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아들 낳고 싶다면... 허리춤에 원추리 꽃을

득남과 부부금실 좋아진다는 속설... 안도 동고지 섬마을에 만개

등록|2013.07.04 14:56 수정|2013.07.04 17:24

▲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인 안도 동고지 섬마을 해안가에 노오란 원추리꽃이 절정을 이뤘다. ⓒ 심명남


장맛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한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위섬에 녹색의 푸름이 짙다. 녹음 속에서도 눈에 확 띄는 꽃이 있으니 노란 꽃봉오리를 내민 그 자태가 탐스럽다. 바로 여름을 대표하는 토종 야생화 '원추리 꽃'이다.

가장 일찍 피는 애기원추리는 6월에 이미 노란 꽃망울 터뜨려 숲을 장식한다. 이어 큰 원추리, 원추리, 노랑원추리가 핀다. 이중 옛 선인들은 노란 원추리를 으뜸으로 쳤다. 그 이름 하야 금훤(金萱)이라 부른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인 안도 동고지 섬마을 해안가에 노오란 원추리 꽃이 절정을 이뤘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 흔하게 자생하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개화기간은 6월 중순부터 8월까지다. 지금 시기인 7~8월에는 노란색의 꽃이 핀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 되면 시들어 버리는데 서로 변화된 모습으로 순서대로 하루에 한 개씩 며칠간 핀다고 한다.

득남과 부부금실 좋아지는 '원추리 꽃'

▲ 여름을 대표하는 토종 원추리꽃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인 안도 섬마을 해안가에 절정을 이뤘다 ⓒ 김성수


▲ 우리나라 산과 들에 흔하게 자생하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원추리꽃의 개화기간은 6월 중순부터 8월까지다. 7~8월에는 노란 원추리꽃이 절정을 이룬다. ⓒ 김성수


▲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인 안도 동고지 섬마을 해안가에 노란 원추리꽃이 활짝피고 있다. ⓒ 심명남


▲ 바닷가 해변에 노오란 원추리가 곱게 피었다. ⓒ 심명남


원추리 꽃은 효능이 다양하다. 봄에는 어린싹을, 여름에는 꽃을 따서 김치나 나물로도 먹었고 뿌리는 잎을 달여 차로 마시기도 한다. 그 이름도 다양하다. 옛 선인들은 임신한 여자가 원추리 꽃을 허리춤에 차고 있으면 사내아이를 낳을 수 있다 해서 의남초(득남초)라 불렀다. 이 말은 원추리 꽃봉오리가 아기의 고추를 닮았기 때문에 생겨난 속설 때문이다.

꼭 고추처럼 생긴 속설 때문만이 아니다. 원추리 꽃에는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정유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중국의 황실에서는 원추리 꽃을 말려 베개 속을 채웠다고 한다.

이 베개에 드러누우면 꽃에서 풍기는 향기가 정신을 혼미하게 해 성적 감흥을 일으켜 부부금실을 좋게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추리를 금침화(衾枕花)라고도 불렀다. 득남과 부부금실의 소망을 담을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 새싹은 우리 몸속의 독소를 해독하는 특별한 효능을 가졌다. 원추리는 깊은 산 숲에서 독풀을 먹은 사슴이 해독제로 찾은 야생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슴이 즐겨 먹는 검 같은 풀이라는 뜻으로 '녹검' 또는 '녹총'이라 부른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이 집필한 '본초강목'에는 '원추리 꽃을 삶아 먹으면 오장육부를 편하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며, 눈을 밝게 해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을 잊게 해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의학적으로 원추리의 효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 안도 동고지 해변에 비바람을 이겨낸 원추리꽃이 한창 만개하고 있다 ⓒ 심명남


▲ 원추리 꽃을 삶아 먹으면 오장육부를 편하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며, 눈을 밝게 해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을 잊게 해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본초강목에 나와 있다. ⓒ 심명남


▲ 득남과 부부금실에 좋다는 원추리꽃이 멀리 무인도 너머로 고개를 들이밀며 꽃망울을 터트렸다. ⓒ 심명남


한방에서는 뿌리를 이뇨제, 해열제, 진통제 등으로 이용하였다. 원추리 야생화는 맛이 달고 성질이 서늘하나 뿌리에 약간의 독이 숨어 있다. 또 원추리를 먹을 때는 겹꽃은 '독'이 있어 먹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홑꽃을 먹어야 한다.

다만 과다복용하면 시력이 나빠질 수 있고 소변 실금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가 요망된다. 아무리 우리에게 이로운 약초라고 하여도 많은 양을 무분별하게 먹으면 오히려 해로움이 따르는 법이다. 

또한 원추리 꽃의 다른 이름은 망우초(忘憂草)라 부른다. 이 꽃을 보면 근심이 잊힌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꽃이 아름다워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한데 원추리의 효능 중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와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에서 기인한 듯싶다.

근심 걱정이 많은 현대인. 특히 요즘처럼 습도가 높아서 불쾌지수가 높은 시기다. 오늘 바위섬에 핀 어여쁜 원추리 꽃을 감상하면서 한 주간 쿨하고 멋진 하루 되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