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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시험대'... 전문가 검증 착수

한수원 "극한 사고 대응능력 확보" ... 지역주민-환경단체 반대 거세

등록|2013.07.12 18:59 수정|2013.07.12 18:59

▲ 지난해 10월 29일 정지된 월성 원전 1호기 발전기를 수리하는 모습 ⓒ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지난해 11월 설계 수명이 다한 '월성 원전 1호기' 운명을 결정한 전문가 검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아래 원안위)는 12일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이날 자체 실시한 월성 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보고서를 제출해 규제기관 차원에서 전문가 검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증단과 민간 검증단을 각각 구성해 전문가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간 검증단은 지진, 해일 등 분야별 전문가, 지역추천 전문가, 지역주민 및 환경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다.

원안위는 전문가 검증에 2~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원안위는 한수원에서 제출한 평가서를 이날 홈페이지(www.nssc.go.kr)에 공개하는 한편 앞으로 전문가 검증 진행 상황을 전하고 주민 참관과 지역설명회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수원 "극한 자연재해 대응능력 확보"... 환경단체 '시큰둥'

한수원은 그동안 원안위에서 제시한 수행지침에 따라 ① 지진 ② 해일 및 기타 자연재해 ③ 전력계통 등 안전기능 상실 ④ 중대사고 관리 ⑤ 비상대응 등 5개 분야에서 기기 내구성, 운영 및 인적 요소, 한계성능 등을 평가하고 개선 사항도 공개했다.

한수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미 사전에 준비하고 있는 후쿠시마 후속조치 사항들과 일부 추가 개선 사항을 통해서 월성1호기는 극한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한수원이 평소 자체 원전 안전 관리 기준에 따라 진행해 온 것과 후쿠시마 중대사고로 보완된 것들을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스트레스 테스트만으로 원전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수명 연장에 따라 '주기적 안정성 평가'가 따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검증단에 이 문제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민간 검증단에는 환경운동연합에서도 참여할 예정이지만, 월성 1호기가 있는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뻔한 검증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까지 구색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주시에선 검증단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월 IAEA 장기운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계속운전 안전성을 위한 월성 1호기의 접근 방법 및 준비 작업이 국제 관행을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한수원 쪽 주장과 달리 IAEA 조사 결과 원전 수명연장을 위한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에서 기본이 되는 '주기적안전성평가(PSR)'에 바뀐 국제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등 모두 13가지 지적 사항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박근혜정부가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인근 지역에선 수명 연장 반대 여론이 거세다. 또 최근 원전 부품 비리로 추락한 원전 신뢰도 역시 전문가 검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주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지난 2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경주시민 71.6%가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주시의회뿐 아니라 울산시의회도 수명 연장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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