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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하는 도시 텃밭을 꿈꾸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텃밭선생님 심화학습

등록|2013.07.12 15:37 수정|2013.07.12 15:37

텃밭관리자 심화학습에서 발표하는 유희정 디자이너텃밭 심화학습에서 파머컬쳐에 대해 열강중이다.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9일 '텃밭선생님 심화학습'을 진행했다. 텃밭보급소 유희정 문화디자이너(이하 유 디자이너)를 초청하여 '퍼머컬처(Permaculture)' 라는 주제로 심화학습을 진행했다. 농업의 문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준 강의였다. 퍼머컬처란 지속가능한 농업과 문화의 합성어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그 폐기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여 순환시키는 개념이다.

유 디자이너는 퍼머컬처는 외국에서 정리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몸으로 체득되어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퍼머컬처를 정리한 빌모리슨은 우리나라에서 농법을 배우고 호주 크리스탈 워터에서 정리를 했다. 빌모리슨은 우리나라에서 두 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하나는 한 곳에서 1000년 이상 농사를 짓는데 연작 피해가 없는 것이고, 하나는 농사를 짓는 가축을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였다고 한다. 소와 같이 일하고, 소를 타지 않고 함께 오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런 과거 우리가 진행했던 농경사회의 문화가 퍼머컬처라고 설명했다. 풍수지리에서 배산임수지형을 명당이라고 하지만, 선조는 좋은 땅과 나쁜 땅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조금 부족한 땅은 골막이(골이 터 있는 곳에 당산나무 등을 세워 막는 것), 수구막이(돌탑, 비보림)를 이용하여 지형적 배산임수 지형을 만들었다. 실제 바람을 막아 농경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형적 설계를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매우 우수한 퍼머컬처의 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행주형 마을(앞으로 나아가는 배 모양 지형)인 하회마을과 평양에는 우물이 없고, 모래지형을 가진 특징 때문에 우물을 파면 지반이 가라앉아 우물을 팔 수 없었기에 강물을 길어다 먹었다고 한다.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지형적 특징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지형적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잘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퍼머컬처라고 했다.

유 디자이너는 콩고 콜탄광산 채광을 통해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탄광산이 채굴되기 시작하면서, 자급자족하던 콩고에 내전이 발생하고 아이들까지 총을 들고 다닌다고 한다. 콩고에 많은 고릴라까지 잡아서 팔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우리가 더 많은 물건들을 사용하면서, 콩고에 내전이 발생하고 고릴라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정리하면서 이런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태계의 변화와 인간의 사회적 현상까지 고민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퍼머컬처다.

퍼머컬처의 3가지 원칙은 '땅을 보살피라', '사람을 보살피라', '공정하게 분배하라'인데, 좋은 설계는 자연과 사람이 자유롭게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해진다고 한다. 시스템의 진화방식은 그 사회의 구성원과 내용을 규정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지속가능하지 않은 진화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일갈했다.

유 디자이너는 퍼머컬처의 다양한 농법을 부연했다. 소나무와 은행나무 및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밭에 키우면 안 되는 나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닭방목장에서 키운 달걀에서는 당뇨를 유발하는 물질을 생산하지 않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대규모 공장식 양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공장식 양계로 인해 닭걀에서 부정적인 성분이 생성되었다고 주장하고, 지속가능하지 않는 농법이라고 비판했다. 닭이 방목되면서 풀을 메고, 퇴비도 공급하는 트랙터 역할을 하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유 디자이너는 밭을 숲과 비슷하게 만드는 'Forest Gardening(이하 텃밭정원)'에 대해 설명했다. 숲이 스스로 순환하면서 생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일곱 층의 높이 등급에 맛는 텃밭의 작물과 수목을 배치하여 사람의 추가투여 없이 스스로 자라는 텃밭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텃밭정원은 식물의 키와 작물의 특징을 살펴서 배치하여 재배하는 것인데, 과거 우리나라의 뒤란, 뒤뜰에는 이런 텃밭정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쓰레기 매리장에서 쓰레기를 팔며 살던 마을에 작은 텃밭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생산하면서 살아가는 문화를 느끼고, 매립장 전체가 텃밭이 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흙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설명하고 표토가 유실되는 것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랭이 논은 흙의 유실도 막고, 물도 저장하는 매우 우수한 퍼머컬처 사례라고 설명하고, 경사면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외국에서 매우 놀라워하는 농법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유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시도하는 식물공장을 예를 들면서, 조명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성분 자체도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며 잘못된 설계라고 비난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식물공장 건설 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힐난했다.

또한 도시 텃밭이 단순히 레저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 텃밭을 분양받은 시민들이 자신의 텃밭만 찾아서 돌보고 다시 집에 오는 장소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텃밭이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텃밭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함께 작물을 재배하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되어야 텃밭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며 강의를 마쳤다.

다양한 지역적 농업과 공동체를 유지했던 과거 농경문화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시에서도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토대로 도시농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가져볼 수 있었다. 대전에서 시도하는 텃밭공원이나 옥상텃밭이 잘 설계돼 공동체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되기를,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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