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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진영 '지방선거'에 집중... "수도권이 승부처"

전국에 퍼져있는 조직 결집 시작... '인재 영입'이 당면 과제

등록|2013.07.11 09:56 수정|2013.07.11 09:56

▲ 6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서 열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개소식에서 안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가능한 많은 지역에서 안철수와 함께할 후보를 낼 것이다. 선거에 임할 때 가능한 많은 후보를 내는 게 원칙이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안철수 의원 진영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눈앞에 닥친 10월 재보궐 선거보다는 1년여를 앞둔 지방선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예상보다 적은 지역에서 10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짐에 따라 재보선에 화력을 모아도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10월 재보선에 내놓을 '얼굴'도 명확하지 않다. 이에 지방선거에 집중해, 가능한 많은 후보를 내고 당선시켜 '안철수 세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안 의원은 전국에 퍼져있는 조직을 결집하기 시작했다. 매개는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다. 6월 국회가 끝나자마자 안 의원이 '내일' 세미나를 통해 대전(5일)과 진주·창원(6일)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안 의원은 대전을 거점으로 충청권, 창원을 거점으로 경남권 지지자들을 만나며 세를 다졌다. 오는 18일 토론회가 예정된 전주는 안 의원에게 우호적 지지를 보내는 호남권이자 10월 재보선이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전국투어에서 던진 메시지도 명확했다. '더 이상 양당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정치주도 세력의 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민주당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취지다.

안철수 측 "내년 지방선거, 수도권이 전략적 승부처 될 것"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와 '지방선거 집중' 전략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주간지 <시사 in>이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시장·전남도지사·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5월 25일에서 28일까지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 17개 광역단체에서 각 500명을 인구 비례로 무작위 추출하여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및 자동응답 전화조사(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수준.)

광주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 후보로 장하성 교수(53.2% 지지율)를, 민주당 후보로 강운태 현 광주시장(26.5% 지지율)을 후보군으로 뽑았다. 전북도지사의 경우 안철수 신당 후보로 장세환 전 민주당 의원(33.5%), 민주당 후보로 김완주 현 전북지사(28.9%)를 가정해 조사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져 호남지역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신당 창당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핵심 관계자는 "호남 여론은 상당히 우호적이어서 해볼 만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이 흐름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1차 공략지는 호남이지만, 수도권 역시 전략적 요충지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광주·전남을 비롯한 호남 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수도권이 전략적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신당 후보'로 거론된 이들, 모두 출마 부인

그러나 정작 당사자로 입길에 오르는 이들은 모두 '안철수 신당 후보' 출마를 부인하고 있다.

한 일간지는 10일 안 의원 측 유력인사가 김상곤 교육감에게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곧장 김상곤 교육감은 "공식·비공식적으로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장세환 전 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신당의 이름으로 전북도지사에 출마할 거라는 얘기도 정치권 안팎에서 새어나온다. 그러나 장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을 떠나는 게 쉽게 결단 내릴 일이 아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일축했다.

천정배 전 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신당 후보로 '광주시장 혹은 전남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천 전 의원이 광주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출마한다는 설은 더욱 기정사실화 됐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각종 얘기들이 많지만 천 전 장관이 민주당 내에서 쌓아온 정치적 입지 때문이라도 안철수 신당행은 선택 가능한 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행'으로 입길에 오른 천 전 의원은 지난 4일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10월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각각 후보를 내면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힘을 합쳐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광주시장 후보로는 '내일' 소장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끊임없이 거론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장 교수가 안 의원 곁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것"이라며 "본인은 전혀 출마 의사가 없다, 현재로서는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종 설만 난무하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 후보군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쪽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는 전·현직 의원이 나한테 고백했다"며 "그런 걸 보면 (안철수 쪽) 영입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를 대표할 '인재 영입'이 안철수 진영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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