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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난한 송영길 인천시장 재선구도

여, 국정원 사태 등 '악재' vs 야, 안철수 신당 등 변수 많아

등록|2013.07.11 15:08 수정|2013.07.11 15:08

▲ 송영길 인천시장이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3년에 대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 한만송


1990년대 초반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후, 지방선거를 1년 정도 앞둔 시점마다 언론은 지방선거에 관한 각종 특집기사를 쏟아냈다. 단체장의 공약이행을 점검하고, 지지율과 예상 경쟁후보들과의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 등을 특집으로 다뤘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 것도 주요한 이유지만, 변수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는 보통 집권여당을 중간 심판하는 장이었다. 김대중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선 대통령 아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 여당은 참패했다. 노무현 정부 집권 4년차에 실시된 2006년 지방선거도 집권여당의 무덤이 됐다. 이명박 정부 3년차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은 영남지역을 빼고 사실상 참패했다. 내년 지방선거도 출범 1년 반이 되는 박근혜 정부를 중간 심판하는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갑'의 횡포에 맞선 '을'들의 저항이 사회 이슈가 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18대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정부 탄생을 위해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여기에 경찰과 여당이 개입된 의혹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제2의 광우병 촛불'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집권여당에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안철수 신당은 호남과 영남과 수도권 일부 광역단체장 선거에 독자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출마 포기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선을 막기보다는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독자후보를 낼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인천내일포럼' 소속 복수의 관계자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독자후보를 출마시키겠다는 의사를 확인해줬다. 이들은 인천에서 인천시장뿐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선거에도 독자후보를 낼 계획이다.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송영길 인천시장 재지지율과 여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 여론 조사 결과(표본 500명. 표집 오차 95% 신뢰 수준 ±1.06%. 조사기간 5월 25~28일)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민주당 송 시장은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이학재 37.0%, 송영길 37.6%로 나타났다. 송 시장은 이 가상 대결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층의 절반도 흡수하지 못했다.

<시사인> 302호(7월 1일자)에 보도된 송시장 재지지 응답은 37.9%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 39.4%보다 약간 낮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에서 독자후보를 출마시킬 경우 송 시장의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에선 어느 후보를 내든 해볼 만한 구도다. 현재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론 이학재 의원 외에 박상은·윤상현·홍일표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거론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새누리당 소속 A씨는 "지난 선거에서는 야권단일화로 인해 여당이 불리했지만, 3자 구도 또는 진보정당까지 포함한 4자구도가 형성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국정원 사건 등이 어떻게 풀릴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시장 시정 3년, 엇갈린 평가

송영길 시장은 이달 초 취임 3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 등을 밝혔다.

송 시장이 잘한 점은, 먼저 인천시의 재정 위기를 시민들에게 털어 놓고, 민관이 힘을 모아 극복하려고 노력한 점이다. 공무원 수당을 삭감하고, 세출 구조조정과 공기업 통합 등으로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시의 재산을 매각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면서 내년 치러질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송도를 비롯한 경제자유구역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엠코코리아 글로벌 R&D센터 등을 유치해 고용 창출과 함께 인천의 성장 동력 구축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했으며, 올해부터는 원도심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송 시장이 걸어온 3년은 전임 시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많다. 거시적 담론인 '경제수도 인천'에 모든 것을 집중해 외부(=해외 자본 투자 유치)에 의한 도시 발전 경영과 토목 중심의 개발정책에 집중해 인천시민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전임 시장 8년 동안 인천시의 재정은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전시성 행정인 인천도시축전에 1000억 원 가량을 낭비하고, 월미은하레일과 같은 혈세 낭비 사업이 많았다. 단 2주 동안의 행사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면서 시 재정위기가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송 시장이 취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국제대회를 몇 달 남겨 놓고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인천시민은 차기 시장으로 누굴 선택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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