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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블랙박스 열기 전엔 사고원인 몰라"

기장 경험부족 논란 되자 "비행 책임지는 '교관기장' 동승했다"

등록|2013.07.08 16:12 수정|2013.07.08 17:47

▲ 윤영두 아시아나 항공 사장이 8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에서 2차 브리핑을 갖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김동환


아시아나항공 측이 지난 7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추락한 여객기 사고와 관련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를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일각에서 사고기 기장의 해당 기종 운항 경력이 40여 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을 문제 삼자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사고 관련 2차 브리핑을 가지고 이같이 밝혔다. 윤 사장은 "운항의 모든 책임은 (운전 기장이 아니라 동승했던) 교관 기장이 진다"면서 이번 사고가 관숙비행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관숙 비행이란 경력이 낮은 조종사가 비행기 조종간을 잡고 베테랑 조종사는 부기장을 맡아 옆에서 교관 역할을 맡는 운행방법이다. 이번에 추락사고가 난 B777-200ER기를 조종했던 이강국 기장은 관숙비행 중이었고 실제 비행시간이 43시간, 비행 횟수는 9회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종의 정식 기장이 되기 위해서는 관숙비행 20회를 성공해야 한다.

이같은 사실은 조종 미숙 논란으로 이어졌다. 777항공기의 경우 유사시를 대비해 착륙 4km 전부터 시속 300km를 유지해야 하는데 사고기가 착륙 15초 전 속도가 200km에 불과했던 점 등이 기장의 경험 부족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윤 사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를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숙비행은 교관 기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데, 이번 비행에서도 1만 시간을 초과한 교관 기장이 함께하며 비행을 책임졌다"고 설명했다. 관숙비행 자체를 사고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강국 기장은 B747 비행경력이 많고 총 비행시간도 9000시간이 넘는 유능한 기장"이라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확실한 사고 원인은 비행기에 탑재되어 있던 블랙박스를 분석해봐야만 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고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예단을 해서는 안 되고 예단을 할 수 없기 대문에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고 수습 및 가족들에 대한 대응도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처할 방침이다. 또한 탑승자 및 부상자에 대한 보상대책도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보상 대책이 보험과 연관이 되어 있고 전체 상황이 어떻게 규명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면서 "언제 보상하느냐는 시기적인 문제일 뿐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윤영두 사장이 기자들과 나눈 질의 응답이다.

"관숙비행은 교관 기장이 모든 책임 져... 경험부족 아니다"

- 국토부 확인 결과 비행기 꼬리 부분이 공항 방파제에 부딪혔다고 한다. 사고 원인이 뭐라고 보나.
"미국의 NTSB와 국토부 사고조사위에서 오늘 도착해 공동 조사를 시작했다. 내일부터 블랙박스 해독 시작하는데 블랙박스에 모든 비행 기록이 전부 수록돼 있기 때문에 절차 분석과정이 끝나야 사고원인 확인이 가능하다."

- 조종사 과실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블랙박스에 비행 관련 기록들이 전부 수록돼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

- 사고 당시 이강국 기장이 조종간 잡았다. A320 같은 중형비행기만 조종하다가 A777 같은 대형비행기로 바꾼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점에서 '조종 미숙'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숙 비행의 경우 교관 기장이 모든 운항을 책임진다. 이번 비행 역시 전부 다 1만 시간 이상 비행 경험이 있는 숙련된 기장이 책임지고 있었다. 관숙 비행은 국내법에 따라 기종 전환 시 (거치는) 훈련 비행이다."

- 해당 공항 지형이 매우 특수한 탓에 외국 항공의 경우 숙련된 기장만 운행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강국 기장도 그런가?
"아시아나의 경우에도 샌프란시스코 가는 기장들은 해당 공항에 착륙 경험이 있는 기장들로 구성된다. 공항 특성상 (기장들이) 시뮬레이터 훈련을 다 거쳐서 완벽하게 훈련을 거친 후에 비행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

- 사고 당시 운행 속도가 평소보다 느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속도는 블랙박스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으며, 거기에 보면 디지털 비행 기록에 다 포함돼 있다. 분석 결과가 나와야 모든 것들이 밝혀질 것이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 비행사고 안전과 관련해 앞으로의 대책은?
"아시아나 측은 자체 시뮬레이터를 기종별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법정 훈련 기간을 거치는 등 모든 어려움에 사전에 대비해서 훈련을 받고 있다."

- 오늘 귀국하는 탑승객에게 어떤 추가 조치 이뤄지나?
"일단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 전체적으로 안내를 하고, 아시아나 측에서 연락처를 확보하는 등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겠다."

- 미국 언론 쪽에서는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을 감싸는 분위기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사고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예단을 해서는 안 되고, 예단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 당시 비행이 정상적이었고 관제탑과 기장 교신이 착륙 후에 이뤄졌다고 하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착륙하는 것에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해도 될 것 같다."

- 이번 이강국 기장의 관숙 비행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관숙비행의) 모든 비행 책임은 교관 기장이 진다."

"사고기 기장 시뮬레이터 훈련 완벽하게 거친 후 비행"

- 아시아나의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알려달라.
"사고 수습에 최대 노력을 쏟고 있다. 모든 탑승객들에게 연락 취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하고 있고, 그것이 현재로써는 가족들에 대한 저희의 의무라 생각한다. 현재는 한국인 부상자가 8명으로 집계,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제 2명, 오늘 4명, 내일모레 4명으로 부상자 가족들이 현지 방문을 원하는 경우 특별기로 운행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중국인 부상자들 소식은?
"정말 안타깝다. 병원 자체에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파악이 어렵다. 오늘 현지에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사고조사위원회, 아시아나항공,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이 공식 브리핑을 했다."

- 승무원들은 언제 귀국할 예정인가.
"운항 승무원, 캐빈 승무원들은 NTSB 조사가 끝나면 그에 따라 귀국하게 될 것. 모든 절차들이 조사가 완결될 때 귀국을 하게 될 것."

- 탑승자 및 부상자 보상대책은?
"지금 말씀드리기에는 시기가 적당치 않다. 아시다시피 모든 대책은 보험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그때 전체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을 것으로.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시기적인 문제일 것으로 본다."

- 사고가 조종사 과실로 밝혀지면 조종사에 대한 징계는?
"현재로서는 어떤 예단도 할 수 없다.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고 수습 및 탑승객 가족들에 대한 대응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

- 관숙비행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관숙비행이란 항공업계 전체의 '훈련' 비행이다. 강조한 바와 같이 운항의 모든 책임은 교관 기장(이정민)이 진다. 따라서 추측은 절대 할 수 없다."

- 이강국 기장이 6월 4일에 운항 자격을 취득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그 전에 이미 기장으로서 320 기장, 747 부기장 등 경력이 많았다. 총 비행시간이 9900시간에 달할 정도로 유능한 기장이다."

- 기체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아시아나 항공통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사고 15초 전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다는 것을 몰랐나.
"기체 이상은 실시간으로 교류해 알 수 있지만 속도는 알 수 없다.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당시 관제 센터로부터 OK 사인을 받아 착륙하는 중이었다는 것이고 속도는 블랙박스 안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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