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축제 및 행사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보공개청구로인해 불꽃놀이 예산도 밝혀졌는데, 울산에서 불꽃놀이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쓴 단체장은 김두겸 남구청장이었다. 불꽃놀이에 쓴 예산은 연평균 8600만 원으로 일년에 약 3870발의 폭죽을 하늘로 쏘아 올린 셈이다. 공공예산으로 사용되는 불꽃놀이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도 역시 남구의 선암호수로 2개의 행사에 6100만 원에 해당하는 폭죽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자주 불꽃놀이가 이뤄지는 곳은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으로 3건의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울산시민연대는 "소리와 불꽃, 진동으로 구성되는 불꽃놀이는 즐기는 이에게는 감흥이지만 때로는 환경공해와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며 "실제 불꽃놀이 시 심장질환 환자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도 하며, 폭죽에 사용되는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흥분과 즐거운 오락거리라는 것과 동시에 화려한 의례와 공연을 통한 정치적 과시행사라는 비판적 관점과 짧은 시간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종종 예산낭비의 사례로 꼽힌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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